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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문용 "서울을 정치인에 맡길수 없다"

입력 2005-12-28 09:18 | 수정 2009-04-29 17:48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것 같았던 한나라당의 차기 서울특별시장 후보경선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며 향후 진행될 당내 경선레이스가 한층 더 흥미와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선뜻 출마 의사를 내비치지 않는 여권에 비해 한나라당은 이미 5명이 출사표를 던져 당내에선 '지방선거 조기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 너무 일찍 과열되다 보니 그만큼 빨리 식상하는 것도 사실. 후보들이 앞다퉈 경선출마를 선언할 때만 해도 한나라당의 지지율 상승은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이 주도해 나간다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최근엔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차기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당내 경선레이스가 정체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 민선 구청장이 단체장 '업그레이드'를 공식 선언하며 한나라당의 차기 서울시장 경선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주인공은 권문용 서울시 강남구청장. 

최근 정운찬 서울대 총장 영입설 등 '외부수혈'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권 구청장의 경선참가는 향후 당내 경선레이스에 변수로 작용할 뿐 아니라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타 후보들의 참여도 부추길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을 정치인 손에 맡길 수 없다"

권 구청장은 27일 인터넷 신문 뉴데일리(www.newdaily.co.kr) 김영한 편집국장과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권 구청장은 서울을 세계 속의 경쟁력 있는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정치인이 아닌 행정전문가가 적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서울시장은 더 이상 정치인의 대권 등용문이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5명의 의원이 행정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역설했다. 그는 서울시정을 배드민턴에 비유하며 행정전문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배드민턴 시합에서 이기려면 배드민턴 선수가 나가야지, 힘과 인지도가 더 좋다고 테니스 선수를 내보내서는 안된다. 서울시장은 행정전문가가 해야 한다.  정치하는 사람은 정치를 해야지 행정은 정치와 완전히 다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당내 타 후보군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차기 서울시장으로서 적임자는 자신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권 구청장은 "이제껏 서울시장을 하신 분들은 정치형 시장이 많았다"며 "이제는 '정치시장'이 아니라 행정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서울을 정치인 손에 맡길 수 없고 서울은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명박이 전문가 시대 열었고 이젠 행정전문가가 대세"

이 같이 주장한 권 구청장은 지난 12월 6일부터 13일까지 한국행정DB센터가 대학교수 등 학자, 관련 공직자 등 행정전문가 227명을 대상으로 한 '바람직한 서울시장을 상을 위한 전문가 1차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자신의 당선 당위성을 더욱 강조했다. 행정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지만 권 구청장은 큰 의미를 부여했고 일반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조사결과 '차기 서울시장은 어떤 사람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서 응답자 227명 중 167명(73.6%)이 '경영자 스타일의 행정전문가'를 선택했고 '현역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선택한 응답자는 18명(7.9%)에 불과했다.

또 권 구청장을 포함한 6명의 한나라당 후보군 들 중 '학력과 경력 등을 감안할 때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가장 바람직한 사람'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101명(44.7%)이 권 구청장을 선택했다. 청와대 근무경혐이 있는 박진 의원이 24.2%(55명)를 얻으며 2위를 차지했고 홍준표(29명. 12.8%), 맹형규(17명. 7.5%), 박계동(14명. 6.2%), 이재오(11명 4.8%) 의원 순으로 나타났다.

권 구청장은 이 같은 조사결과를 손수 보여주며 "이명박 시장이 전문가로서 청계천의 물길을 열었다면 이제 서울시장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정치인이 거쳐가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행정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이를 원하고 있고 이것이 대세가 됐다"고 주장했다.

'강남 집값 높은건 투기때문이 아니라 구청장이 일잘했기 때문'

정치권에선 권 구청장의 출마 배경에 대해 말들이 많다. '3선연임으로 '자동아웃'되는 권 구청장이 무리수를 둔 것' '다음 총선을 대비한 사전 포석' 등의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권 구청장 본인은 "11년 전 강남구청장에 도전할 때부터 이런 결심을 하고 있었다. 느닷없는 결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강남구를 서울시에서 가장 살기좋은 곳으로 만든 뒤 그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시키는 것이 자신의 꿈이었고 11년 전 이미 생각해뒀던 계획이라는 얘기다.

그는 자신이 부임한 이후 강남구가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구청장으로 왔을 때 강남구의 모 아파트 보다 분당 아파트의 평당가격이 더 비쌌다"며 "지금 와서는 2~3배정도 강남 아파트 평당 가격이 높은데 이를 두고 중앙정치인은 투기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는 구청장이 열심히 일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서울 어느 지역보다 높은 강남구의 주택가격은 그 만큼 강남구가 주거공간으로서 경쟁력과 효율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것. 자신의 부임 이후 강남의 발전이 이뤄졌고 이 같은 발전으로 강남의 주택가격도 동반 상승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특히 정치권에서 강남 집값 상승 원인을 '투기'로 꼽으며 비판하고 있는데 대해 "중앙 정치인들은 투기꾼들이 모여있어 그렇다고 하지만 시장이라는 것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고 반박했다.

'인지도 부족?' "후보의 이력·학력 등을 비교해 봐라. 의외의 결과 나올것"

타 후보군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현격히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권 구청장은 조목조목 반론을 펼쳤다. 그는 "단순 비교를 하면 지명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타 후보들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스스로 진단하고 "그러나 전문행정가라는 이력과 학력이 반영됐을 때는 의외의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막연하게 '강남구청장 권문용'이라고만 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내 이력이나 학력 경력을 비교대상에 포함시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선에 돌입했을 때 홍보물 등을 통해 이력을 넣으면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경선과정에서 불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후보군이 많아 어느 한 후보가 표를 독식하긴 힘들 것"이라 전망한 뒤 "옛날과 달리 정치권도 계보가 사라진 것 같고 어느 한 쪽으로 표가 몰릴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든 것 같다"며 "예전과는 여건이 달라지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조직선거' '동원선거' 등으로 대표되던 기존의 선거문화가 달라졌기 때문에 자신이 경선과정에서 현역 의원에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아마추어 노무현 정권에 더이상 맡길 수 없다'

그는 아직 '정치인'이 아닌 탓인지 정치에 대한 질문에 있어선 답변을 꺼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오랜 행정경험과 행정전문가로서 노무현 정권의 국정운영에 대해선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국정을 운영하는 '행정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문제 지적은 신랄했다.

그는 "더 이상 국정을 아마추어에게 맡길 수 없다"며 "아마추어리즘은 여기서 그쳐야 하고 이젠 전문가에 의해 국정운영이 이뤄져야 국민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부와 달리 '작은 정부'를 역설하고 있다. 노 정부 들어 대통령 산하에 수많은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그에 따른 인력충원으로 인건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중앙 정부의 규모가 점차 커지는 데 대해 권 구청장은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권 구청장의 경우 95년 민선으로 구청장에 당선된 이후 2041명이었던 강남구청 인력을 2005년 6월까지 1386명으로 대폭 감축했다. 대신 IT시대 흐름에 발맞춰 전자정부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인력감축으로 인한 일손 부족을 효율적으로 메꿨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권 구청장은 "지하철은 민간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서울 지하철 운영을 민간기업에 맡겨 일본처럼 재정을 크게 절감하고 그 절감액은 서울시의 균형발전기금으로 활용해 시민에게 재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중앙 정부 규모는 최소화 하고 각 자치단체에 권한을 대폭 강화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룩해야 한다는 것이 권 구청장이 내세우는 올바른 행정이란 것.

그러면서 그는 "아마추어리즘에 의한 정국흐름을 수습하기 위해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고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경제를 수습하기 위해 나왔다"며 거듭 차기 서울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서울 전체를 강남으로 만들고 시민을 모두 부자로 만들겠다"

권 구청장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서울을 강남처럼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그는 "21세기 서울을 친환경도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선진도시로 변화시키겠다"며 "서울을 강남처럼 쾌적한 도시로 조성해 '21세기 국제 경쟁력을 갖춘 미래도시'로 만들어 상하이나 싱가포르 등을 앞서는 동북아시아의 허브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런 주장을 하는 그의 모습에선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이미 11년 동안 강남구청장을 3번이나 연임하며 강남구에 대한 발전에 자신이 많이 기여한 만큼 서울시 발전에도 자신이 있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자신이 평소 생각해 온 서울시 발전방향에 대해 말문을 이어갔다. 그는 강남북 균형발전을 거론하며 "강북지역에 우수교육시설, 복합문화센터, 첨단연구소 등 강남에 비해 열악한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고 강북에 타워팰리스와 같은 형태의 서민을 위한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을 대량으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도권 강서지역에 100만평 규모의 한류센터를 건설해 서울을 중국 일본 대만 등 4억5000만 동북아시아의 관광중심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새로운 일자리를 대대적으로 창출해 청년실업 등 실업난을 해소하고 서울의 민생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서울 전체를 강남처럼 만들고 서울시민 모두를 부자로 만들겠다"고 밝힌 뒤 "우리가 물려받은 서울을 보다 더 위대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11년간 강남구청장직을 수행하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민들에게 테스트를 받으면 더 많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수도를 분할할게 아니라 중앙 부처를 분할해라"

이번 차기 서울시장 경선에서는 '수도분할' 문제가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대다수가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수도분할' 문제에 대한 후보들간 입장 차이는 서울시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의 차기 서울시장선거 출마예상자들은 '수도분할'에 대해선 모두 부당함을 주장하면서도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선 온도차를 나타내고 있다. 권 구청장에게도 헌법재판소가 합헌판결을 내린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한 소신을 물었다.

권 구청장 역시 '수도분할'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향후 대책방향에 대해선 타 후보와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먼저 "수도를 분할한다고 해서 국토균형발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수도분할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헌재를 통과한 법에 대해 "머리띠를 두르고 반대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대신 중앙 부처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권한을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중앙 부처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대폭 위임한다면 균형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시군구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전국의 자치단체장들이 일주일에 절반 가량은 서울에서 일을 한다"며 "이 사람들이 지방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권한만 넘겨준다면 서울도 지방도 모두 잘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부처 권한을 대폭적으로 지방에 이양하면 지방분권은 저절로 이뤄지고 균형발전도 활성화 될 수 있고 지역감정도 해소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건설교통부가 갖고 있는 도시계획 권한 등을 서울시에 이양한다면 서울시를 싱가포르처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문용 구청장 약력]

1956 ~ 1962     경기중ㆍ고등학교
1962 ~ 1966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1968 ~ 1970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석사
1970 ~ 1972     ARTHUR.D.LITTLE연구소경영학석사
 
1967             제4회 고등고시 행정과 합격
1967~1974       국무총리 기획조정실
1977             경제기획원 사업분석 과장
1981             경제기획원 투자심사국장 직무대리
1984             서울시 투자 관리관
1989             경제기획원 경제교육 기획국장
1990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장
1991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1급)
1993.7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부이사장
1995.7           서울시 강남구청장(초대 민선)
1995.8~1997.3   서울시 구청장 협의회 총무
1998.6           해동검도 서울시연합회장
1998.7           2대 민선 강남구청장
2001.9~         한양대학교 지방자치대학원 겸임교수
2002.7~         3대 민선 강남구청장
2004.7~         서울시구청장협의회 회장
2004.7~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사학법 반대투쟁은 적극 찬성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의 현 모습과 박근혜 대표에 대한 당 운영 등에 질문을 던졌으나 대답을 회피했다.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가급적 정치문제에 대한 질문은 피하려는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당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잘 모르겠다. 진짜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거듭 질문을 하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국시군구협의회장으로 지역을 다니다 보니 호남이나 충청지역 등 취약 지역에 대해 한나라당이 좀 더 손을 내밀어 그들의 어려움이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고 전국적인 지지기반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표가 정치적 사활을 걸고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의 '사학법 무효화 투쟁'에 대해 "적극 찬성한다"며 "사학법 뿐 아니라 종부세법, 정부가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것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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