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6일 “내가 진다고 생각한 적 없다”며 당내 경선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지만 박 전 대표는 사기충천한 모습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국체육대 WPTM 총교우회 초청 특강을 하면서 “치열하고 정정당당한 경선 과정을 통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경선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당연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선에서 내가) 승리하면 모두 힘을 합쳐 본선에서 이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확언한 박 전 대표는 자신이 패배할 경우를 상정하면서는 “만의 하나”라는 단서를 달았다. “만의 하나, 실패한다면 그때도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깨끗하게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경선룰이나 후보검증 등 경선 관련 사안마다 이 전 시장 진영과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현 상황을 “당연한 경선 과정”이라며 일각의 분열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왜 이렇게 싸우느냐, 이전투구라고 비난하는 글도 봤는데 이렇게 너무 호들갑 떨면 안된다”며 “싸우는 것도 없고 이전투구하는 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경선은 치열하게, 서로 열심히 하면 할수록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와야만 본선에서 이길 수 있고 우리가 목표로 하는 정권교체와 정권교체를 통한 선진한국 건설이 가능하다”고 했다.

    ‘4월 대추격전’을 시작하면서 부쩍 “나는 위기에 강한 여자”라는 말을 자주 하는 박 전 대표는 이날도 “거의 일생을 위기를 극복하면서 살아왔다”며 “위기에 강한 여자가 돼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살려내겠다”고 역설했다. 박 전 대표는 강연 이후 ‘테러사건’을 질문 받고는 “테러를 당하고 난 후 오히려 더 강해졌다. 간발의 차이로 살아난 것도 덤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라를 위해 할일이 있다는, 사명과 책임이 있어서 살려두신 것으로 생각하고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슬픔에 빠져 있을 시간도 없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야 했다”며 “아버지를 보냈을 때는 역경이 물밀듯이 왔다. 그때 생각하면 내가 미치지 않고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싶지만 견디고 살아왔다”고 과거를 회상한 뒤 “일생을 그렇게 살아와 내 DNA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연일 계속된 강행군으로 감기가 완전히 낫지 않은 박 전 대표는 이날 기침 때문에 강연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맥이 끊긴 시간을 놓치지 않고 “감기 걸렸을 때 제일 걱정하는 것이 ‘내가 앓을 시간도 도저히 없는데 귀찮은 감기가 들어와서 어쩌나’하는 분위기다. 감기가 심하게 걸려도 연설할 것 다하고 선거유세 다하고 살았다”고 자신의 강한면모를 부각시키는 데 ‘활용’했다.

    그는 “병원에서 말 많이 하지 마라, 사람 접촉 금하라고 하는데 반대방향으로 살아왔다”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는데 강하게 나가니까 감기가 질겁하고 떨어져 나가더라. 나도 체질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과학기술혁신포럼 창립식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과기혁신포럼은 김상주 서울대 명예교수, 윤덕용 카이스트 명예교수, 조현기 경북대 명예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시 한편에 눈물 글썽인 박근혜

    “위기에 강한 여자”라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눈물을 글썽거린 ‘사건’이 발생했다.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체육대 WPTM 총교우회 조찬 세미나에서 성우 권희덕씨가 낭송한 시 한편이 ‘사단을 일으켰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체대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설립됐다는 박 전 대표와의 ‘인연’이 유독 강조됐다. 권씨도 박 전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 대행 시절의 박 전 대표의 모습을 담은, ‘박근혜 찬시’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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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토록 가난했던 밥상 위에 희망이라는 반찬 한 접시
    하면 된다는 세상에게 가장 맛있는 국밥 한 그릇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골고루 선물한 분

    새마을운동, 경부고속도로, 카이스트, 포항종합제철 등
    하염없이 흘러가는 한강물을 기적이 강물로
    기쁨의 강물로 바꾸어
    세계 11위 경제대국을 만드는데
    씨앗을 뿌리고 꽃을 피운 그분
    이 땅의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박정희 대통령님, 그분의 조용히 돕던 그 모습

    우린 당신을 그렇게 흑백 TV화면 속에서 처음 봤지요.
    그리고 이제,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당신을 바라봅니다.
    아니 당신의 참된 사랑을 바라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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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쩜 그렇게 조용히 티 안내고, 대한민국을 커다랗게
    가장 속 깊게 사랑하는지
    오늘 이 자리의 모두는
    아니, 이 땅의 모두는 이미 감탄했습니다.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햇살 같은 미소로 환하게 위로해 드리고
    외롭고 힘없는 사람들은 강한 열정으로 뜨겁게 포옹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사랑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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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는 정직이라고 선언한 당신과 함께
    우린 햇살처럼, 꽃잎처럼 당신을 따라
    걸어 들어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비로소 당신의 이름을 온 세상에 말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을 가장 사랑하는 그 사람
    당신의 이름은
    이 세상을 새롭게, 보기 좋게 바꾸는
    박! 근! 혜! 님입니다.

    권씨의 시낭송이 끝난 뒤 강연을 위해 단상에 오른 박 전 대표는 “읽어주신 시를 들으며 나도 눈물을 글썽거리게 됐다”며 “우리나라가 지나온 과정들을 너무나 실감나게 짧은 시구에 함축적으로 표현해 줬다. 그렇게까지 나를 생각해 주는 줄 몰랐다”고 화답했다. 그는 “기대해 주는 데 부응하고 결코 실망시키지 않겠다. 여러분이 바라는 행복하고 잘사는 나라, 열심히 노력하고 땀 흘린 만큼 보상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더욱 다지는 순간이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