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투사에서 안보강연까지…70평생을 대한민국에 바친 '백골할머니'
  • 국가보훈처는 6.25전쟁에 참전해 인민군에 용감히 맞선 오금손 대위를 올해 3월의 6.25전쟁 영웅에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1930년 중국 베이징에서 독립운동가 오수암 선생의 외동딸로 태어난 오 대위는 태어난지 1주일 만에 일본군에 의해 부모를 잃은 고아가 된다. 이후 중국인 가정에서 자란 그는 15살이 되던 해에 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해 항일투사의 길을 걷는다.

    1945년 해방 된 조국으로 돌아온 오금손 대위는 개성 간호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개성도립병원의 간호사로 일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광복의 기쁨을 느낄 틈도 없이 찾아온 6.25전쟁에 수도사단 '백골부대' 간호장교로 자진 입대한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8월 초, 포항 현상강지구 전투에서 부상자들을 돌보던 오금손 대위는 병원을 기습 공격하던 북한군 6명을 사살해 공로를 인정받고 2계급 특진해 대위로 진급한다. 광복군 시절 사격과 전투훈련을 철저히 받은 결과였다.

    아군의 북진에도 함께한 오 대위는 금화와 철원 일대에서 벌어진 케이(K) 고지 전투 중 북한군의 포로가 돼 고문과 회유를 당한다. 그는 포로생활 동안 치아, 손톱, 발톱이 모두 뽑히는 참극을 당하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고 탈출을 감행한다. 탈출 과정에서 오른쪽 다리에 관통상과 허리에 파편히 박히는 부상을 입고 생사를 넘나들던 오 대위는 극적으로 구조돼 부대로 돌아온다.

    오 대위는 탈출 당시의 후유증으로 군을 떠나야 했지만 후에도 전국을 누비며 전쟁의 참상과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알리는 안보 전도사를 담당했다. 그때 얻은 별명이 안보 강연하는 '백골 할머니'였다.

    오금손 대위는 대한민국에 바친 일생을 뒤로하고 지난 2004년 향년 74세의 일기로 대전국립현충원에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