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아 교정 마무리 단계에 있는 대학생 박 모양은 (20세, 여)은 교정이 끝났다는 해방감 보다는 충치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 어금니 부분에만 충치가 생겨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를 미루다가 시간이 갈수록 다른 치아에도 한꺼번에 충치가 생겨 통증 또한 심하다. 또래에 비해 사탕이나 초콜릿을 훨씬 즐겨 먹으면서 꼼꼼하게 양치질을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치과에서 단 음식을 자제하라고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즐겨먹던 거라 쉽게 고치기가 어렵다. 다발성 치아 우식증(사진)을 진단받은 박 모양은 진작에 꼼꼼하게 양치질을 할걸…이란 후회가 들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있다. 물론 얼굴 전체적인 균형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어렸을 때 교정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교정 중 잘못된 치아관리로 인해 많은 사람이 충치로 고생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치아건강에 있어서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양치질. 자주 하고 열심히 한다고 해도 나도 모르게 어느새 충치가 생긴다. 특히 치아 교정 환자들은 껌이나 엿, 딱딱한 음식물 등을 피해 장치가 떨어지거나 어긋나는 것은 예방하지만 양치질은 평소와 똑같이 하는 경우가 많아 충치 발생 확률이 높다. 이는 치아 교정 중에는 치아에 부착되어 있는 장치 때문에 평소보다 세심하게 양치질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금니 뿐 아니라 앞니 표면에도 생기는 치아우식증
     
    우리 입안에는 수많은 종류의 세균이 번식하고 있다. 하지만 세균이 치아를 직접 파괴시키는 것이 아니라 당분을 먹고 난 찌꺼기인 산 성분이 충치를 유발한다. 보통 충치는 음식물을 씹는 어금니에서 발생하는 반면에 교정 중인 치아는 어금니뿐만 아니라 앞니의 치아 표면과 치아 사이사이에서 충치가 생길 수 있다.

    교정 치료 시에는 치아 표면에 일정 기간 동안 장치를 부착해 놓으면서 잇몸과 치아 뿌리 사이에 치석이나 프라그가 평소보다 더 축적돼 충치가 생길 우려가 높다. 또 교정치료를 끝낸 후 장치를 제거하면 치아 표면이 전체적으로 얼룩덜룩한 형태를 띠는 수가 있는데 이는 이미 다발성 치아우식증이 진행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교정 중 치아 관리 요령으로는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끼기 쉬운 교정 장치는 치간 칫솔이나 치실 등을 사용하면 좋다. 치간 칫솔은 잇몸이 안 좋은 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장치와 치아 사이에 낀 이물질을 빼내는데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초기 치아 부식이 발견되면 전문가의 진단 하에 전문가용 불소나 치아 표면의 재광화(빠져나간 칼슘과 등의 구성성분이 다시 회복되는 현상)를 위한 약물 요법을 시행하여 부식의 진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 치아 교정 후, 쉽게 발견되는 블랙트라이앵글

    성인의 경우 치아교정을 끝내고 나면 블랙트라이앵글이 생긴다. ‘블랙트라이앵글’이란 치아가 비뚤고 겹쳐 있을 때는 보이지 않다가 가지런해지면서 잇몸이 약해져 내려가 치아 사이가 삼각형 모양으로 검게 보이는 모습을 뜻한다. 성장기 청소년은 비어있던 공간에 잇몸이 차오르면서 블랙트라이앵글이 없어지지만 성인은 그렇지 못하므로 레진이나 저삭제 라미네이트인 일루미나 등의 치아 성형을 통해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정치료 중 건강한 치아 지키기 TIP
    1. 교정장치 주변으로 치태(프라그)가 쉽게 생기므로 최소 하루에 4번 (아침, 점심, 저녁 식사 후, 취침전) 양치질을 한다.
    2. 칫솔은 반드시 교정용 칫솔을 사용하며 치간 칫솔을 이용, 교정칫솔이 닿지 않는 곳까지 구석구석 닦는다.
    3. 하루 2번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 치태(프라그)와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한다.
    4. 가능하면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며 가글액을 수시로 사용한다.
    5. 잇몸이 붓거나 안 좋은 경우, 전문의와 상담해 전동칫솔이나 물을 뿜어내는 워터 픽(Water Pick)을 사용한다.
    연세미플러스치과 이진민 원장은 “급성으로 여러 치아 또는 모든 치아에 발생하는 다발성 치아우식증은 혼합치열기 시기인 만6세~12세 정도인 아동기에 주로 발생하는 치과 질환인데, 교정 치료를 받는 어린이나 성인들에서도 빈번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이라며 “교정 치료 전에 잇몸에 염증이나 치아에 충치가 없는지 확인한 후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교정 치료 후 정밀한 검진을 통해 치아우식증 유무를 확인해 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치아우식증은 일단 발생하면 완전하게 치유되지 않아 반드시 흔적이 남게 되는 질환이므로 평소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교정치료 중에는 건강상태와 약물 복용 등을 자세히 이야기 하는 것이 좋으며 치아에 브라켓을 비롯한 장치를 붙이기 때문에 치아 사이에 이물질이 끼기 쉬우므로 평소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당분 섭취 횟수와 양을 줄이고, 치아에 달라붙은 음식 찌꺼기를 씻어내는 역할을 해 주는 야채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후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6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아 구강검사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