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30일 미국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나 핵물질의 수출을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이츠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8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입증할 수 있는 비핵화이며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새 행정부는 북한의 호전적 태도와 발언과 관련해 인내심에 한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호전적인 정책을 폐기하려는 전제정권들에 대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도 희망을 갖고 있지만 순진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동맹국들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지만 압력이나 도발에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핵무기나 핵물질 수출은 어떠한 형태든지 간에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에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이 미국과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을 위협하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즉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북한이 아시아나 미국을 표적으로 한 파괴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가난한 국제사회의 부랑아 같은 길을 계속 걸어갈지 아니면 새로운 방향전환을 할지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군사행동 등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해선 자세한 언급을 피했으며 현재로선 이에 대비해 더 많은 미군 병력을 배치할 계획 역시 없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장관을 수행중인 미군 고위관계자들은 게이츠 장관의 대북경고는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압력을 증가시키는 한편 북한이 한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재확인해 안심시키려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게이츠 장관은 이날 아시아안보회의 연설직후 질의응답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 진전은 "어두운 미래의 전조"라면서 이는 북한에 대한 변화압력을 더 강화해야 할 긴급성을 야기해왔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북한의 핵프로그램은 현 시점에 미국에 직접적인 군사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이 지역에 미군을 증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북한의 핵과 장거리미사일 개발 노력은 아시아 지역과 이 지역을 넘어서는 잠재적인 군비경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이츠 국방장관은 "북한이 사용하는 전술에 대해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두 번씩이나 같은 말(馬)을 사는 것이 지겹다는 표현을 인용하면서 "북한의 접근을 변화시키는데 또 다른 방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벼랑 끝 전략을 무마하기 위해 양보를 해온 기존의 접근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애틀란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