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검찰의 조치를 '표적수사'라고 주장했다. 영장 청구에 김 최고위원은 "의아하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불쾌해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2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그는 "이것은 애초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대상이 아닌 것을 갖고 시비를 거는 것으로 황당하다"고 불만을 쏟았다. "25일 검찰에 가 충분히 진술도 했고, 이후에 조사를 한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영장이 청구돼 황당하다"는게 김 최고위원의 말이다.

    김 최고위원은 "6년동안 정치를 쉬었고 그 중에서도 2005년부터 2007년 중반까지는 유학생 신분으로 당적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 2~3곳에서 수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찰이) 두 일을 갖고 문제제기를 하는데 하나는 2007년 8월경 국내에 들어왔을 때 민주당 대선 경선(2007년 8월 말 시작)을 앞두고 기탁금 1억5000만원이 급하게 필요해 20년 지기 대학동창 박모씨(중국에서 사업)에게 2억원을 빌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2억원을 통장으로 보내줘 차용증서를 보내줬고 그 내역은 2007년 하반기 경선 출마(민주당 대선후보 경선)할 때 재산 등록을 하는 데 사적 채무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둘째는 내게 숨겨져 있는 '키다리 아저씨' 한 분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유학 생활할 때 2007년 초쯤 해외에서 사업하는 문 모씨가 (내가) 공부한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로 찾아와 학비와 생활비를 도와줬다"고 밝혔다. 그는 문씨로부터 2007년 2월 귀국 후 거처할 집이 없어 전세금으로 1억5000만원을 받았고 2월 중순 추징금이 나와 갚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학비용까지 정치자금이라고 해서 기소한다면 기소 못할 게 뭐가 있느냐"고 따졌다.
     
    민주당은 김 최고위원에 대한 영장청구를 야당 탄압으로 간주한다. 기자간담회에 동석한 송영길 최고위원은 "김 최고위원이 현역도 아니고 여러가지로 정치활동을 할 수 없어 중국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갔었는데 일종의 장학금 같은 게 아니었느냐"면서 "이번에 낙선한 분들도 주위 친지들 도움을 받아 (유학을)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뒤 "이재오 의원도 무슨 비용으로 유학생활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수많은 낙선 의원들이 도움을 받아 유학을 하고 견문을 넓히는데 이런 것까지 문제삼으면 너무 무리한 것 아니냐"고도 했다.

    송 최고위원은 이어 "홍준표 원내대표가 김 최고위원에게 징역을 보내겠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면서 "홍 원내대표는 자기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제1야당 최고위원에게 이런 사안으로 영장을 청구한 것은 대단히 무리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우윤근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도 "여당 최고위원이었다면 이 정도 사안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겠느냐"면서 "법 적용면에서 대단히 형평성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