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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참패 이후 열린우리당 내 이른바 ‘정동영계’ 의원들의 이탈러시 바람이 일고 있다. 특히 정동영계 의원들의 이탈러시는 지방선거 참패 이후 계파간, 특히 당내 친노 직계 그룹들의 향후 진로 모색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당내 세력재편의 신호탄으로까지 비쳐지고 있다.
박영선 민병두 김현미 의원 등 열린당 초선의원 19명은 13일 오전 모임을 갖고 ‘탈(脫)계파’ ‘구당(救黨)’을 전면에 내세운 ‘처음처럼(가칭)’이라는 초선의원모임 결성을 공식 선언했다. (모임 소속 의원 : 김교흥 김동철 김영주 김재윤 김현미 김형주 민병두 박영선 양승조 우상호 우윤근 윤호중 이기우 장향숙 정성호 조정식 지병문 최재성 한병도 총 19명)
이 모임에는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동영 의장이 중도하차한 이후 당내 세 약화 조짐을 보이던 정동영계 핵심 의원들과, 민심과 동떨어진 강경·개혁 노선으로 지방선거 참패의 주 당사자로 지목받으면서 당내 입지가 위축돼 왔던 친노 그룹 소속 의원들이 소속돼 있다. 시기상 당의 구심력이 약한 상황과 내년 대선 국면을 앞둔 정계개편 논의 등 정치권의 움직임과 맞물려 이들의 모임 결성 자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당 초선의원들이 계파정치 등의 구태정치를 극복하고 정치개혁에 중심역할을 수행하라는 국민 여망에 부합하지 못한 것도 5·31 지방선거 참패의 한 원인”이라면서 “철저한 자기혁신을 통해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는 데 적극적이 역할을 수행하겠다”면서 모임의 결성 배경 및 취지 등을 밝혔다.
이들은 또 “그간 직·간접적인 계파의 영향권안에 든 몇몇 초선의원들의 개인플레이는 열린당 초선의원 전체의 이미지를 퇴색시켰다”면서 “이에 계파의 영향권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집단적 정치지점을 구축하기 위해 초선의원 모임 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파를 초월한 당의 중심으로서의 역할 수행’ ‘향후 예상되는 당 정체성 노선 등 정책이슈를 둘러싼 갈등의 합리적 해결’ ‘당내외 정치적 상황에 대한 기동적 대응’ 등을 강조했다. 사실상 향후 당 진로 노선 등은 물론 부동산·조세 등의 정책문제에 대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셈이다.
당장 이들은 오는 18일 저녁 ‘5·31 지방선거 평가와 비대위의 과제’라는 주제로 소속 의원 워크숍을 개최하고 이를 계기로 공식적인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이들의 움직임을 놓고 내년 대선과 이에 앞서 정계개편 논의 등 정치권을 소용돌이 치게할 요소들이 다분한 상황에서, 어느 계파에도 줄서지 않고 독자세력화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들의 활동 여하에 따라서는 열린당 내 계파 해체에 이은 세력재편의 신호탄으로도 내다보고 있는 모습도 발견되지만 그렇치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내 한 관계자는 “당 상황을 감안할 때 과거 민주당 때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의 정풍운동에 대한 학습효과가 이들에게 나타난 모습이지만, 모임의 구심점도 없는 상황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열린당은 최근 당내 실용노선 강화와 맞물려 노선 정책 기조 등에 있어 실용·중도 세력의 당내 입지가 강화되는 모습이며 ‘무계파’ ‘탈계파’적 성격 모임의 영향력도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열린당 무계파 모임으로는 당내 중진들로 구성된 ‘소통과 화합의 광장(광장모임)’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