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들, 엄청난 관심 보이며 수십만건 보도… 바이두·웨이보 '핫뉴스'로 올려尹 이전 방안 발표한 20일 오후 갑자기 '청화대' 급증… "반대한다" 댓글 쏟아져'청화대' 작성자 정보엔 '3월 이후 가입'… 다른 댓글 없이 "이전 반대" 글만 써"중국 포털 사이트 자동번역기 사용하면 ‘청와대’가 ‘청화대’로 번역돼""역대 대통령 불행, 풍수에 문제"… "한국 새 대통령 미신 믿는다" 조롱도
  • ▲ 지난 20일부터 '청화대'라는 표현을 쓰는 신규가입자가 폭증한 용산 주민커뮤니티 회원의 글. ⓒ주민커뮤니티 게시글 캡쳐.
    ▲ 지난 20일부터 '청화대'라는 표현을 쓰는 신규가입자가 폭증한 용산 주민커뮤니티 회원의 글. ⓒ주민커뮤니티 게시글 캡쳐.
    중국 관영매체들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집무실 국방부 이전에 큰 관심을 갖고 보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윤 당선인이 대통령집무실 이전을 발표한 지난 20일 이후 용산의 한 주민 커뮤니티 등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뉴스 댓글에는 ‘청화대’라는 표현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중국 댓글부대’의 여론조작을 의심하고 있다.

    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청와대 이전 두고 ‘무속 대통령’ 운운

    중국 관영매체들이 윤 당선인의 대통령집무실 이전에 큰 관심을 보이며, 지방 매체를 포함해 수십만 건의 기사를 쏟아냈다고 서울신문이 21일 전했다.

    신문은 “특히 윤석열 당선인이 20일 대통령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발표한 직후부터 중국 최대 규모 포털 ‘바이두’와 SNS ‘웨이보’ 등에서는 관련 기사가 ‘핫뉴스’로 등장했다”면서 “특히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뤄 관련 기사만 수십만 건이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관영매체들은 “현재 청와대 터는 고려 숙종 9년 때 처음 자리를 잡게 됐으나 역대 대통령들 대부분이 퇴진 후 구속수사를 받는 등 풍수지리학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매체 가운데 환구시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윤 당선인의 발표를 ‘속보’로 보도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과 2017년 청와대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한 일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 같은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에 대부분의 중국 네티즌은 “윤석열의 무속신앙이 청와대 이전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거나 “한국의 새 대통령은 여전히 풍수지리설과 미신을 믿는다”며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윤 당선인 발표 직후부터 용산 주민 커뮤니티에 ‘청화대’ 표현 급증

    공교롭게도 윤 당선인이 대통령집무실 이전을 발표한 20일부터 용산의 한 주민 커뮤니티에는 ‘청화대’라는 표현을 쓰는 신규 가입자가 폭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커뮤니티는 한강변 지역을 기반으로 한 곳으로, 지역주민들은 고도제한 등 건축규제에 매우 예민한 편이다.
  • ▲ 포털뉴스 댓글에서 찾을 수 있는 '청화대' 표현,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이전 발표 이후 이런 표현을 쓴 댓글이 크게 늘었다. ⓒ포털뉴스 댓글캡쳐.
    ▲ 포털뉴스 댓글에서 찾을 수 있는 '청화대' 표현,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이전 발표 이후 이런 표현을 쓴 댓글이 크게 늘었다. ⓒ포털뉴스 댓글캡쳐.
    그런데 20일 오후부터 커뮤니티에 신규 가입자들이 폭증했고, 대부분 “청와대의 용산 국방부 이전을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결국 커뮤니티 운영자는 20일 오후 “지금부터 대통령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정치성 글은 전면 금지한다”는 공지를 띄웠다.

    운영자는 “현재 신규 가입자가 폭증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가입하자마자 다른 활동 없이 대통령집무실 이전 등의 정치성 게시글, 댓글을 작성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런 글을 작성하는 사람은 무기한 활동정지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용산 주민·네티즌 “혹시 중국 댓글부대의 조직적 여론조작 아니냐” 의심

    이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처럼 ‘대통령집무실 국방부 이전 반대’를 주장하는 신규 가입자들이 ‘청와대’가 아니라 ‘청화대’라는 표현을 쓴다는 특징에 주목했다.

    한 회원은 운영자 공지가 나온 뒤 “정치 글을 쓰자는 건 아닌데 진짜로 댓글 중에서 (청와대를) ‘청화대’라고 쓰신 분들의 가입정보를 눌러보면 다 3월 이후 가입했고, 쓴 글도 가입인사밖에 없다”며 “청화대라고 쓰신 분들이 한꺼번에 가입해 집무실 이전에 반대하실 확률이란… 정말 신기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은 “커뮤니티 가입 조건에 ‘시진핑 XXX’를 하라는 항목을 넣고 싶은 심정”이라며 ‘청화대’라고 표현한 이들이 중국 댓글부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알려졌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대통령집무실 국방부 이전과 관련한 뉴스 댓글에서도 ‘청화대’라는 표현을 많이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네이버와 다음 뉴스 댓글에서는 ‘청와대’를 ‘청화대’라고 적은 댓글을 여럿 찾을 수 있다. 일부 네티즌은 “중국 포털사이트 등의 자동번역기를 사용하면 ‘청와대’가 ‘청화대’로 번역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