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배, 대선 5개월 전부터 '아님 말고 식 계획'"김만배 "형이 광야로 끌고 갈 테니 너는 모른 척 있어라""대선 국면 다음은 바로 잡든 뭘 하든 이미 다 끝난 상황"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정상윤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정상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의 허위 인터뷰를 기획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인터뷰 이후 대장동 일당에게 "형이 광야로 끌고 갈 테니 모른 척하고 있으라고 말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5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올해 7월 말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천호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조우형씨를 상대로 대질신문을 벌였다.

    검찰은 신문에서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의혹 수사와 관련해 "김만배씨가 2021년 10월 중순 '이 형이 광야로 끌고 갈 것이니 너는 모른 척 있어라'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광야' 발언을 한 시점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과 인터뷰를 한 2021년 9월15일에서 한 달쯤 지났을 때라고 한다.

    김씨가 가짜뉴스를 꾸민 뒤 본격적인 공작에 돌입한 정황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김씨는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알선 혐의로 조우형이 수사받게 돼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개해줬고,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조씨로부터 김씨가 허위 인터뷰 이후 '아님 말고 식'의 계획까지 세운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김씨는 2021년 10월 "때가 되면 아니라고 얘기할 거다"라며 "대선 국면이 다 끝난 다음에는 바로 잡든 뭘 하든 이미 끝난 상황"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대장동 의혹의 화살을 윤석열 당시 후보에 돌려 선거에서 이기면 허위 인터뷰 등 소위 '가짜뉴스 공작'의 책임을 질 일이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씨는 허위 인터뷰 이후 대장동 의혹 보도가 시작되자 조씨와 접촉해 "이 형(김만배)이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사건을 끌고 갈 것이니, 너는 그냥 모른 척하고 있으면 된다"며 "이재명을 끌어들이면 안 된다.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개인 일탈로 몰고 가야 되니, 인터뷰 요청이 오면 너도 그런 취지로 이야기하라"고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비슷한 시기인 2021년 10월16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 검사로서 대장동 대출 건을 수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 후보"라는 글을 올렸다.

    김만배씨가 꾸민 가짜뉴스와 똑같은 주장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틀 뒤인 18일 경기도 국감에서도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대해 "명백한 부실 대출"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주임 검사로서 수사를 하면서 이 부분(대장동)을 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만배씨가 기획한 허위 인터뷰는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6일 뉴스타파가 보도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해당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대장동 몸통으로 지목당했던 이재명이 해왔던 말이 맞았는지, 대장동 몸통이라며 누명 씌우던 사람들이 했던 말이 진실인지 국민 여러분께서 판단해 달라. 그리고 3월9일 투표로 보여달라"고 했다.

    대선 하루 전인 8일에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 선거 캠프 조직인 '촛불민심시민특별위원회(이하 촛불특위)'가 이 후보와 관련한 포털 기사에 댓글을 달도록 지시하면서 "대장동 배후는 윤석열. 반드시 투표로 심판하자"고 했다.

    검찰은 김씨의 허위 인터뷰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및 사법방해 행위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으나, 선거법의 공소시효가 6개월인 점을 감안해 다른 죄목을 적용하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허위사실 공표 자체를 중한 사안으로 보고, 형법 또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등의 적용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