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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부산·경남지역(PK)을 방문, '민생행보'를 이어어갔다. 이 후보는 4일 오전 비행기편으로 김해공항에 도착, 경남 마산자유무역지역과 김해 화훼정보화단지를 방문하고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식에도 참석하는 등 '경제대통령'으로서 민심챙기기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마산자유무역지역을 방문해 입주업체, 관리원 관계자들과 '경남 경제 살리기'를 주제로 간담회를 갖고, 한 자동차부품업체를 방문해 근로자들과 직원식당에서 오찬을 같이 했다. 간담회에는 김태호 경남지사가 참석해 지역 현안에 대해 건의했으며, 친박(親朴)성향 의원으로 알려진 김기춘 경남도당위원장이 일정을 줄곧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푸른색 줄무늬 남방에 짙은 회색 점퍼 차람의 가벼운 옷차림으로 일정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서 "오늘날 주요 과제는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라며 "일자리는 정부가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만드는 것이고, 국가는 기업이 잘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을 돕는 것은 직접적인 지원이 아니라 인프라 지원"이라고 강조하면서 "하늘길, 물길, 육지길을 열어 사통팔달 통해 기업이 투자하기 좋도록 해야한다"고 말해 자신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생길 무렵인 70년대 상황과 비교하며 "조그마한 경제시대에도 경부고속도로를 먼저 만들었듯, 지금 국가가 해야할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이 후보는 또 '비효율적인 행정규제'를 적극 비판하며 자유무역지역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세계와 경쟁해야 하는데 경제자유구역을 만들어서라도 중국에 갈 기업이 마산에, 경남에 오게 해야한다"며 "나는 한반도 전부를 그렇게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당장 그렇게 할 여건은 안되니 지역마다 자유무역지구를 더 만들어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중국같은 거대한 나라보다 더 느리다. (자유무역)지역하나 (지정하는 것) 갖고 몇년 끌면 (기업이) 다른데 다 가 버린다"며 "작은 나라가 중국보다 더 기동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사회를 맡은 최원도 관리원장은 "이 후보가 반드시 대통령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경남지역에서 첫 방문지니 더욱 기억할 것"이라는 마산지역 안홍준 의원의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여기는 정권교체의 장이 아니다"며 질책해 분위기가 순간 어수선해졌다. 건설교통부 소속의 최 원장은 마이크를 잡은 채 "'정권교체'라는 말에 대해 민감하다"며 "중앙기관이 그런 자리를 만들었다는 오해를 받을까 하는 말"이라고 했고, 안 의원은 "여기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도 있을 텐데 그 정도는 아니다. 왜 오버냐"고 따져물었다. 이 후보의 진정을 요하는 가벼운 제스쳐로 두 사람의 '생뚱맞은' 신경전은 정리됐지만, 지난달 17일 전북 새만금사업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김완주 전북지사의 돌출 발언 당시를 떠올리게 했다.
최 원장은 현황 브리핑에서도 뜬금없이 "하나님께 영광을 드린다"는 멘트를 더해 주위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안 의원과 최 원장은 이후 지역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만나 "정권교체를 도우라는 말이 아니었다. 다 지역을 위한 협력을 당부한 말" "공무원 입장에서 민감하게 발언했다"며 각자 해명했다.
한편,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회동 무산과 관련, "원래 정상을 만나겠다는 목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외교가 목적이었으며, 도와주려는 사람이 자진해서 (회동을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가진 경남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지역의 경쟁력을 살리고 광역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행정서비스, 금융서비스가 중앙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지역주민들의 한나라당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선입견이 몇가지 있다"고 전제하면서 "한나라당이 그동안 꾸준히 변화하려는 노력을 해온 것도 사실"이라고 이해를 구했다.
이 후보는 "전국적인 지지도도 있고, 특히 호남에서도 과거 없었던 지지를 보면 한나라당의 변화하려는 노력을 (국민이) 인정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러나 한나라당에 대한 영남의 특별한 높은 지지가 크다는 것은 기대도 크기 때문일 것이고 거기에 대한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을 개혁한다, 혁신한다는 용어보다 우리는 꾸준히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맞다"며 "세상이 빠른 변화를 하기 때문에 변화의 속도에 가속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 출신으로서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권영길 후보에 대한 평가를 요하는 질문에 이 후보는 "지금 남의 당 후보에 대한 평가는 빠른 것 같고, (다른 당에서도) 후보가 다 나오면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권 후보에 대해서는) 평가할 필요가 없는 것이 저 같이 처음 나왔으면 평가를 받지만, 그 전에도 나와(출마해) 평가받은 분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해 화훼정보화단지를 찾아 농민들을 격려한 뒤, 부산으로 이동해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리는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개막영화인 중국의 '집결호'를 관람할 계획이다.
이날 부산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5일에는 부산지역 구군별 학교운영위원협의회 위원장단 및 학부모회 회장단과 티타임을 갖고 자신의 교육정책 공약을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래구 학산여고에서 '일류국가는 교육개혁부터'라는 주제로 학부모들과 '제7차 타운미팅'을 갖고 사교육비 절감 대책 등을 논의하며 PK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마산·김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