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지지율 40% = 박근혜 지지 20% + 이명박 지지20%" 

    "한나라당이 '마(魔)의 40%대' 지지율은 얻은 건 당의 차기 대권후보인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이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 한나라당의 한 초선의원이 당의 지지율 상승원인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러나 연말 국가정보원(국정원) 과거사 진실위원회의 인혁당, 민청학련 사건 조사결과 발표와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 후폭풍 등으로 인해 박 대표의 지지율이 급락했고 당 지지율의 상승세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반면 경쟁자인 이 시장은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두 사람간의 명암이 대조를 이뤘다.

    박근혜, 인혁당, 사학법 후폭풍으로 지지율 하락에 리더십 논란까지

    잇따른 재보선 승리와 당 지지율을 40%대까지 끌어올리며 주가를 올리던 박 대표가 국정원 과거사 진실위원회의 인혁당 민청학련 사건 조사결과 발표와 사학법 개정안 통과로 발목을 잡혔다. 

    특히 사학법 통과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보여준 무기력함은 당내에선 물론 당밖에서도 비판을 받고있어 박 대표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또 그동안 박 대표와 비교적 손발을 잘 맞추며 당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 온 강재섭 원내대표 마저 "사학법 개정안 통과의 책임을 지겠다"며 대표직 사퇴의사까지 밝혀 박 대표가 떠안을 짐은 점점 무거워 지는 모습이다.

    먼저 국정원 과거사 진실위의 인혁당 민청학련 사건 조사결과 발표는 박 대표가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모함"이라고 강력히 반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CBS와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박 대표의 지지율은 국정원 발표 이후 급락했다. 국정원 발표 전 26.9%를 보였던 지지율은 국정원 발표 당일 조사에선 이보다 6.4%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에서도 고건 전 총리(27.0%)의 뒤를 쫓던 박 대표(24.0%)는 이 시장(25.6%)에게 뒤쳐지며 3위를 기록했다. 

    또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R&R)'이 최근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고 전 총리 박 대표 이 시장, 정동영 장관 김근태 장관, 민주당 한화갑 대표 5명의 대통령 자질을 묻는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조사대상자의 47.3%가 이 시장을 대통령감 1위로 꼽은 반면 박 대표는 35.7%를 얻어 이 시장과 많은 격차를 나타냈다.

    또 '대통령감이 아니다'라고 평가되는 대선주자에서도 박 대표(54.5%)는 이 시장(40.5%)에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박 대표 지지율 하락은 사학법 개정안의 통과로 더욱 난항에 봉착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학법 통과 과정에서 보여준 한나라당의 무기력함은 "제1야당의 모습이 아니었다"는 당 안팎의 지적이 높다. 당내에선 "애초부터 막을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일부 의혹도 제기되고 있고 당 지지자들 역시 "과거 이런 야당은 없었다"는 등 비판적 목소리가 높다. 일부 당 지지자들은 '박 대표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

    박 대표가 사학법이 통과되던 날 저녁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여권과의 전면전' '장외투쟁'을 선포하며 고강도 대여투쟁방침을 밝히고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아이 지키기 운동본부'(본부장 이규택 최고위원. 가칭)를 결성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당내 소장파 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사학법 개정안을 "노무현 정부와 여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법은 사학 투명성이 목표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반미·친북의 이념을 주입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국가정체성 문제'로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

    중앙일보에 따르면 원희룡 최고위원은 "반미·친북 세력을 위한다는 논리는 지나친 과장"이라며 "일방적으로 이 문제를 국가정체성과 연계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한 소장파 의원도 "여야가 의견 접근한 것까지 원천부정하고 과격한 색깔론으로 간 것은 박 대표 스스로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사학집단을 정치적으로 옹호하는 것처럼 비치면 더 큰 것을 잃게된다"고 경고했다.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 대표인 박형준 의원도 "국가정체성으로 연결한 것은 맞지 않다"며 "박 대표의 진의도 잘못 부각된 것 같으니 이 부분에 방점을 두지않는 게 맞다"고 말했다.

    소장파 의원모임인 수요모임은 12일 경 박 대표가 사학법 투쟁과 국가정체성을 연계한데 대한 문제점 등에 관한 토론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당내 분위기는 박 대표의 리더십을 또 한번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무엇보다 박 대표의 파트너인 강 대표의 원내대표직 사퇴의사표명은 향후 박 대표의 당 운영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강 대표가 사퇴할 경우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를 포함한 8명의 원내부대표단 전원과 원내대표 러닝메이트인 서병수 정책위의장과 7명의 정조위원장까지 모두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임시국회를 놓고 여권과 극한대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당직자 대거 공백이 일정기간 진행될 경우 당의 혼란은 물론 당 지지율 역시 급락할 개연성도 높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내 전략통으로 불리는 민병두 의원은 10일 서울시당 주최로 열린 '정치 아카데미' 강연에서 "연말쯤이면 한나라당 지지율은 33%까지 내려가고 우리당은 27%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여당과 싸울 때는 대표가 바지라도 입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박 대표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명박, 박근혜에 재역전 베스트 드레서에 뽑히며 대중적 인지도도 급상승

    박 대표가 혹한 시련을 겪고 있는 반면 박 대표의 10.26재보선 완승으로 잠시 주춤했던 이 시장은 다시 탄력을 받으며 쾌속질주하고 있다.

    이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질주했고 박 대표에게 뒤졌던 지지율도 재역전 시켜놨다. 특히 국민일보 창간 17주년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 지지자가 아닌 일반 대중의 지지에서 박 대표보다 우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박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기와 지지도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 같은 결과는 이 시장에게 고무적일 수 있다.

    이 시장은 또 지난 9일 하얏트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제22회 한국 베스트 드레서 시상식'에서 이 시장은 '2005년 최고의 옷 잘 입는 정치인'으로 뽑혔고 '주식투자를 가장 잘 할 것 같은 정치인 1위에도 선정되는 등 잇따라 호재가 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