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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검찰 끌어들인 이런 지독한 경선은 처음 본다"며 당내 경선에서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명박·박근혜 후보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 전 총재는 1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방송지킴이 국민연대' 출범식에 참석해 당내 경선이 과열로 치달으며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 쓴소리를 했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이 참 걱정스럽다. 당내 경선만 이기면 본선은 문제 없다고 생각하고 경선에 '올인'하고 있고, 후보들도 경선만 이기면 된다고 경선에만 치중하고 있다. 검찰까지 동원한 이런 지독한 경선은 처음 본다"고 질타했다.
그는 1997년 신한국당 시절 경선을 회상하며 "9룡이 격돌하는 경선이었고 경선 후 탈당 사태까지 빚어졌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야유 폭언 지지자 폭동 등이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분열 갈등을 조장한 노무현 대통령의 다음 대통령은 통합과 화해와 국민을 모으는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당내 경선에서조차 상대방을 짓밟아 버리려는 행태를 보인다면 이 후보들이 과연 통합과 화해의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국민은 의심할 것이다. 후보들은 이점을 특히 유념해야 한다. 지금 한나라당은 경선이 전부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나라당의 새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나라당이 햇볕정책의 아류를 내놨다"며 "나는 새 대북정책이 발표되자마자 한나라당에 당론으로 할 것인지 공개질의를 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는 국민의 말에 한나라당이 자만해졌다. 햇볕아류 정책을 내놔도 국민들이 지지할 것이란 자만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또 이 전 총재는 이날 한나라당이 방송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방송은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보도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했고, 2004년 대통령 탄핵때도 일방적 보도로 국민 여론을 잘못된 방향으로 바꿔 놓았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방송이 공정하지 못하고 편파적인 방송으로 국민을 현혹시킨다면 좌파시대의 종식과 정권교체는 또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의 실패는 방송의 편향성 때문임을 강조했다. "김대업 병풍의혹사건이 터지자 내 지지도가 11.8%포인트나 하락했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나의 대선 표 차이가 2%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치명적이었다. 이는 KBS 등 공중파 방송들이 위 사건들을 불공정하고 편파적으로 무책임하게 방송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출범한 '대한민국 방송지킴이 국민연대'는 방송 프로그램을 매일 모니터하며 방송에 대한 '워치독(Watch Dog)' 역할을 할 예정이다. 특히 대선기간 중 편파보도를 집중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라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 방송지킴이 국민연대는 학계와 법조계 인사를 중심으로 845명의 발기인이 참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