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2021년 12월 남욱·조우형 대질신문서 '尹 커피' 거짓 파악2022년 2월 JTBC, '尹 커피' 보도… 檢, '오보 대응' 안 해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정상윤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정상윤 기자
    '뉴스타파 허위 인터뷰'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검찰이 관련 의혹이 허위라는 점을 알고도 방치해 가짜뉴스 확산의 계기를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장동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을 파악했음에도 지난 대선 직전까지 침묵했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수사 무마' 의혹은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 환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입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그는 2021년 9월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던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만나 "윤석열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때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씨를 만나 사건을 무마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사실상 '대장동 사건의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주장을 한 것이다.

    김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은 신 전 위원장은 그와의 인터뷰 녹취록을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6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되도록 해줬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씨는 "윤석열이가 '네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하더니 보내 주더래. 그래서 그 사건이 없어졌어" 등의 발언을 했다.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수사 무마' 의혹으로 프레임 바꾸기에 나섰다. 그는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만남 한달 뒤인 2021년 10월16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 검사로서 대장동 대출 건을 수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 후보"라는 글을 썼다. 

    이틀 뒤인 10월18일 김오수 당시 검찰총장은 "관련 기록을 검토해 수사하겠다. 제기된 의혹을 모두 수사범위 안에 포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검찰은 2021년 11월19일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검사가 조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말을 김만배씨한테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조우형씨는 닷새 뒤인 11월24일 검찰에 "나는 윤석열 검사가 아닌 박모 검사를 만났다"고 했다.  

    같은 해 12월 남씨는 조우형씨와의 대질신문에서 "직접 조씨에게 들은 것이 아니라 착각했다"고 말을 바꿨다. 검찰은 당사자 진술을 통해 '윤석열 커피' 내용이 허위임을 이 때 파악한 셈이다.

    그러나 JTBC는 2022년 2월21일 "윤석열이 조우형 커피 타 줬다는 남욱씨의 진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나흘 뒤 이 대표는 이를 근거로 TV토론에 나와 윤석열 당시 대통령후보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줬느냐"고 공격했다.

    JTBC 보도 이후 검찰은 '오보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선 사흘 전에 뉴스타파가 김씨의 인터뷰 녹취록을 보도했다. 

    JTBC는 지난 6일 "왜곡된 보도를 하게 된 점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MBC와 KBS도 "시청자에게 혼선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정작 뉴스타파는 김씨와 신 전 위원장 사이에 억대의 돈이 오간 부분에 대해서만 사과하고 허위 인터뷰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방지 특별위원회는 10일 보도자료를 내 "지난 대선에서 보도된 '윤석열 검사 커피와 부산은행저축 사건 수사 무마 의혹'이 사전에 철저히 기획 날조된 가짜뉴스임이 드러났고, 이 과정에 대장동 일당과 JTBC, 뉴스타파 등 언론사가 깊이 관여된 사실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당시 검찰이 증인 조사를 통해 해당 의혹이 가짜뉴스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