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노무현 대통령의 “북한 도발 가능성 있다”는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북정책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배제한 것처럼 진행해 왔으면서 왜 지금 그런 말을 하느냐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17일 노 대통령의 군 주요 지휘관 대상 특강에서 나온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북지원 확대와 NLL협상 의지가 있다는 것을 북한에 전달하는 대북한 메시지 전달장이었다”며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고 있어 짜증난다”고 혹평했다. 특히 “갑자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한 것은 국민을 의아하게 만든다”고 비꼬았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안전이 우선이라고 했지만 북핵문제도 미사일 시험발사 문제도 전혀 진척이 없고 오히려 악화일로에 있다. 안전이 최악의 상황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군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서두르던 노 대통령이 갑자기 북한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어떤 근거와 어떤 징후 때문에 태도가 돌변했는지 오히려 더 불안하고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은 합리적 남북 공존 방안으로 대북지원 확대와 NLL양보를 말했는데 이런 자세는 국민정서와 거리가 멀다”며 “대북지원이 부족해서 북핵이 타결되지 못하고 북한이 지금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느냐”고 말했다. 또 “국가원수로서,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군통수권자로서 노 대통령은 주변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저지해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 그 자체다. 노 대통령이 특강을 통해 쏟아낸 대북관계에 대한 전반적인 구상에 대해 “아직도 말장난이냐” “이럴 때 공업용 미싱 발언이 나와야 한다” 등 ‘피로감’부터 나타냈다.

    ‘jasmine00001’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최고통치자가 하는 말이 고작 ‘도발할 수도 있다’냐”며 “유치원 다니는 꼬맹이도 알고 있는데 최고통치자가 군 수뇌부 특강에서 도발가능성을 이야기한 것은 단지 말장난 아니냐”고 비꼬았다.

    ‘cjojjin’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는데 대학교수가 평론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 입에서 나올 말이냐”고 비판했으며 ‘chs124578’은 “세상에 어떤 나라가 평화를 돈을 주고 사느냐. 미사일 쏘면 기름 대줄테니 그만 쏘라고 해봐라. 그게 당신의 사상이자 역사인식의 발로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16일 계룡대에서 진행된 군 주요 지휘관 대상 특강을 통해 “나는 어떻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는 쪽에 서 있다”며 “우리는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제거해야 하며 만일 불행한 사태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선 첫 번째로 총체적 국력을 확고하게 다지고 그 토대 위에서 군사력을 확고하게 갖춰야 한다”며 “남북관계의 확고한 원칙, 우선순위를 기억해 둘 필요가 있는데 안전이 제1번이며 2번이 평화, 3번이 통일”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요인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대북지원을 갖고 시비가 있지만 대북지원의 문제는 1차적으로 평화의 비용, 2차적으로 통일의 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통합→문화통합→정치통합’의 3단계 통일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국가연합, 연방제, 다음 통일 이러는데 저는 경제통합,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한 문제이고 그 다음이 문화통합, 그 다음이 정치통합의 순서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 시간은 아주 넉넉하고 여유 있게 잡아서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