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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박근혜’를 향한 결전의 날이 다가올수록 치열한 당권 경쟁은 ‘이재오 vs 반(反)이재오’ 구도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7·11전당대회를 나흘 앞둔 7일 대전에서 진행된 마지막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반 이재오파’는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이라는 무기로 이재오 후보와의 전선을 확실히 그으며 충청권 표심을 공략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단연 돋보인 사람은 강창희 후보였다. 김학원 최고위원과의 후보단일화로 충청권 대표자를 자임하며 전대에 출마한 강 후보는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염홍철 당시 시장을 꺾고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를 대전시장에 당선시킨 공로를 인정받으며 다른 후보들의 칭찬세례를 받았다. 다른 후보들은 충청권에서의 강 후보의 영향력을 의식한 듯 앞 다퉈 ‘강창희와 함께’를 외쳤다. 다만 이재오·이방호 후보만은 그 대열에서 빠졌다.
강재섭 “강창희와 함께 정권 찾아오겠다” “행정도시법 당내 반발 내가 마무리”
‘칭찬 릴레이’의 스타트는 강재섭 후보가 끊었다. 강 후보는 “강창희 후보가 5.31선거에서 고생 많았다. 피땀어린 위대한 승리가 내년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며 “이런 승리를 이뤄 준 동지, 대전이 낳은 위대한 정치 지도자 강 후보에 박수를 보내 달라”고 말했다. 그는 “강 선배와 나는 모두 5선으로 둘을 합치면 10선이다. 언론은 ‘강·강은 완전한 친구이자 동지로 둘이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고 이야기한다”며 강창희 후보와 친분을 강조했다.
강창희 후보를 띄운 그는 곧 이재오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나는 공주·연기 행정복합도시특별법이 통과된 후 원내대표가 됐다”며 “당시 원내대표실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이 단식하고 방을 점거했다”고 말했다. 이재오 후보가 행정도시법 국회통과에 반발해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수도분할반대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폐지법안까지 제출했던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그는 “그런 분들을 설득해서 열흘 만에 당을 조용하게 만들었다”며 “당 대표를 뽑을 때 누가 균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행정도시법을 누가 반대했는가 잘 보고 결정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영남이 한나라당의 다리고 수도권이 심장이라면 충청도는 허리다. 허리가 튼튼해야 일어설 수 있다. 허리를 강하게 하는 데 모든 힘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오 후보의 정체성을 문제 삼으며 ‘색깔론’으로 각을 세우고 있는 이규택 후보는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진 이유는 충청도와 수도권에서 졌기 때문”이라며 “큰 밭에서 대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충청도 강창희 후보가 대표최고위원이 되고 수도권은 이규택이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규택 후보도 곧 “박근혜 전 대표가 충청도와 대한민국을 위해 행정도시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을 때 경기도 출신인 나는 찬성했다”며 “그런데도 일부 의원들은 반대하고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난동을 부리고 폐지법안을 냈다”고 이재오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충청도를 사랑하기 때문에 행정도시법에 찬성한 수도권 출신 이규택에게 몰표를 달라”고 목청을 돋웠다.
전여옥 “감독 강창희, 주연 전여옥의 ‘한나라당 대선 승리’ 영화 찍겠다”
전여옥 후보는 5·31지방선거에서 그 누구보다 대전지역 유세에 열정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감독 강창희, 주인공 전여옥’의 ‘한나라당 대선 승리 영화’를 찍겠다고 한 표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지난 선거에서 나타난 ‘박근혜 효과’를 십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 후보는 “대전 역전의 드라마, 그 대단한 영화를 감독한 사람이 저기 있는 강창희 후보”라며 “원래 대전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박 전 대표였는데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대타로 전여옥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은 '꿩 대신 닭'이라고 했지만 강창희 후보는 꿩이 아닌 닭에게도 연기 지도를 해주고 격려해 줬다”며 “존경하는 대전·충남·충북 도민 여러분, 영화 한 편 더 찍어야 한다. 감독 강창희 주연 전여옥인 한나라당 대선승리 영화 한편 더 찍어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는 “정권은 빼앗아 오는 것이고 쟁취하는 것이다. '충청도의 힘' 강창희와 전국을 커버하는 비례대표 전여옥, 대선 승리할 수 있다”며 “어머니의 고향 충청도에 온 나를 여성 몫으로만 묶어 놓으면 아깝지 않느냐. 세몰이 하지않는 한 표, 줄서기 하지 않는 한 표를 내게 달라”고 호소했다.
당내 소장·중도개혁파 ‘미래모임’의 권영세 후보도 강창희 칭찬대열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5·31 선거 대전·충청지역에서 소중한 기적을 만들어냈다. 강창희 후보가 다른 지역 100군데 승리보다 더 귀중한 승리를 한나라당에 안겨줬다”며 “대전·충청 출신 큰 정치인인 강 후보와 함께 권영세가 한나라당 변화의 싹을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정형근 후보도 강창희 후보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강 후보와 함께 한나라당과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지는 데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안방에서 여유로운 강창희 “행정도시에 반대한 사람 이들 중에 있다”
4명의 후보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은 강창희 후보는 여유롭고 자신에 찬 모습으로 연단에 오른 뒤 이재오 후보에 공격을 시작했다. 강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행정수도 때문에 한나라당이 패했을 때는 죄인 같았다. 서울에 가면 충청도 때문에 졌다고 하고 충청도에 오면 행정수도 반대한다고 몰아세웠다”며 “충청도가 뭘 잘못했느냐. 표 많은 수도권 때문에 손해만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행정도시를 만들기 위해 맨주먹으로 싸웠다”며 “그때 반대했던 분들, 폐지 법안을 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이 중에 있다. 잘 알아 둬라”고 이재오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피눈물 흘리고 정말 고생했다. 반드시 한나라당 정권을 만들어 충청도의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강창희 칭찬 릴레이’는 이재오·이방호 후보에 와서 끊어졌다. 이방호 후보는 충청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꼽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강창희 후보에 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그는 “충청도에 오면 조국 근대화 기치를 내걸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더불어 혁명을 일으켜 산업화 시대를 열고 충청도민들의 자존심을 세운, 이 나라 정치 지형을 바꿔 놓은 훌륭한 JP가 생각난다”며 “김종필 총재의 건강과 노후를 기원하는 박수를 보내자”고 했다.
이재오 “내가 원하는 것은 박심(朴心)·손심(孫心)·이심(李心) 아닌 당심(黨心)”
‘반(反)이재오’ 전선의 화살을 한 몸에 받은 이재오 후보는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대전 교도소에서 4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이것이 대전과의 연고다”며 “지난 시절 민주화 운동을 위해 10년 동안 감옥살이, 7년 동안 수배와 연금을 당해 17년 동안 집을 떠나 살았지만 불의에 굴하지 않았고 부패한 권력과 타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자신에 대한 정체성 공격을 ‘민주화 운동으로 다져진 강한 대표’로 맞받아친 것이다.
이 후보는 이어 “누구는 이래서 안 되고 누구는 과거에 저래서 안 된다고 남의 단점을 들추지 말고 장점을 살리는 하나된 한나라당을 건설해야 한다”며 “우리가 싸워 이기려면 우리 내부가 단결하고 화합해야 한다”고 행정도시법에 반대한 과거 ‘이력’에 대한 공세를 피해갔다.
그는 ‘이명박계 꼬리표 떼기’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는 “6개월 동안 원내대표를 하면서 박 전 대표와 충돌이나 다툼 한번 없이 찰떡궁합이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는 민주화 운동을 같이한 동지며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과는 서울시장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면서 그를 서울시장에 당선시켰다”며 “나는 박심(朴心) 손심(孫心) 이심(李心) 어느 것도 원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당심(黨心)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