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날짜 유튜브로 인지' 취지 해명신경 못 썼다는 식장에는 대통령·총리 화환"손바닥으로 하늘 가려, 국민 바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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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딸의 정확한 결혼식 날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의원실 측에서 나왔지만, 정작 딸 결혼식장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의 화환도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에서는 최 의원 측이 유튜브를 보고서야 딸의 결혼식 날짜를 알게 됐다는 등의 해명을 내놓은 것 자체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최 의원 측은 "뭐가 문제냐"며 해당 논란을 일축했다.

    22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최 위원장 딸 결혼식에는 이 대통령과 김 총리의 이름이 적힌 화환이 함께 놓여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실 측에서는 국정감사 기간 중 딸 결혼식과 피감기관 등의 화환, 축의금 문제로 적절성 논란이 계속 이어지자 "최 의원은 국회 일정과 의정 활동으로 매우 바쁜 상황이었고, '조만간 결혼한다'는 사실만 인지하고 있었을 뿐, 정확한 날짜는 한 유튜버의 방송을 통해 명확히 인지하게 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의원실 관계자는 "최 의원을 비롯해 의원실 누구도 기업, 기관, 단체를 상대로 청첩장을 전하거나 연락을 취한 적이 없다"며 "의원실은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형사 고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 민사 소송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최 위원장도 "양자역학 공부하느라 딸의 결혼식에 신경을 못 썼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바빠서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다'는 취지의 해명은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화환까지 도착한 결혼식이 열린 것으로 나타나며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능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통화에서 "최 위원장이 날짜도 정확히 몰랐다던 딸의 결혼식에는 감사대상 기관들뿐 아니라 이 대통령과 김 총리의 이름이 적힌 화환까지 도열돼 있었다"며 "그런데도 최 위원장은 '내가 직접 초대하지 않았다'는 말로 변명하고 있다.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시라. 국민이 바보로 보이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감사의 장'이지 '수금의 장'이 아니다. 상임위원장이 피감기관을 상대로 돈을 걷는다면 누가 국회를 존중하겠는가"라며 "최 위원장은 관련 기관들로부터 거둬들인 수금액을 즉시 공개해야 하며, 그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 측은 자녀 결혼식을 두고 괜한 트집을 잡고 있다는 반응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원 딸 결혼식에 대통령 화환과 국무총리 화환이 온 게 이상한 것이냐"면서 "전혀 문제없는 일이라서 해명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딸 결혼식 날짜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확하게 인지했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결혼식 날짜를 들었을 테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바빠서 정확하게 '어느 날짜다'라는 걸 상시적으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그런 의미"라며 "딸 결혼식인데 날짜를 아예 신경 안 쓰고 있었다고 받아들이느냐. 엄마가 그러면 아예 신경을 안 쓰는 게 맞느냐"고 되물었다.

    앞서 최 위원장의 딸은 지난 18일 국회 사랑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결혼식이 공교롭게도 국정감사 기간 중 국회에서 열리면서 뒷말이 무성했다. 특히 모바일 청첩장에 계좌번호와 더불어 '카드 결제' 기능까지 넣은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확산했다.
  • ▲ ⓒ국민의힘 박정훈의원실 제공
    ▲ ⓒ국민의힘 박정훈의원실 제공
    이와 관련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과방위 국감에서 최 위원장의 딸 결혼식 사진을 공개하며 "(지난 18일 최 위원장 자녀 결혼식) 축의금을 내기 위해서 피감기관과 언론사 간부들도 상당수가 결혼식장을 직접 찾았다"며 "나중에 없어지긴 했지만, 온라인 청첩장에 신용카드 계좌 결제 링크까지 올라오며 국민적 분노를 샀다. 국감 기간에 있었던 결혼식이었기 때문에 국민이 더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해충돌 소지가 크고 우리의 상식과도 맞지 않는다"며 과방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결혼식은 딸이 주도한 행사였다"며 "결혼식 전날에야 '내일이 결혼식'이라는 문자를 받고 참석했다"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은 "딸이 모든 걸 준비했고, 저는 날짜도 잊어버릴 정도로 바빴다"며 "문과 출신인 제가 요즘 양자역학과 내성 암호를 공부하느라 잠도 못 잘 지경이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제가 자식 둘인데 다 결혼해서 '화환을 받지 않겠다'는 얘기는 하기가 어려워 거절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이 해명을 내놨지만 논란은 도리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의원은 전날 과방위 국감에서도 "제가 어제 최 위원장의 자녀 결혼식과 관련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었고, (최 위원장이) 국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딸에게 화환을 보내지 말아 달라고 얘기하는 걸 챙기지 못한 게 자기 책임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정말 비겁한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 그리고 원외에 계신 분들이 제가 피감기관에 청첩장을 뿌렸다, 대기업 상대로 수금한다, 계좌번호가 적힌 모바일 청첩장을 뿌렸다는 등의 허위 주장을 유포하고 있다"며 "(그간) 이렇게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이유는 '무슨 저런 엄마가 다 있냐'며 모성 논란을 일으킬 것 같아서였다"고 반박했다.

    또 최 위원장은 "말도 안 되는 허위 정보 유포에 대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대응을 하겠다"며 "결혼식 당일에도 사실 화환이 있는 게 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 [반론보도] <[단독] 최민희, 딸 결혼식 날짜 제대로 인지 못했다는데 … 결혼식장엔 대통령·총리 화환> 관련

    본지는 지난 10월 22일자 기사에서 "최민희 의원 측이 유튜브를 보고서야 딸의 결혼식 날짜를 알게 됐다"는 등의 해명을 내놓았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와 관련 최민희 의원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그 날짜가 명확히 인식됐다는 표현이 와전된 것이다."라고 전해 왔습니다.
    또한 최민희 의원은 대통령실·국무총리실·국회의장실 등에 화한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