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입만 열면 특유의 ‘독설’로 일관하던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가 14일 조선일보를 향해 독기품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씨의 조선일보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은 현재 자신이 상임고문으로 있는 친노(親盧) 외곽조직인 ‘국민참여1219’에 ‘목을 잘라 혈서를 쓰는 심정으로’란 제목의 글로 게재돼 있다. 글의 제목처럼 이씨는 자신의 목이라도 잘라 서 혈서는 쓰는 양, 본문의 글자색도 온통 빨간색으로 도배했다. 

    ◆다음은 이씨의 글 전문.

    '목을 잘라 혈서를 쓰는 심정으로'
     
    1950년대 이 땅에는 실존문학이 풍미했습니다. 대표적인 작가 중에 손창섭씨가 있는데 그의 단편소설 ‘혈서’는 대표작 중에 하나입니다. ‘혈서’중에는 다음과 같은 묘사가 있습니다. “모가지를 뎅겅 잘라 혈서를 쓸까”

    섬뜩한 표현입니다. 혈서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한국전쟁 당시 판문점에서 휴전회담이 한창 열리고 있을 때 전국적으로는 휴전반대 데모가 들끓었습니다. 이승만의 지시로 일어난 관제데모였습니다. 고등학교 학생들이 매일 동원되어 미 대사관 앞에서 마이크로 휴전반대를 외치는데 학생들 중에서 우쭐하는 애들은 혈서를 썼습니다. 그러나 혈서를 쓰면서도 겁은 났는지 오만 인상을 다 쓰고 특히 여학생들은 면도칼로 손가락에 살짝 금을 긋고 쥐어짰습니다.

    억지 혈서지만 언론은 국민들이 혈서로서 휴전을 반대한다고 크게 썼습니다. 말짱 거짓입니다. 허위보도입니다. 허위보도는 그 때도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그 때는 통일이라는 나름대로의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의 언론은 국론만 분열시키고 진실을 왜곡하고 옳고 그름을 뒤바꿔 놓는 죄를 짓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참1219 동지 여러분.
    노무현 정부가 탄생한 이후 한나라 당과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 세력들은 태어나서는 안 될 괴물이 태어난 것처럼 노무현 정부를 사갈시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2002년 12월 18일 정몽준이 노무현과의 연대를 파기했을 때 전 세계 언론사의 길이 남을 명 사설(?) “정몽준이 노무현을 버렸다”를 씀으로서 노무현을 증오하는 본성을 살벌하게 들어냈습니다.

    그 후부터 노무현은 이 나라의 대통령이 아니라 타도해야 할 적이었습니다. 옳고 그름이 문제가 아니고 언론의 본분이 문제가 아니고 국민에게 무엇을 전달해야 하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오로지 어떻게 하면 노무현정부를 망하게 하느냐가 조선일보의 성스러운 과업이며 절체절명의 책무였습니다. 노무현정부와 관련된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허접쓰래기 소문은 그럴듯하게 짜깁기 포장되어 한 품은 원귀처럼 세상에 떠돌고 노무현정부는 상처입고 신음하는 가엾은 한 마리 짐승이었습니다. 이른바 기득권층이라고 하는 자들은 무슨 대단한 것을 빼앗겼는지 이를 갈고 덤벼들었습니다. 별 볼일 없던 얼치기 기득권자들도 덩달아 날뛰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독기를 품은 것이 조선일보였습니다.

    밤의 대통령이라고 자임할 정도로 안하무인이었고 김영삼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조선일보 사주를 찾았습니다. 이렇게 버르장머리를 못되게 가르쳐 놨으니 조선일보의 오만방자가 오죽했겠습니까. 그러나 노무현정부가 탄생한 이후 대통령은 하나뿐이었습니다. 노무현 하나뿐이었습니다. 밤의 대통령은 사라졌습니다.

    조선일보는 특권층이 아니고 그냥 언론이었습니다. 그들로서는 땅을 칠 노릇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재미가 없어서, 신이 나지 않아서 기자노릇 못해 먹겠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그들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그들의 펜은 비수가 되어 노무현 정부의 가슴을 찌르고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보면서 환호했습니다.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먹이 사냥의 표적이었고 하나 둘씩 쓰러져 갔습니다. 근거도 없는 소문은 조선일보를 통해 천인공노할 범죄로 둔갑하고 한나라 당 의원들은 면책특권이 보장된 국회에서 조선일보 기사를 마음껏 떠들어 댑니다. 국회의원이 떠들어 댄 발언은 다시 조선일보에 전재되어 대서특필이 되고 개미 채 바퀴 돌 듯 하다가 어느 듯 진실처럼 포장되어 국민에게 전달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현실입니다.

    이른바 기득권 세력들이라는 자들과 조선일보 기자들에게 묻습니다. 과연 노무현 정부가 나라를 망치는 정책을 폈고 과거 정부보다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지적하라고 말입니다. 그들은 입을 봉합니다. 왜들 그러느냐고 해도 대답을 못합니다. 그냥 노무현 정부가 미운 것입니다. 다시 그들에게 묻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상고 출신이라서 그러느냐. 출신성분이 농촌이라서 그러느냐.” 그들은 대답을 못합니다. 바로 그렇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해서 나라는 분열되고 정치는 병들어 갑니다.

    사랑하는 국참1219 동지 여러분.
    홍수가 져도 노무현 대통령 탓입니다. 가뭄이 와도 노무현 대통령 탓입니다. 화재가 나도 노무현 대통령 탓입니다. 수능점수가 나빠도 노무현 탓입니다. 세상에 일어나는 안 좋은 일들은 모두 노무현 대통령 탓입니다. 이런 놈의 세상이 어디 있습니까. 그리고 이런 병적 현상의 배후에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반노무현으로 똘똘 뭉친 언론들이 있음을 우리는 압니다.

    그들은 이미 노무현 정부를 식물정부로 보고 자기들이 의제를 설정해 떠들면 노무현 정부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국회 안에서 한나라 당의 지원을 받으며 보수 언론들은 노무현 정부의 숨통이 끊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나라 당이 집권을 하면 조선일보와 보수 기득권 세력들의 세상이 된다는 희망 때문이겠죠. 희망을 갖는 것이야 누가 뭐라고 하나요. 희망이 없으면 삶의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희망도 억지희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조선일보와 한나라 당이 벌리고 있는 광기는 정도를 벗어난 것이며 국가의 미래를 외면한 분열주의며 이기주의의 극치입니다. 결단코 그들의 기도는 분쇄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참1219 동지 여러분.
    우리도 냉정하게 반성을 해야 합니다. 서울이 무섭다니까 과천부터 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세다니까 미리 겁을 먹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정치를 한다는 인간들은 조선일보 앞에서 고양이 앞에 쥐새낍니다. 찍히면 죽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열린 우리 당 의원들 중에는 조선일보 기자와 술 한 잔 먹은걸 자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간도 쓸개도 다 빼버린 인간입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지렁이만도 못합니다. 가슴이 뜨끔한 의원이 있을 것입니다. 조선일보에 기사를 제공한 의원도 마찬가집니다.

    그러나 국참1219동지 여러분.
    여러분은 충북의 옥천을 압니다. 옥천에는 조선일보가 발을 붙이지 못합니다. 일찍이 조선일보의 해악을 간파한 오한흥이란 선구자는 조선일보의 반민주성과 반도덕성 군사독재와의 야합 등을 널리 전파함으로서 조선일보로 하여금 옥천에서는 손을 들게 했습니다. 우리는 포청천의 가열 찬 조선일보 반대투쟁을 알고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가하는 온갖 탄압을 물리치고 인생을 걸고 반대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포청천이 개인의 이익을 탐해서입니까. 아닙니다. 조선일보가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아무런 이익도 도움도 되지 않으며 민주주의 발전에 장애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조아세(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의 독립군을 압니다. 그는 조선일보와 싸우는데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투쟁이 열매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정의는 용기 있는 자의 편입니다. 역대정권 어느 대통령도 조선일보와 거북한 관계를 피해 왔습니다. 어느 정치인도 조선일보와 맞서기를 꺼려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조선일보로부터 칭찬 한 줄이라도 들을까 하고 안달을 했습니다. 그것이 오늘의 한국정치의 현장입니다.

    사랑하는 국참1219 동지 여러분.
    조선일보가 공정한 언론이며 사회의 목탁이며 어둠을 밝히는 등불일 경우 이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것이 얼마나 영광일까요. 그렇다면 오늘의 조선일보는 어떤가요.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한 언론입니다. 편파. 왜곡. 부풀리기. 선정성 등. 조선일보의 모습은 온갖 추악함을 모두 담고 있는 백화점입니다. 당대의 논객이라는 김대중 전 주필은 조선일보 사회부장 당시 광주민주화운동을 취재하면서 “저기 철조망 뒤에 총을 든 난동자들이 서성거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광주시민이 폭도가 된 것입니다. 홍준호 라는 조선일보 기자는 ‘대통령의 눈물’이라는 칼럼에서 눈물을 흘리는 대통령의 인간적 모습을 폄하했습니다. 하기야 독재에 저항한 광주시민을 폭도라고 매도한 조선일보에게 무슨 눈물이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광주시내에서 조선일보 구독자를 본다는 것은 희극입니다. 어느 국참회원은 식당에 들어갔다가 조선일보가 있는 것을 보고 조선일보 보는 식당에선 밥을 안 먹는다면서 그냥 나왔다고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을 하자 제일 먼저 가장 강력한 권력을 내 놓았습니다.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국정원과 검찰 경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해방시켰습니다. 우리나라의 언론은 독재정권 시절 언론검열을 받으며 기사 한 줄도 마음대로 쓰지 못했고 조선일보도 같은 신세였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독재시대와 똑 같이 무시무시한 칼을 휘둘렀다면 조선일보는 또 다시 비굴한 모습으로 노무현 대통령 앞에 머리를 조아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노무현은 모든 권력을 손에서 놨습니다. 조선일보는 무서운 게 없어졌습니다.

    신문가판이 없어졌습니다. 가판에다 기사 몇 줄 띄우고 흥정을 하던 고질적 병폐도 사라졌습니다. 부장쯤 되면 웬만한 청탁은 전화 한통으로 해결되던 시대가 사라졌습니다. 청와대 출입을 하면 겁나는 게 없었는데 이제는 별 볼일 없습니다. 천적이 없던 기자들은 땅을 쳤습니다. 별 이상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가지고 자신들을 병신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미움은 미움을 낳고 증오는 타오를수록 불길이 거세집니다. 참여정부의 정책이 모두 옳을 수도 없고 시행착오도 당연히 있을 것입니다. 측근과 참모가 모두 성인군자일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에는 노무현 정권에 관한한 건전한 생산적 비판은 없습니다. 그냥 타도해야 할 대상만이 되는 것입니다. 혈육을 죽인 원수도 그렇게 미워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국참 1219동지 여러분.
    조선일보가 세상에서 정론지로 다시 태어나 준다면 그 이상 우리에게 좋은 일은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 국민에게 내리는 하늘의 은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늘도 우리의 소망을 들어주지는 않습니다. 조선일보를 사라지게 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될까요. 절대로 그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충북 옥천에서 보았듯이 조선일보의 실상을 세상에 널리 알림으로서 조선일보가 믿을 수 없는 신뢰를 상실한 언론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 합니다. 나쁜 상품인줄 알면서 두 번씩 살 어리석은 사람은 없습니다. 조선일보가 일제시대 어떻게 친일을 했으며 독재시대 어떻게 아부를 했으며 어떻게 국론을 분열시켰는지 실상을 알려야 합니다. 싸움에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를 알아야 합니다. 조선일보의 회원이 되십시오. 그래서 왜곡된 조선일보 기사를 조선일보 게시판에 반드시 실명으로 비판해야 합니다. 잘못된 논설과 칼럼을 쓴 기자에게 충고를 해야 합니다. 비판해야 합니다. 스스로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잘못된 글을 쓰지 않도록 성심으로 권고해야 합니다. 욕설이 아닌 진실로서 비판해야 합니다. 그들도 지성인임을 자부하는 사람들입니다. 개도 부끄러움을 아는데 하물며 왜 양심이 없겠습니까. 분명히 달라지리라고 믿습니다. 조선일보를 비판한 기사를 전국에 네티즌들에게 퍼 나르십시오. 어느 언론매체든지 자유게시판이 있습니다. 게시판에다 퍼 나르십시오. 한 사람이 읽어도 좋습니다.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열사람 백 사람이 되고 결국 조선일보는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조선일보에게 아첨하는 지식인들을 비판해야 합니다. 시류를 따라서 오락가락 하는 지식인들. 대학교수를 비롯해서 전문지식인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용기가 없는 자들이고 체면은 더럽게 중하게 여깁니다. 그들을 비판해야 합니다. 사람처럼 살라고 충고해야 합니다. 부끄럽게 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참1219 동지 여러분.
    우리는 겸손해야 합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들과 투쟁을 할 때는 호랑이처럼 용감해야 합니다. 그러나 힘없는 민초들에게는 이웃이 되어 그들을 도와야 합니다. 누가 보더라도 국참1219 회원이라면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참 1219 동지 여러분.
    우리는 이유 없이 조선일보를 미워하고 매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선일보가 언론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이 땅의 정론으로서 새롭게 태어난다면 우리는 조선일보를 더 없이 사랑할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조선일보를 구독하며 국민들에게 구독을 권유할 것입니다. 우리 국참은 오는 10월22일 춘천에서 조선일보반대마라톤대회(조반마)를 엽니다. 조선일보로서는 가슴이 쓰릴 일이지만 왜 자신들이 반대의 대상이 되었는지 비통한 심정으로 반성해야 합니다. 전국에서 모인 국참 1219회원들과 조선일보의 반 언론적 작태를 규탄하는 열기가 경춘가도에 울려 퍼질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참 1219 동지 여러분.
    모가지를 잘라 혈서를 쓰는 심정으로 글을 쓰면서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조선일보를 위해서 간곡하게 권합니다. 반민족적 친일신문이던 조선일보는 반성해야 합니다. 군사독재에 아부아첨하든 조선일보는 참회해야 합니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통일을 저해하는 조선일보는 뉘우쳐야 합니다. 근거 없는 선정적 왜곡보도는 즉시 중지해야 합니다. 조선일보는 정론의 길로 돌아와 사회의 목탁이 되어야 합니다. 조선일보가 이 같은 국민의 소망을 외면할 때 조선일보는 국민들이 증오하는 쓰레기 언론으로 전락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