• 모두 태극기를 들자!

    대한민국에 대한 공격,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 

    아직도 북한이 아니길 바라는가?

    4월 16일, 민군 합동조사반은 천안함 침몰은 외부타격에 의한 것이 확실시 된다고 밝혔다. 물론 정부는 아직 그 외부타격의 장본인이 누구인지는 ‘공식적으로’ 지목하진 않았다. 정부의 입장에선 이른바 ‘물증’이 더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발표 전부터 우리 국민들은 이미 심증을 굳히고 있었다.  

    사건 초 야당과 좌파 언론, 단체들은 하나같이 외부타격이 아닌 내부적 요인으로 몰아가는데 혈안이 돼 있었다. 그런가 하면 덜 떨어진 작자들은 덩달아 암초니 피로파괴니 하며 온갖 추측으로 소설을 써댔다. 이유가 어떻든 그들이 바란 것은 오직 하나 북한의 도발이 아니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고 하면 지나친 매도인가?  

    하지만 천안함 사건 후 그간 이 나라에서 벌어진 갖가지 일들은 그 지적이 결코 지나친 것일 수 없음을 보여준다. 친북적 성향의 각양의 군상들, 그들의 포로가 된 채 파당적 이해에만 급급한 야당, 비상한 사태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듯한 정부 일각의 모습, 이 모든 것들을 뭐라 평할 것인가? 묻고 싶다. 아직도 북한이 무관했으면 하는가? 

    진실의 순간, 대한민국은 공격받았다 

    그러나 하늘뿐 아니라 진실도 손바닥으로 가리기에는 언제나 너무 크고 명백하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정견과 이념이 어떻든 사실은 언제나 하나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에는 밝혀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있다. 진실의 순간은 이미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용어부터 바로잡자. 첫째 천안함 침몰은 더 이상 ‘사고’가 아니다. 적의 공격에 의한 ‘피격 침몰 사건’이다. 둘째 생환하지 못한 장병들은 결코 ‘순직’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적의 공격으로 ‘전사’한 것이다. 누가 공격했는가? 정부의 공식적 입장이 어떻든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비공식적이지만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다.  

    진실의 순간은 곧 결단과 행동의 순간이다. 대한민국의 군함이 적의 공격을 받았고 그 공격으로 꽃다운 젊은 장병들이 산화했으며 평생을 조국에 봉사했던 노병이 목숨을 바쳤다. 우리는 마땅히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결단해야 한다. 더욱이 이번에 공격받은 것은 결코 배 한 척이 아니다. 바로 “대한민국이 공격을 받았다!”  

    시험대, 우리는 자신의 존엄을 지킬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가? 

    개인이든 국가이든 아무리 외면하고 피하려 해도 결코 회피할 수 없는 운명의 순간이 있다. 적의 도발과 공격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는 국가는 결코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 없다. 세계는 자신의 존엄성을 스스로 지키지 못하는 국가를 배려한 적이 없다. 지금 우리는 그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것은 단지 북한이라는 반민족적 군사깡패집단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결코 함부로 범할 수 없는 국가임을 전 세계에 명백히 보여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도발에 대응행동이 없는 국가는 독립된 주권을 의심 받는다. 우리의 역사적 경험은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2010년 올해는 한일합병 100주년이자 6.25 발발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정치적으로도 어느 곳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그러나 100년 전 우리는 나라를 잃었었고, 60년 쯤 전 우리는 전쟁의 폐허 위에 서 있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꽃다발의 축복과 양탄자 길을 걸어 도달한 것이 아니다. 이 나라의 오늘은 감내하기 힘든 그 모든 악조건을 견뎌내며 이룩한 고통의 열매다. 

    식민지의 치욕과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 피와 땀과 눈물로 일으킨 나라다.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허리를 졸라맨 채 정치적 자유의 유보를 감수하고 사막과 정글에 피와 땀을 뿌리며 일으킨 나라다. 그렇게 경제를 일으키고 드디어는 민주화까지 이룩한 나라다.  

    나라가 있고서야 나라를 욕할 자유도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경제적으로 역사상 과거 그 어느 시대보다 풍요로울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자유가 만개해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자유는 대한민국 안에서의 자유다. 이념과 당파를 달리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그 점에 대해 뭐라고 어떻게 주장하든 명백히 그렇다. 무분별한 언사에서 무책임한 행동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지금 한껏 만끽하고 있는 그 모든 자유도 대한민국 없이는 없다. 그런데 그 대한민국이 공격 받았다. 

    정견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념의 차이도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진정 그 정견과 사상 이념의 자유를 소중히 한다면 자신의 자유를 지켜주는 대한민국이 공격 받은데 대해 다른 소리를 해선 안 된다.  

    대한민국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이상국가라고 주장하지 않겠다. 불평도 좋고 비판도 좋다. 그러나 이 나라가 어떻게 일으킨 나라이며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잊어선 안 된다. 반찬투정이 지나쳐 밥상을 걷어차면 종래에는 투정할 자유는 물론이고 끼니 자체마저 거절당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역사를 이미 겪었다.  

    나라가 있고서야 나라에 대한 비판도 있을 수 있다. 도발자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수습에 사력을 다하는 정부와 우리 군만 두들기고 모욕해야 하는가? 反대한민국을 자처하는 게 아니라면 그래선 안 된다.  

    눈물이 아니라 단결을 보여주는 국민적 움직임이 진정한 추도다 

    물론 정부와 군 당국은 더 노력해야 한다. 비판과 비난이 부당하든 아니든 그 모든 것에 무한책임을 져야 함은 책임을 맡은 쪽의 숙명이다. 우선 정부는 신중하되 주저함은 떨쳐버려야 할 것이다. 군 당국도 사태 수습뿐 아니라 이후를 위한 만반의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힘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선 단지 정부에만 ‘행동’을 주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지금 정부의 결단과 행동 이상으로 필요한 것은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국민적 움직임이다. 

    단결이 필요한 때다. 차이를 넘어선 국민적 단결이! 대한민국을 반대하는 적대세력이 아니라면 작은 차이를 접어두고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적어도 지금 이 시점만큼은 모든 소소한 다툼과 갈등, 정쟁을 뒤로 하고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단결해야 한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의 단결과 의지를 보여주는 국민적 행동의 조직이 지금 필요하다. 

    이제 곧 전사 장병들의 장례 절차가 준비될 것이다. 이에 맞추어 국민적 추모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추모는 단순한 슬픔의 애도 이상이어야 한다.  

    군인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경의의 대상이어야 한다. 戰死 군인은 더욱 그러하다. 그들은 나라를 지키는 戰士(전사)였지 그냥 죽은 사람이 아니다. 고개를 숙이고 흘리는 슬픔의 눈물은 戰士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고개를 들고 그 희생을 기리고 용기와 의지를 함께 나누는 것, 그것이 戰士에 대한 예의다. 우리는 그들의 희생에 대한민국의 국민적 단결과 국가 수호의 의지를 보여주는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  

    反정부는 있어도 反대한민국은 없음을 보여주자 

    상징적 행동 하나를 조직하자. 눈물은 삼키고 모두 태극기를 들자! 우리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를 돌파하며 흘린 피와 땀이 배여 있는, 우리의 태극기를 통해 ‘의지를 보여주는 행동’을 조직하자. 촛불이 아닌 태극기다! 이전에 어떤 이유로든 정부에 반대하여 촛불을 들고 나섰던 사람들도 이번만큼은 촛불 대신 태극기를 들고 같이 나서달라! 그리하여 이 나라에는 反정부는 있어도 反대한민국은 없음을 모두 함께 만천하에 보여주자! 

    먼저 정치인들부터 모범을 보이자. 잠시라도 금배지를 떼고 대신 태극기 배지를 달라. 이와 함께 모든 관공서에, 모든 기업의 사옥에 그리고 집집마다 거리마다 태극기를 게양하여 대한민국 모든 곳에 그 물결이 넘치게 하자.  

    그리고 애국시민들이 나서자. 과시성 복장은 일체 삼가고 다만 단정한 옷차림으로, 그러나 가슴에는 추도의 검은 리본과 함께 결연한 마음을 품고, 손에는 모두 태극기를 들고 모이자. 한 손에는 태극기, 또 한 손에는 꽃 한 송이를 들고 추도의 광장으로 모이자. 모여서 꽃송이의 바다 위에 태극기의 물결이 거센 파도처럼 넘치게 하자.
    그리하여 보여주자! 대한민국이 위기 앞에서 어떻게 단결하는지, 적의 도발에 맞서는 의지가 얼마나 강력하고 단호한지를 보여주자. 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에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 수호 의지를 보여주자!  

    전사 장병들은 국립묘지에 안장될 것이다. 그러나 시신으로도 돌아오지 못한 8명의 장병들은 어디에 어떻게 안장해야 할 것인가? 여덟 장병들의 유가족들은 군에 수색 중단을 요청하는 결단을 내렸다. 우리는 그들을 우리의 가슴 속에 묻어야 한다. 아니 돌아오지 못한 장병들뿐 아니라 전사 장병 모두를 마음의 태극기로 감싸 우리의 가슴 속에 묻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예전부터 그랬듯이 앞으로도 적과 마주할 것이다. 바로 그 모든 순간마다 그들의 영혼은 우리의 가슴 속에서 용기와 결의로 부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