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청와대 성패러디 당했었다. 한나라당이 부정부패와 절연해 왔던 것처럼 철저한 각오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지켜봐 달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최연희 성추행 쓰나미’가 휩쓸고 간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고 소속 의원들의 기강 잡기에 나섰다. 27일 대국민 사과에 이어 28일에도 의원총회를 소집해 소속 의원들의 각성을 촉구했으며 여성단체들과의 면담을 통해 쓴소리를 듣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7개 여성단체 대표단과의 면담을 갖고 “성추행 사건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나도 청와대 성패러디를 당했었다. 공직자가 모범이 돼야 한다는 각오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박 대표는 또한 최연희 전 사무총장의 의원직 사퇴를 거듭 촉구하는 여성단체 대표단의 요구에 “(의원직 사퇴 여부는) 국회 윤리특위에서 결정할 일이고 그런 결정(의원직 제명)이 내려질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며 “최 전 총장 본인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최 전 총장이 의원직 사퇴를 결심할 것임을 시사 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한나라당은 부정부패 관련자에 대해 당원권을 정지하고 관련 사실이 확인되면 출당 조치해 왔다. 총선 후 한나라당은 부정부패와의 절연을 실천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추행’ 사건도 ‘차떼기당’ 불식을 위해 부정부패와의 절연을 선언하며 뼈를 깎는 노력을 해 온 것처럼 대처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최 전 총장 탈당’으로 이번 사건을 마무리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나서 “그런 것 아니다. 그렇게 할 생각 전혀 없다. 이 순간을 그냥 넘기려고 하는 것인지 앞으로 지켜봐 달라”며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정치권도 정신을 차렸을 것”이라며 “온 사회가 요동치고 비난이 빗발치는 것을 봤기 때문에 또 이런 잘못을 저지르겠느냐”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소속 의원들에 대한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재오도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 머리 숙여

    박 대표에 이어 원내사령탑인 이재오 원내대표도 “언론인과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DJ치매 발언’ 논란에 이어 성추행 사건까지, 잇단 악재로 당 지도부의 위기의식이 높아진 것이다.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채택했고 이 원내대표가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다시 한 번 사죄의 뜻을 표명했다.이 원내대표는 “언론인과 국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한나라당 의원들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우리 내부에는 더욱 엄격한 잣대로 도덕적 기준을 세우고 외부에는 좀 더 관대하고 애정어린 눈으로 모든 사물을 대하는 그런 입장을 갖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망각한 비도덕적이고 반인륜적인 언행이 앞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들 스스로 자성했다”며 “일이 터지고 난 다음에 적절한 핑계를 둘러대 그것을 음주 탓이나 분위기 탓으로 사태를 호도하고 본질을 은폐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준비된 원고를 읽지 않고 즉석에서 말하는 형식을 취한 이 원내대표는 “정치인이 매번 잘못하고 나면 요식적·형식적으로 사죄 글 한 장 내고 반성 다한 것으로 착각하는 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진심으로 마음으로 가슴으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반성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한나라당 의원들을 대표해 직접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개인의 작은 언행이 당과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했다”며 “당직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음주와 부도덕한 언행을 조심하는 것이 당과 국민을 위한 도리라는 데 대해서도 자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 전 총장 사건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지탄 받았던 한나라당의 모든 일에 대해 거듭 사죄 말씀 드린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