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3일(미국 현지시간) "북한은 조건없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  '세계에 기여하는 대한민국:글로벌 코리아와 녹색성장'이란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한 국제공조에 적극 임할 것이며 북한도 이런 노력에 조속히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공조의 필요성과 우리 정부가 핵심 국정비전으로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전략을 설명하고 전 세계의 동참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부분을 폐기하면서 동시에 북한에게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타결, 즉 그랜드 바겐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으며 관련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한반도'는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또한 지구상 유일한 분단지역인 한반도가 진정한 화해와 통일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도 비핵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또 "1992년 남북이 약속한 비핵화 공동선언은 지켜져야 하며,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대화.교류를 확대하고 북한을 발전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지금이야말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 그리고 북한 스스로를 위해 북한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임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북핵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이라는 개념을 통해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전제로 하는 일괄타결 원칙을 강조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 비핵화의 당위성을 확인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량파괴무기와 그 운반수단의 확산은 국제평화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고, 이런 도전에 대처하려면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비확산체제 강화를 위한 각국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핵군축 5개항을 제안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했는데 이런 구상에 관한 국제적 공감대가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녹색성장 선도국임을 과시, 이 대통령은 "이제 국제사회는 물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보다 효과적인 국제협력 체계의 구축을 위해 특화되고 통합된 물관리 협력방안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간 20여개 유엔(UN) 국제기구들이 물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물 문제는 다양한 분야에 파급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화석 에너지는 대체가 가능하지만 물은 대체가 불가능하다. 물은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며 "그래서 나는 새천년개발목표(MDG) 달성의 필수적인 요소인 물 문제에 대해 의장과 각국 정상 그리고 사무총장의 특별한 관심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적 담수화 기술과 통합 수자원관리 시스템을 발전시켜가고 있고, 청계천 복원 사업의 효과를 소개하면서 "우리의 경험과 성과는 한국을 동서로, 남북으로 관통하는 주요 강들을 살리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이어져 용수 확보와 홍수 조절의 근본책을 마련함은 물론,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 개혁 문제와 관련, "이를 위해 유엔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운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각 분야에서 추진되고 있는 유엔의 개혁 노력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면서 "대한민국은 유엔의 책임 있는 회원국으로서 유엔이 인류와 국제사회의 발전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유엔총회 연설로 취임 후 다자외교 무대를 한바퀴 마무리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유엔과 함께 시작됐다"면서 과거 우리나라와 유엔의 각별한 인연을 상기시키며 '글로벌 코리아'이 비전과 정책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건국, 6.25전쟁, 산업화, 민주화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열거하면서 이런 성공적인 현대사를 토대로 개발도상국들과 발전경험을 공유하는 동시에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고 평화유지활동(PKO)에 적극 나서는 등 세계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의 다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