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새해예산안 처리와 관련, 준예산 편성 가능성을 상정하지 않고 강행처리를 해서라도 연내 통과시키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6일 기자들에게 “여야가 연내 예산안 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한 만큼 무조건 연내에 예산안을 통과 시키겠다”고 했다. 준예산편성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가능성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행처리라도 하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 19일부터 자체심사를 시작해왔다. 민주당도 21일부터 자체심사에 돌입한 상태다. 이런 점에서 여야 모두 막판 타결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견차가 심해 협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4대강 사업 예산 가운데 특히 수자원공사가 사업비 3조2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할 채권 이자보전예산 800억원을 두고 한나라당은 일부 조정여지를 비쳤지만 야당은 전액삭감을 끝까지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는 보와 준설공사 예산 삭감 규모 폭을 둘러싼 논의도 한몫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자체수정안 ▷ 민주당과 협상 ▷ 협상여부에 따라 단독 또는 합의안 전체회의 상정 ▷ 본회의 처리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심재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내정된 예결위원 등이 참여해 예산안 최종 수정안을 만들고 있으며 이르면 이날 중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도 당 예결위원을 중심으로 4대강 예산 삭감을 포함한 자체안을 오는 27일까지 내놓기로 했다.

    양당의 안이 나오면 최종 조율을 시도한다. 한나라당은 수정안이 제시되기 전 양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이 참여하는 이른바 ‘2+2회담’이나 원내대표 회동 등을 통해 수정안에 최종적으로 담길 내용을 우선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협상이 타결되면 자체 수정안을 전체회의로 넘기게 된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되면 한나라당은 자체 수정안에 대한 강행처리 절차에 돌입한다. 이어 29~31일 중으로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한다는 계획이어서 연말 몸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김정훈 수석부대표는 “각 당이 수정안을 내놓는 대로 예결위 전체회의든 소위나 간담회든 4대강 예산을 포함해 끝장토론을 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우윤근 수석부대표는 “여당이 4대강 사업예산 가운데 대운하예산을 전액 삭감하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한편 양당은 극한 대치 상황 속에서 수정안이 마련 되는대로 언론을 통해 그 내용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유리한 여론 환경 조성을 꾀하기 위함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민주당을 설득하지 못하면 여론을 설득해서라도 올해 반드시 예산안을 통과 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