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충북지역 국회의원들이 오는 5월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 전 자민련 소속이었던 오효진 충북 청원군수와 이원배 전 한나라당 진천·음성·괴산 지구당위원장을 각각 청주시장과 음성군수 후보로 전략 공천키로 결정했다고 알려지면서 당내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방선거 필승구도와 당 정체성 확립 여부를 놓고 당내 갈등이 불거진 꼴이어서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이같은 당내 잡음이 타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정선·박상인 충북도당 부위원장을 비롯 김연찬 정책위원장 등 충북도당 당직자 및 일부 진보적 당원 37명은 15일 오후 충북도당 대회의실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악과 분노를 넘어 허탈감에 마음을 가누지 못하겠다”면서 이번 전략공천 결정에 대한 강도 높은 철회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결정을 “당헌당규에 대한 도전이며 당원의 권리를 박탈하는 도발”로 규정한뒤 “당의 공식 입장을 거치지 않은 이같은 결정은 원인무효임을 분명히 해 둔다”면서 발끈했다.

    이들은 또 “전 자민련 소속의 오효진 군수는 언론을 통해 국민중심당으로 갈 것인지를 고민 중인 것으로 말하고 있다”면서 “이게 무슨 망신이며 집권 여당의 자존심은 어디에 팽개쳐 둔 것이냐”면서 울분을 토했다. 이어 “이원배는 전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이라면서 “도대체 어디까지 가자는 것인지 도당 지도부는 당원들에게 말해야 하며, 그나마 남아있는 당원들의 자존심마저 짓밟고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달라”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아울러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은 원칙을 무시한 홍재형 충북도당 위원장을 비롯한 충북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면서 “홍재형 위원장의 파행적인 도당 운영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대승적인 차원에서 인내하고 도당의 정상화를 기다려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인내하는 것이 당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은 당원이 주인임을 공표하며 한국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든 정당”이라며 “열린우리당의 정신은 경선제도에 함축돼 있다. 경선제도를 무시하는 전략공천은 우리 당의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발끈했다.

    이에 대해 충북지역의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헌당규와 공천심사위원회 상무위원회 등 의결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이들을 전략 공천키로 결정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의결절차를 걸치면서 전략공천지역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지금 단계에서 확정이 되거나 결정된 것이 아니다”고 재차 설명했다. 이에 앞서 충북도당위원장인 홍재형 의원은 매우 언짢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열린당 충북지역 국회의원 9명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모처에서 모임을 갖고 오 군수와 이 전 지구당위원장을 각각 청주시장과 음성군수 후보로 전략공천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