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언련 "TBS·MBC 등 '친민주·편파 방송' 여전히 많아""뉴스공장 하차한 김어준, 마지막까지 '정치편향적' 진행"
  • ▲ 방송인 김어준. ⓒ뉴시스
    ▲ 방송인 김어준. ⓒ뉴시스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앞둔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간에도 MBC를 비롯한 주요 공영방송사들이 더불어민주당의 관점에 치우친 편파·왜곡방송을 멈추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TBS)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정언론국민연대(공정감시단장 이홍렬, 이하 '공언련')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1월 1일까지 한 주간 방영된 주요 뉴스·시사프로그램을 살펴본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관점으로 이슈를 다룬 불공정·편파방송이 총 66건 적발됐다"며 "방송사별로는 MBC가 23건으로 가장 많았고, TBS가 19건, KBS가 18건, YTN이 6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고 4일 밝혔다.

    공언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택으로 돌아온 소식을 전한 A기자는 '이 전 대통령이 특별 사면의 혜택을 받고도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반면, 이틀 전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출소 보도에서는 사과 여부를 묻기는커녕 사실상 김 전 지사를 띄워주는 행태를 보였다.

    이날 A기자는 이 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구체적인 사과는 없었다" "그 말이 죄를 인정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측근은 전했다"며 사과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이에 반해 김 전 지사는 석방 당시 자신의 범죄 사실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으나, A기자는 이런 태도를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

    오히려 "봉하 마을 방문에서 '국민통합'을 강조하고 다음 행보를 암시했다" "이른 아침부터 나와 있던 지지자들의 환대를 받았다"며 긍정적인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평화 위한 압도적 준비" 尹 발언을 '전쟁 선동'으로 왜곡

    지난해 12월 29일 뉴스데스크는 북한의 무인기 도발 사흘 만에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도마 위에 올려, 사실상 '대통령이 전쟁을 선동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몰아갔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해선 안 된다" "북한의 도발 의도에 놀아나고 있다" "덜컥 겁이 나는 건 대한민국 국민이다"라는 야당 의원 5명(임오경 대변인, 박홍근 원내대표, 임종석 전 비서실장, 김영배 의원, 김병주 의원)의 '날선 반응'을 자막과 인터뷰로 6차례 소개했다.

    반면, 여당 측 입장은 반영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8일 뉴스데스크에서 북한의 무인기 침투에 대한 '대통령의 질책'과 '군의 반응'을 주제로 대담을 나눈 앵커와 B기자는 대통령의 드론부대 창설 지시는 '논란'이라고 깎아내리면서, '군은 억울해한다'고 반복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내놓은 지시에 군이 부글부글 한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어 B기자는 "무인기 대응 훈련도 안 한 게 아니다" "육군도 지속적으로 해왔고, 공군도 훈련 해왔다"며 군을 일방적으로 감싸면서 '왜 대통령실이 훈련을 아예 안 한 것처럼 몰고 가느냐'는 식으로 비판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북한의 도발에 서울 하늘이 뚫린 것은 국민적 입장에서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지경에 이르게 한 군의 '부실 대응'이 보도의 핵심이 돼야 함에도, 군 관계자도 아닌 기자가 시종일관 군을 옹호하는 입장을 드러내면서 상대적으로 대통령의 질책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28일 뉴스데스크에서 앵커는 대통령실이 노동조합에 이어 시민단체들을 전면적으로 회계감사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감사원도 아닌 대통령실이 직접, 그것도 '왕 수석'으로 불리는 국정기획수석이 나섰다"고 밝혀 이번 감사가 시민단체에 대한 정권의 압력 차원이라는 인상을 심어 줬다.

    C기자도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약 2만개의 민간단체에 대해 전면적인 회계 감사소식을 발표한 대통령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을 소개하며 "대통령과 가장 가까이 소통하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왕 수석"이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시민단체 정조준" "이번에는 시민단체 겨냥"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발표" "집중 감사" 등의 용어들을 사용하고, "이번 조사는 시민단체 길들이기"라는 시민단체의 반응을 인용·보도함으로써 정권이 의도적으로 시민단체 보조금 유용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것처럼 부각했다.

    MBC, 자사 女 앵커 내세워 '탄압받는 회사' 코스프레

    지난해 12월 3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변상욱 전 CSB 기자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시사 프로그램의 '패널 불균형' 문제를 지적한 것을 가리켜, 사실상 여당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패널들을 자르고 친정부·친여 패널을 넣으려고 한다는 프레임을 씌웠다.

    이날 "용산이랄지 친여, 여당에 아주 비판적인 보수 패널을 참칭한 패널이다. 이게 맞습니까?"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변 전 기자는 "개인적인 심사가 여기서 읽혀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 보수가 아니라는 규정은 너무 자의적이고 보수에 대한 모욕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실제로 현재 시사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는 일부 보수 패널들의 경우 여당의 주류 의견을 반영하기보다 정부와 여당을 비난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자칭 보수라고 하는 이 패널들과 진보 패널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여야의 균형을 맞췄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석한 공언련은 "그러나 진행자와 변 전 기자는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목소리 제거'라는 프레임을 씌웠다"며 "변 전 기자가 '친민주당 발언'으로 폭넓게 비판받고 있는 인물임을 감안하면, 부적절한 출연자 선정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2023년의 너에게'라는 주제로 자유로운 청취자 참여 시간을 만들겠다고 마련한 코너에서, 주말 뉴스데스크 이지선 앵커를 전화연결해 MBC가 '탄압받는 방송사'라는 프레임을 만들었다.

    이날 이 앵커는 "비뚤어진 언론관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쥐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저도 어느새 위축돼 있는 제 자신을 느껴요"라고 말하며 정부의 언론 탄압으로 언론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이는 '자유로운 청취자 참여'라는 포맷을 악용해 자사 직원을 출연시켜 대통령의 언론관을 비판하고 마치 MBC가 '탄압받는 방송사'인 것처럼 왜곡한 매우 부적절한 사례"라며 "MBC 직원이 방송에서 자사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것은, '방송의 사적 활용'이나 '자사 입장 대변'을 불허한 방송 심의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어준, '걱정 말아요 그대' 틀면서 "오세운 빼고" 조롱

    지난해 12월 30일자로 막을 내린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은 노래 '걱정 말아요, 그대'를 틀면서 "오세훈 빼고"라고 말해 TBS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조롱하고 희화화했다.

    또 "저는 편파적입니다. 그런데 편파에 이르는 과정은 공정합니다" "가짜뉴스로 잔뜩 뒤덮인 미디어들이 자기들은 공정하다고 말하죠. 거꾸로 하는 거죠"라고 말하며 편파방송의 당사자로서 최소한의 반성이나 자성도 없이, '공정한 편파방송'이라는 궤변으로 본인을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30일 방송된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는 진행자 주진우를 비롯해 3명의 기자들이 나와 정부·여당을 집중 성토하는 방송으로 2022년 방송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 사면을 비판하는 내용,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 및 야당과의 협치가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내용 ▲정부의 이태원 참사 대응을 비판하는 내용 ▲정부의 화물연대 파업 대응 등 노동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 ▲검찰의 전 정부 관련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 ▲정부의 YTN·MBC·TBS 대응 및 방송통신위원회 압수수색 등을 비판하는 내용을 40분 이상 방송했다.

    반면 올해의 뉴스를 정리한다면서도 올해 가장 큰 뉴스인 '5년 만의 정권교체'나, '부동산 폭등' 같은 부정적 이슈는 전혀 거론하지 않아 극단적인 편향성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