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화면 도둑교체' 연상… MBC 방송사고 눈총A아나운서, 단신 전하면서 3개 기사 섞어서 읽어MBC, 방송사고 후 사과도 없이 재녹화해 업로드
  • ▲ 지난 8일  MBC '뉴스외전'에서 A아나운서가 단신 기사들을 섞어서 읽는 방송사고를 내 눈총을 사고 있다. ⓒMBC노동조합 제공
    ▲ 지난 8일 MBC '뉴스외전'에서 A아나운서가 단신 기사들을 섞어서 읽는 방송사고를 내 눈총을 사고 있다. ⓒMBC노동조합 제공
    최근 KBS가 사전 고지 없이 '앵커화면'을 '도둑교체'한 사례를 연상케 하는 황당한 방송사고가 MBC에서도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과 동아일보에 따르면 지난 8일 MBC '뉴스외전'에서 A아나운서가 단신 기사들을 소개하면서 기사 세 개를 섞어서 읽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날 A아나운서는 '윤석열 대통령 반도체 국가전략회의 주재' 기사를 읽다가, 영상이 바뀌지도 않았는데 두 번째 문장부터 '김의철 KBS 사장 기자회견' 기사를 읽었다.

    A아나운서가 김 사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하는 동안 방송 화면이 윤 대통령의 모습에서 김 사장의 기자회견 장면으로 바뀌었지만, 화면 하단에는 윤 대통령의 반도체 국가전략회의 자막이 그대로 나갔다.

    그런데 A아나운서는 난데없이 '전국철도노조 철도 민영화 반대' 기사를 읽다가 다시 윤 대통령 기사를 읽고, 마지막으로 철도노조 기사로 돌아가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이 같은 실수는 거의 1분 동안 지속됐다.

    있어서는 안 될 방송사고였지만, 더 큰 문제는 사고 이후 MBC 측의 대응이었다.

    사고를 낸 A아나운서도, 뉴스외전의 B앵커도 초유의 방송사고를 낸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대신 편집부는 마치 방송사고가 없었던 것처럼, 6월 8일 뉴스외전의 단신 세 개를 재녹화해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MBC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담당 아나운서가 뉴스 원고를 잘못 읽어서 일어난 방송사고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주 중으로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MBC노조는 <방송사고를 감추는 회사가 되었습니다>라는 11일 자 성명을 통해 "그렇게 방송사고 흔적을 가린다고 일어났던 사고가 없던 일이 되냐"며 "타조가 맹수를 만나면 모래에 머리를 묻는다는 말이 있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주간뉴스센터장은 한 번 찾아보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설마 지난 3월 뉴스데스크의 KT 사장 지원 오보처럼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고 인터넷 동영상만 고쳐놓은 것은 아니냐"고 캐물은 MBC노조는 "민주노총이 회사를 장악하기 전에는 방송사고가 나면 그 직후나 뉴스 클로징멘트에서 반드시 시청자에게 사과를 했는데, 그런 시청자에 대한 예의마저 사라진 것 같다"고 개탄했다.

    MBC노조는 "최근 들어 우리 회사의 총체적인 기강해이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아마도 상대편은 없는 죄라도 만들어 징계하고 우리 편은 솜방망이로 때리는 흉내만 내온 민주노총 출신 경영진들의 폐해일 것이다. MBC도 기업이고 언론사인데 어찌 이리 추락했는지 한숨이 나온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