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에 대해 강도높은 메시지를 전했다. 태국 파타야를 방문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현지 반정부시위로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가 무산된 상황속에서 숙소인 두싯타니 호텔에서 아소 다로 (麻生太郞)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역사 인식 문제 등으로 양국관계가 주춤하는 일이 있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양국관계가 후퇴할 수는 없다. 일본도 이 점을 깊이 인식해 오해를 빚는 일이 없도록 신중히 대처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한다"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태국 파타야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태국 파타야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역사 인식 문제 등으로 양국관계가 주춤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일본도 이 점을 깊이 인식해 오해를 빚는 일이 없도록 신중히 대처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최근 일본 정부가 왜곡된 역사를 실은 역사교과서 검정을 통과한 것에 대한 문제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심심찮게 터져나오는 일본의 역사 도발에 단호한 경고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회담 말미에 작심한 듯 강한 어조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일본과 관계개선을 하고 또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겠지만 `명백한 잘못'까지 그냥 덮고 가지는 않겠다는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발언도 그런 원칙에서 나온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일 정상은 오후 2시 5분부터 약 4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대응책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로켓 발사 이후 UN 안전보장이사회 대응과정에서 한일 양국간에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며 "조속한 시일 안에 북한에 잘못된 행동에는 결과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와 병행해서 일부에서 6자회담이 냉각기를 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갖고 있으나, 우리는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소 총리는 "UN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해 더욱 강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의 협조를 구했다. 아소 총리는 이날 회담 내내 주로 이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에 대한 견해와 해법을 물었으며 때때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거나 감사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고 김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회담은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소 총리는 이어 "오는 16일 한국에서 열리는 '한일 부품소재 전시회'가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뒤 "도쿄(東京)에서 열릴 '파키스탄 지원국 회의'에도 한국측이 힘을 보태달라"고 부탁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회담 모두에서 "파타야에서 만나서 아주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뜻밖의 일로 아세안+3 회의를 못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하지만 한중일이 이렇게 만나서 얘기를 잘하고 하면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파타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