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 레퍼토리시즌' 60편 공개, 남산 이전 50주년 '세종의 노래' 선보여
  • ▲ 왼쪽부터 여미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직무대리, 박인건 극장장,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국립극장
    ▲ 왼쪽부터 여미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직무대리, 박인건 극장장,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국립극장
    국립극장이 오는 9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12번째 시즌을 선보인다.

    국립극장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3-2024 레퍼토리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신작 24편, 레퍼토리 9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13편 등 총 60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올해는 국립극장이 남산 이주 50주년을 맞는 해이다. 소속 예술단체를 중심으로 공연 횟수를 늘리고, 봄·가을 매주 토요일에는 야외행사를 열어 극장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관객이 올 수 있도록 하겠다. 국립극장의 새로운 변화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취임한 박 극장장은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장, 세종문화회관 공연기획부장을 거쳐 경기아트센터 사장,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관장, KBS교향악단 사장,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이사 등 예술경영에 30년 이상을 매진해온 전문가다.

    그는 남산 초입에 위치한 국립극장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8월에는 관객들을 위한 식당이 새롭게 들어선다. 해오름극장 로비를 전면 개방하고, 2층은 북카페를 만들어 공연이 없어도 일상에서 친근하게 국립극장을 찾고 예술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왼쪽부터 여미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직무대리, 박인건 극장장,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국립극장
    ▲ 왼쪽부터 여미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직무대리, 박인건 극장장,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국립극장
    셋업 기간 등을 줄여 해오름극장의 공연 횟수를 기존보다 10~20% 늘릴 계획이다. "국립극장이 그동안 공연의 완성도를 위해 연습에 욕심을 부리다보니 상대적으로 공연 횟수가 적었다. 해오름극장은 메인 극장임에도 한해 110회 정도 공연을 올렸는데, 3년 안에 200회 이상으로 늘리겠다."

    국립극장은 1950년 4월 29일 서울 태평로 부민관(현 서울특별시의회 의사당) 자리 잡았다가 대구·명동을을 거쳐 1973년 10월 17일 남산 장충동으로 터를 옮겨 개관했다. 이번 시즌에는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해 '세종의 노래'를 12월 29~31일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백성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직접 쓴 '월인천강지곡'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3개 전속단체를 포함해 150인조 합창단과 서양 오케스트라까지 300여 명이 출연하며 연출가 손진책,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가 참여한다.

    박 극장장은 "'세종의 노래'는 무용, 합창 등이 어우러진 대규모 칸타타 형식으로, 서양악기와 국악기가 합쳐진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라며 "사회 분열이 심각한 현재 세종대왕이 강조했던 민심의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 공연'세종의 노래'에 참여하는 안무가 국수호(왼쪽)와 연출가 손진책.ⓒ국립극장
    ▲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 공연'세종의 노래'에 참여하는 안무가 국수호(왼쪽)와 연출가 손진책.ⓒ국립극장
    2023-2024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작품은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Ⅰ '디스커버리'(9월 1일)다. 현재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인 여자경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첫 만남이 이뤄진다. 여자경 지휘자의 시선으로 국악관현악 명곡을 새롭게 탐미한다.

    신작으로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의 기원'(11월 26일) △국립무용단 '사자(死者)의 서(書)'(2024년 4월 25~27일) △야외음악회 '애주가'(6월 1~2일) △국립창극단 '만신: 페이퍼 샤먼'(6월 26~30일) 등과 △해외초청작 연극 '에브리우먼'(2024년 5월 10~12일)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사자(死者)의 서'는 김종덕 국립무용단 신임 예술감의 안무작으로 티베트의 대표적인 불교 경전에서 영감을 받아 삶과 죽음, 인간 존재를 반추한다. '만신: 페이퍼 샤먼'은 판소리와 무속음악, 한지와 종이접기가 어우러져 한국적 미학을 집대성하는 무대다. 박칼린이 연출하고 명창 안숙선이 작창한다.

    여미선 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직무대리는 '애주가'에 대해 "다른 연주회와 달리 긴장감을 풀어놓고 우리음악과 전통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라며 "풍류적인 분위기로 연주자도 관객과 술을 마시고 공연하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 국립창극단 '리어' 공연 장면.ⓒ국립극장
    ▲ 국립창극단 '리어' 공연 장면.ⓒ국립극장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합★체'(9월 14~17일) △판소리의 깊은 멋을 담아낸 '심청가'(9월 26일~10월 1일) △국립무용단 대표작 '묵향'(12월 14~17일) △셰익스피어 비극을 우리 소리로 풀어낸 '리어'(2024년 3월 29일~4월 7일) 등 지난 시즌에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공연도 이어진다.

    유럽 각지의 극장·배급사와 손잡고 화제의 신작을 상영하는 '엔톡 라이브 플러스(NTOK Live+)의 라인업도 탄탄하다. 영국 국립극장 엔티 라이브(NT Live)의 '오셀로'(11월 17·22·25일)와 '갈매기'(19·23·26일),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이 제작한 이타 라이브(ITA Live)의 '메디아'(18·21·24일) 3편으로 국내에서 최초 공개된다.

    박 극장장은 "취임 후 국립극장이 제작극장으로서 탄탄한 시스템과 예술적 역량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고, 세계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작품이 계속 성장하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2023-2024 시즌' 티켓은 두 차례에 나눠 판매한다. 2023년 하반기 패키지 티켓과 개별 공연은 각각 20일과 25일부터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패키지 티켓은 최대 40%, 조기 예매는 30% 할인을 제공한다. 내년 상반기 공연 티켓 판매 일정은 11월 중 별도 공지하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