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박근혜’를 결정할 한나라당 7월 전당대회가 대선후보들의 대리전으로 흐르는 것을 막겠다며 ‘독자세력화’를 선언한 소장파들에 대한 당내 견제가 시작된 모습이다. 그동안 원내대표 경선,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 등에서 그 ‘위력’을 발휘한 소장파가 당권까지 노리며 당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데 대한 경계이다.

    소장파에 대한 곱지 않은 당내 시선은 9일 공식회의석상에서 표출됐다. 이날 지방선거 이후 한 달 여 만에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정훈 의원(당 정보위원장)은 소장파 중심으로 초·재선 의원들이 전대에 독자후보를 내겠다며 만든 ‘당의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국회의원 및 운영위원장 모임(미래모임)’이 당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공개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특히 ‘미래모임’에 참여한 ‘새정치수요모임’, ‘푸른정책모임’, ‘초지일관’, ‘중초회’, ‘무욕회’에 소속된 의원들이 대부분 수도권 출신의 초·재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미래모임이 당 지도부에 입성하려는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의 발판이 아니냐는 것이다. 영남지역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낙동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 의원의 이 같은 비판으로 내달 11일로 예정된 전대는 지역간 대립구도 양상까지 띨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당내 일부 모임의 의원들이 모인 취지를 잘 살펴보면 최고위원에 도전하려는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의 후보단일화가 주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 후보단일화를 위한 예비경선을 하겠다며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 같은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당내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크다”며 “자중지란에 빠진 열린우리당을 대신해 부동산정책, 대북문제 등에 한나라당이라도 제대로 대응해야 할 시기인데 일부 의원들이 모여서 ‘우리끼리 후보단일화하자’고 당내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의 날선 비판 발언이 끝나자 미래모임에 소속된 김명주 의원(수요모임)이 즉각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비공개 회의 때 이야기하라”는 이재오 원내대표의 제지로 공개석상에서의 ‘충돌’은 비켜갔다. 그러나 미래모임에 동참하고 있는 정병국·박재완 의원의 표정은 굳어 있었으며 회의 분위기는 순간적으로 싸늘해졌다.

    김명주 의원은 회의가 끝난 후 뉴데일리와 만나 “개인적인 생각을 당의 입장을 말하는 공식 회의석상에서 말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당직자회의를 이용해 거꾸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말한 것이 바로 분파적인 것 아니냐”고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개인의 생각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면 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당직자들의 공식 회의에서 표출된 김 의원의 불만이 ‘미래모임’에 대한 당 지도부의 입장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우려이다.

    그는 “미래모임은 초·재선이 한자리 하겠다고 모인 것이 아니다. 분파행동이 아니라 새로운 리더십이 창출되도록 고민해보자는 것이다”며 “대선후보 대리전이 돼서는 안 된다,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등 우리가 제시한 전대 원칙도 당파주의 적인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