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총지휘, 최시중 행동대장'

"마치 점령군이 전리품 챙기는 식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1일 격앙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국회에서 열린 자당 '의원총회 및 언론장악음모 규탄대회'에서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특보였던 구본홍씨의 YTN 사장 선임과 KBS 신태섭 이사의 해임이 줄이어 터지자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이미 각종 선거 때 특정 정당에 몸담았던 인사에 대해선 언론기관 임명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내용이 담긴 방송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민주당은 이날 규탄대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 및 방송을 장악음모가 점차 노골화 되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 경제 살리고, 국가 경쟁력 높이고, 국정 잘 운영하라고 뽑았을텐데 정부는 마치 점령군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방송과 언론을 장악하고 공기업 민영화 등 모든 부분에서 마치 점령군이 전리품 챙기는 식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좌시할 수 없다"고 말한 뒤 "다른 어떤 부분보다도 언론 부분은 확실하고 분명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소속 의원들에게 주문했다.

청와대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의 "KBS는 정부 산하기관" 발언과 "대통령에게는 KBS 사장 임명권 뿐 아니라 해임권도 있다"는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주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대표는 "박 수석이 아주 위험한 말을 했다"며 "KBS가 국정 철학을 구현해야 하는 기구라고 했는데 국정홍보처와 착각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정 대표는 이어 "신 차관은 KBS 사장을 대통령이 해임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기가 막힌다"며 "KBS를 공영방송이 아니라 관영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언론장악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대통령을 배출했고, 지방의회에 자치단체까지 다 장악했으며, 의회 권력의 과반 수를 넘어 3분의 2에 육박하는 정도로 만든 이 정권이 뭐가 부족해 언론을 장악하려고 하느냐"며 "이 정권은 잘할 자신도 없고 잘한 것도 없고 하니까 결국 실정을 감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방송만 없으면, 인터넷만 없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국태민안 할 것이다고 생각하는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방송을 탄압하고 네티즌을 탄압해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국가를 분열시키고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을 악화시켜 국민으로 부터 정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재윤 의원은 "KBS 를 청와대 사내방송으로 만들려는 것이냐"고 따졌고 박영선 의원은 "하룻밤 자고 나면 우리나라가 통제국가로 변모하고 잇는 것 같아서 요즘 우울하다"고 개탄했다.

이미경 사무총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언론장악음모의) 총지휘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이명박 정부이고 청와대이며, 그것으 받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씨"라며 "정연주 KBS 사장이 물러날 것이 아니라 최시중씨가 물러나도록 하기 위한 모든 법적인, 정치적인 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 사장 출신으로 당내 언론장악음모저지본부 간사를 맡고 있는 최문순 의원은 "언론장악음모저지본부에서 해왔던 대응을 당 대응으로 격상시키고 지금까지 타깃으로 감아왔던 최시중 위원장 책임을 이 대통령으로 격상시켜 대응해달라"고 주문했고 "당내로 한정됐던 것을 시민과 적극 연대를 포함, 장외투쟁도 병행해달라"고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또 국정조사는 물론 최 위원장 사퇴 촉구 결의안 제출 및 야3당 규탄대회 필요성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