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2 한강기적'을 꿈꾸고 있다. 전임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에 역점을 뒀다면 오 시장은 스케일을 더 키워 한강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의 상징 한강을 세계적 미항(美港)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게 오 시장의 계획이다.

  • ▲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자욱한 연기와 탁한 공기, 삭막한 도시라는 이미지가 박힌 서울. 오 시장은 이런 이미지 부터 바꿔야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한강르네상스'라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서울의 상징 한강의 변신이 곧 서울의 변화라 본 것이다.

    오 시장이 그리는 그림은 이렇다. 한강을 녹지 생태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이 한강으로 가족 나들이를 나와 요트를 타고 캠핑을 하고 수상레포츠를 즐기고 자전거를 타며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서울의 한강을 영국 런던 템즈강, 프랑스 파리 세느강을 뛰어넘는 브랜드로 키워 서울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겠다는 게 오 시장의 꿈이다. 오 시장 스스로도 "흔히 템즈강, 세느강을 많이 얘기하지만 강의 규모나 수량, 위용을 봤을 때 한강은 한 수 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동안 한강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단기사업이 아니다. 2030년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장기프로젝트다. 오 시장은 이 프로젝트 기조를 "회복과 창조"로 설정했다. 서울의 "자연성을 회복하고 동서남북 소통을 이루고 역사성을 회복하며 도시공간을 재편해 고품격 시민문화를 창조하겠다"는 취지에서다.

  • ▲ 반포한강공원 조감도. ⓒ서울시 제공
    ▲ 반포한강공원 조감도. ⓒ서울시 제공

    [첫 작품 반포공원]
    4월 개장, 자연문화복합공간으로 재탄생

    첫삽은 이미 떴다. 1단계 사업은 반포 뚝섬 여의도 난지 4개 공원을 특화지구로 지정, 새로운 형태의 시민 휴식공간으로 만드는 것인데 이 중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는 지난 4월 27일 준공돼 개장했다. 한강르네상스의 첫 작품인 셈이다.

    반포공원은 자연문화복합공간으로 자리매김했고 그 중심에 '달빛 무지개 분수'가 있다. 길이 1.2km의 무지개 분수는 44대 수중 펌프를 이용해 분당 60t의 한강물을 내뿜는다. 낮과 밤의 모습이 다르고 200개 조명이 야경을 수놓고, 분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이곳을 찾는 시민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비만 오면 잠기던 잠수교가 아름다운 폭포 다리로 변신했고, 강남북 소통역할도 한다. 잠수교 4개 차로 중 2개 차로는 보행도로가 돼 잠수교를 걸으며 '반포분수쇼'를 감상할 수도 있다.

    반포대교 상하류로 길게 이어진 녹지와 함께 문화복합시설인 한강 인공섬은 '미디어 아트'를 주제로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세계적 랜드마크로 조성됐다. 서울시는 "클래식한 분위기의 전형적 대단위 문화예술 공연장으로 태어날 노들섬의 '한강 예술섬'과 대비돼 인공섬은 수상이라는 공간적 특수성을 살려 물을 이용한 특화된 컨텐츠를 운영해 역동적이면서 대중적 문화공간으로 차별화 된다"고 설명했다. 또 반포공원은 친환경공간으로 변신했다. 경관을 해쳤던 콘크리트 공간은 야생화가 자라고, 동식물을 공부할 수 있는 '생태관찰원'은 가족단위 나들이객에게 더 없이 좋은 공간으로 변신했다.

  • ▲ 9월 개장할 여의도공원 조감도 ⓒ서울시 제공
    ▲ 9월 개장할 여의도공원 조감도 ⓒ서울시 제공

    [뚝섬공원]
    서민 피서지 기능 살리고 예술이 숨쉬는 공원으로 재창조

    뚝섬 유원지는 사라지고 가족형 테마공원인 뚝섬공원이 9월 개장한다. 이미 지난달 야외수영장을 개장했고, 5일에는 공원 안에 선탠장과 음악 분수가 있는 수변 광장을 개방한다. 공사가 끝난 곳부터 우선 개장하는 것인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맞춰 시민들에게 '도심 피서'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뚝섬유원지는 조선시대에도 도성민이 춤과 노래를 즐기던 장소였고 비싼 피서를 갈 수 없던 서민이 이곳 백사장에서 물놀이와 피서를 즐기던 추억이 있어 뚝섬공원은 유원지로서의 기능을 회복. 창조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각종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1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수변무대'는 뚝섬공원이 야외공연과 문화행사장으로 자리잡아 도심 속에서 시민이 다양한 문화생활을 향유하고, 많은 관중과 호흡하며 활동하고자 하는 예술가에게 부담없는 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시민의 큰 사랑을 받는 '음악분수', 유수풀을 갖춘 '사계절 다목적 수영장'도 들어서 나들이객이 부담없이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서울시 계획이다.
         
    [여의도공원]
    비지니스 지원하는 고품격 디자인공원 탈바꿈

    한강공원 연간 이용자 5800만명의 60%가 넘는 3700만명이 이용하는 집객 명소 여의도공원은 요트 정박시설과 여객 선착장, 수변산책로가 어우러진 놀이·요트·레저 거점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국제금융·업무지구와 연계돼 시민과 인근 회사원이 즐겨 찾는 고품격 문화공간, 서울을 찾는 외국인이 반드시 들르게 되는 서울 대표 공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의도가 정치 금융 언론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으므로 공원 역시 이런 특성을 살려 세계와 소통하고 비지니스 활동을 지원하는 고품격 디자인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4개 공원을 왕복하는 투어선이 운항되고 2011년 말 경인운하 공사가 완료되면 항로는 인천 앞바다까지 연장된다. 또 국제선 여객 터미널이 설치돼 인천을 통해 중국까지 갈 수 있게 된다. 국내외 비지니스맨과 시민이 공원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여의도공원에서 한강까지 이어주는 '캐스케이드'(물빛 광장)가 조성되고, '자연형 호안 및 수변산책로'와 시민 휴게·조망을 위한 '친수형 테라스', 수상교통 및 수상관광 활성화를 위한 '광역여객 선착장'이 들어선다. 여름철에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야외수영장은 '사계절 다목적 수영장'으로 바뀐다.

  • ▲ 9월 개장할 난지공원 조감도. ⓒ서울시 제공
    ▲ 9월 개장할 난지공원 조감도. ⓒ서울시 제공

    [난지공원]
    월드컵공원과 연결해 수상스포츠레저 공원으로

    난지공원은 한강공원 중 자연성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주변에 월드컵공원이 있다는 점은 난지공원의 큰 장점이다. 그러나 현재는 월드컵공원과는 강변북로에 가로막혀 시민이 찾기 매우 불편했고 캠핑장을 제외하곤 시민 발걸음이 뜸한 편이었다. 그래서 서울시는 이 둘을 연결해 문화·환경공원으로 탈바꿈 할 계획이다. 이 경우 난지공원은 수상스포츠레저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또 텐트 194개를 설치할 수 있는 캠핑장이 만들어져 여름 휴양시설로 활용된다.   

    중앙의 수변휴양지구는 대규모 문화행사 야외공연이 가능한 잔디광장과 나무그늘에서 강을 바라다 보는 가족 피크닉장, 유채꽃과 억새밭으로 조성된 강변초지가 펼쳐지고 잔디야구장과 자전거공원이 설치돼 나들이객의 다양한 휴양활동이 가능하게 된다. 동쪽 평화의 공원과 연계된 수상레포츠지구는 한강에 요트시대가 열릴 것을 대비해 요트계류장과 유람선 선착장을 마련했고 한강물을 활용한 강변물놀이장과 물위를 걷는 '거울분수'도 설치한다. 이 구간에는 강변을 따라 수변테라스를 설치해 시민이 한강의 경치를 즐기며 물가를 산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는 9월 4개 공원이 모두 개장하면 서울은 한강을 중심으로 특화된 문화시설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그저 강북과 강남을 나누는 경계였던 한강이 서울의 심장으로 재탄생하고 '제2 한강 기적'을 일으켜 서울을 세계적 명소로 브랜드화 시키겠다는 게 오 시장의 '한강르네상스'다. 이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앞으로 21년 뒤 한국은 영국 런던 템즈강, 프랑스 파리 세느강,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가 부럽지 않을 '서울 한강공원'을 갖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