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위암으로 숨진 고(故) 장진영의 남편 김영균(43) 씨가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결혼을 선물로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미국에서 장진영과 결혼식을 올린 그는 "진영이의 병이 결코 나아지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기에 이번 기회가 아니면 면사포를 씌워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진영이 결혼식 때 5㎏ 정도 빠져 야윈 상태였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장진영을 '42세에 만난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표현한 김씨는 지난달 28일 혼인신고를 한 것 대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이제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내 호적에 올려 가는 길 외롭지 않게 해 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영이에게 내 의견을 말하니 내게 짐이 될까 봐 처음엔 부담스러워하면서 '다 나으면 그때 하자'며 망설였다. 그러나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안 하면 단순한 남자친구였던 사람으로 남게 되는 것 아닌가, 그럼 진영이랑 남남이 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 도저히 못 참겠더라"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망설이던 장진영은 이내 상태가 나빠져 의식불명 상태를 오갔고, 숨지기 며칠 전 김씨가 의식이 잠시 돌아왔을 때 '저승에서 만나더라도 너랑 부부로 만나고 싶다. 내가 지금까지 너를 지켜 줬는데 앞으로 가는 길에도 김영균의 아내로서 외롭지 않게 하고 싶다. 이건 내가 널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얘기하자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씨는 그러나 그렇게 결정하고도 양가의 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라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3~4일 동안 서류만 들고 다녔다. 양가 부모님들도 생각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진영이 부모님에게는 내가 딸의 호적을 가져오는 것 아닌가. 우리 부모님은 결혼한 것조차 몰랐다"라며 "그러나 일단 저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금요일이 되고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니까 생각이 굳어진 것이다. 만약 진영이가 내일이라도 세상을 떠나면 관공서가 주말에는 일을 안 하니까 영영 혼인신고 할 기회를 잡지 못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