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출마설에 대해 자신의 팬클럽 홈페이지를 통해 '불출마'를 강력히 시사하는 글을 남겨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진 장관은 수차례 불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여권 일부에서는 여권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진 장관이 서울특별시장 혹은 경기도지사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출마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여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진 장관은 지난 15일 싸이월드 '진대제 장관을 사랑하는 모임(http://itdjc.cyworld.com)'에 한 네티즌이 올린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각자의 능력은 다르게 타고 난다"며 사실상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은) 국민의 먹거리를 확실히 만들어 내는 것이 국가를 위해서 더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공직에 온 이후로 10~15년 뒤 국민의 먹거리 산업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다른 것은 생각해 볼 겨를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각초기부터 아들의 이중국적 문제와 병역기피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던 진 장관이 2005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결부되면서 선거출마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차기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를 묻는 한 여론조사에서 현역 의원들을 제치고 여권후보 중 선두를 차지하기도 했던 진 장관은 옛 안기부 불법도청 파문, 줄기세포 진위논란 등과 관련되면서 '회복하기 힘들 정도'의 도덕적 정치적 타격을 받은 것.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 조사 당시 진 장관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CDMA 휴대폰은 사실상 음성통화 감청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의 휴대전화 도·감청 고백으로 '위증죄' 논란까지 불러왔다. 결국 '거짓말 장관' '말바꾸기 장관'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진 장관은 국회 과기정 위원들의 위증에 대한 대국민사과 요구를 거부하고 오히려 "(국정원 감청기계 20대로 가능한 대상은)기껏해야 1000명 정도"라고 따지는 모습을 연출해, 여론으로부터 따가운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특히 네티즌들은 '1000명은 도청해도 괜찮느냐'며 인권의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진 장관의 기본적인 시각을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또 진 장관은 황우석 서울대학교 석좌교수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진위 논란에서도 자주 거론된다. 황 교수의 가장 적극적인 도우미인 '황금박쥐' 멤버로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월에는 황 교수의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기념 특별우표까지 발행했기 때문이다.

    '황금박쥐'는 황 교수의 '황', 청와대 김병준 정책실장의 '금',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의 '박', 그리고 진 장관의 성씨에서 딴 '지'를 각각 따와서 만든 이름. 황 교수 논란이 확대되자 진 장관은 20일 "지난 2001년 국가기술자문위원회에서 황 교수를 처음 만나 몇달에 한번씩 만났지만,  최근 (황금박쥐 멤버들이) 서로의 일정이 바빠 만난지 오래됐다"며 애써 거리를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