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2021년 9월 신학림 인터뷰… "尹이 조우형 만나 부산저축銀 사건 무마"대선 직전, 보도 청탁 후 1억6500만원 송금… 조우형에 "그냥 모른 척하면 돼"이재명, SNS서 "尹, 대장동 대출 건 수사 안 한 이유 뭔가… 구속돼야" 주장2021년 거짓 드러났으나 JTBC, 2022년 2월 '가짜뉴스' 보도… 李는 TV토론 이용3월에는 뉴스타파가 또다시 가짜뉴스 보도… 李, 해당 내용 공유하며 尹 공격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정상윤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정상윤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2022년 3월9일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향해 있던 '대장동 의혹'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쪽으로 돌리기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어냈다는 관련자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특정 정당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 좌파언론들까지 합세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초유의 대선 개입' 논란이 확산 중인 상황이다.

    #. 2021년 9월15일 김만배-신학림 접촉

    4일 법조계와 복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지난 2021년 9월15일 성남 판교의 한 커피숍에서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신학림 전 위원장은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만배씨는 신학림 전 위원장에게 "윤석열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때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씨를 만나 사건을 무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직전 이 내용을 보도해달라고 청탁했다고 한다. 

    #. 2021년 9월20일 김만배, 신학림에 1억6200만원 송금

    5일 뒤인 9월20일, 신학림 전 위원장의 통장엔 김만배씨로부터 1억6200만원이 송금됐다.

    신학림 전 위원장은 이를 자신의 책 3권을 판매한 비용이라고 해명했으나, 검찰은 이를 청탁의 대가로 보고 있다. 국내 현대문학 서적 중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책은 1926년 출간된 한용운 시집 '님의 침묵' 초판본으로, 낙찰가는 지난 2월 1억5100만원이었다. 현실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신학림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 사안을 매듭지은 직후, 김만배씨는 조우형씨와 접촉했다. 그는 조우형씨를 만나 "이 형(김만배)이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사건을 끌고 갈 것이니, 너는 그냥 모른 척하고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김만배씨는 "이재명을 끌어들이면 안된다"며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개인 일탈로 몰고 가야 되니, 인터뷰 요청이 오면 너도 그런 취지로 이야기 하라"고 했다고 한다.

    #. 비슷한 시기 김만배, 남욱과 통화 "윤석열이 조우형에게 커피 타줬지?"

    김만배씨의 포섭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그는 미국에 체류하고 있던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씨에게도 연락했다.

    김만배씨는 남욱씨에게 전화로 "그때 조우형이 커피를 타 준 게 윤석열 맞지?"라고 물었고, 남씨는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행위가 김만배씨가 자신의 계획대로 남욱씨의 진술을 유도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개발 특혜 의혹이 뒤따르고 있었다. 김만배씨는 그 사업으로 큰 돈을 번 당사자였다.

    이재명 후보가 불리한 상황에 처하자, 김만배씨가 언론과 접촉해 자신이 바라는 대로 기사를 내보내고, 관련 증인까지 만드는 등 여론 조작을 시도한 한 것이다.

    실제 김만배씨의 설계(프레임)는 계획대로 흘러갔다.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은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 유동규씨를 주범으로 가장 먼저 구속했다. 반면 김만배씨는 구속되지 않았다. 

    #. 2021년 10월16일 이재명 "구속될 사람은 내가 아니라 윤석열 후보"

    이재명 후보는 2021년 10월16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 검사로서 대장동 대출 건을 수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 후보"라는 글을 올렸다.

    한 달 전 김만배씨가 신학림 전 위원장에게 했던 논리가 다름 아닌 이재명 후보를 통해 세상 밖으로 공개된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틀 뒤인 18일 경기도 국감에서도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대해 "명백한 부실 대출"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주임 검사로서 수사를 하면서 이 부분(대장동)을 뺐다"고 주장했다.
  • ▲ 1일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에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검찰 수사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허위 인터뷰를 해주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신 전 위원장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 1일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에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검찰 수사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허위 인터뷰를 해주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신 전 위원장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 2021년 11월19일 남욱 "윤석열 검사가 조우형에게 커피 타줬다고 들어"

    김만배씨로부터 사전에 연락을 받은 남욱씨는 2021년 11월19일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 검사가 조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말을 김만배씨한테 들었다"고 진술했다. 짜여진 듯한 각본대로 움직여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님이 금새 들통났다. 조우형씨는 같은 달 24일 검찰에 "나는 윤석열 검사가 아닌 박모 검사를 만났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남욱씨는 12월 이뤄진 조유형씨와의 대질신문에서 "직접 조씨에게 들은 것 아니라 착각했다"며 발을 뺐다. 

    당사자들의 진술에 따라 '윤석열 커피' 내용은 허위임이 드러났음에도,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프레임을 고수해가며 사안을 대선 직전까지 끌고 갔다. 그러고 일부 언론들은 이에 동조 또는 가담했다.

    #. 2022년 2월 JTBC "윤석열 커피 진술 나왔다" 이재명 "왜 커피 타줬느냐"

    JTBC는 2022년 2월21일 "윤석열이 조우형 커피 타 줬다는 남욱씨의 진술이 나왔다"고 보도했고, 이재명 후보는 나흘 후 TV토론에 나와 윤석열 후보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 줬느냐"고 공격했다.

    이미 거짓임이 드러난 가짜뉴스가 언론을 타고 퍼져 대선 정국에서 특정인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게 활용된 것이다.

    #. 대선 3일 전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 이재명, 적극 활용 

    대선 3일 전인 2022년 3월6일에는 뉴스타파가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대선을 단 사흘 남겨 둔 시점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대장동 몸통으로 지목당했던 이재명이 해왔던 말이 맞았는지, 대장동 몸통이라며 누명 씌우던 사람들이 했던 말이 진실인지 국민 여러분께서 판단해 달라. 그리고 3월9일 투표로 보여달라"며 자신의 지지층 결집에 이용했다.

    다음 날인 3월7일에는 MBC가 뉴스테스크에서 관련 기사만 네 꼭지를 보도하면서 이같은 내용이 SNS 등을 타고 빠르게 확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부산 유세에서 "4만명에 가까운 피해자를 양산한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대장동 사건의 진실이 함께 드러나고 있다"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위대한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고 했다.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 수사를 무마하면서 대장동 사건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만배씨 발언을 비롯해 반복적으로 같은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면 주장의 일관성이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대선 1일 전 이재명 캠프 "대장동 배후는 윤석열" 댓글 조작까지

    대선 하루 전인 8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 선거 캠프 조직인 '촛불민심시민특별위원회(이하 촛불특위)'가 이 후보와 관련한 포털 기사에 친여(親與) 성향의 댓글을 달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촛불특위는 300여명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운영했다. 해당 대화방의 부방장인 A씨는 전날 이재명 후보가 이른바 '대장동 녹취록' 보도를 언급하면서 윤석열 후보를 향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진실이 드러났다'고 언급한 내용의 언론 보도를 공유하고 "우리가 여론이다. 진실을 알리고 퍼뜨리고 댓글을 달도록 하자"면서 "이명박의 다스는 누구의 것이냐. 또 속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배후는 윤석열. 반드시 투표로 심판하자"고 했다.

    해당 기사는 클리앙 등 좌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도 '화력지원 부탁드린다'는 제목과 함께 공유됐다. 해당 언론 기사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과 커뮤니티 등지에 공유되자 "이제야 밝혀진다. 그동안 이재명 억울해서 어떡했나", "불법 대출 브로커가 윤석열 앞에서 커피 마시고 무죄 받은 것이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해당 기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며 URL을 복사해 이를 지적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