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중화권 매체 “늑대외교 포기 조짐”…양제츠·왕이 8월 들어 미중평화 거듭 강조
  • ▲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한, 중국 공산당의 우마오당 지시문 일부. ⓒ중화권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한, 중국 공산당의 우마오당 지시문 일부. ⓒ중화권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중국 공산당이 자세를 낮추는 걸까. 최근 중국 공산당이 댓글부대 ‘우마오당’에게 “미국을 비난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미국과 대만 매체들이 전했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외교담당 위원과 왕이 중국 공산당 외교부장은 8월 들어 미중관계의 중요성과 우호에 대해 거듭 강조하고 있다.

    RFA “중국 공산당, 우마오당에 반미활동 중단 명령”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지난 7월 ‘우마오당(댓글 1개당 0.5위안을 받고 중국 공산당의 지시대로 여론을 조작하는 집단)’에게 반미적 댓글을 다는 것을 중단하고, 미중 관계가 좋으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들이 보도했다.

    해당 내용은 우마오당 내부에 전달된 중국 공산당의 명령을, 한 네티즌이 입수해 RFA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시문에는 “만약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공격적이고 미국을 모욕하는 댓글을 달다가 적발될 경우 그동안 활동에 대한 수당과 보너스를 삭감할 것”이라고도 돼 있다.

    자유시보는 “지난 6월에는 우마오당의 댓글 수당이 0.2위안까지 떨어졋다”면서 “이런 이유에서인지 최근 온라인과 SNS에서는 미국을 비난하는 악성댓글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양제츠·왕이 “미중 관계 악화는 소수 미국 정치인의 비난”

    미국에 대한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수사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이는 중국 공산당 내부의 우려 때문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산당 내에서는 시진핑 집권 이후 행하던 ‘전랑외교(戰狼外交·싸우는 늑대처럼 공격적인 외교 행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 지난 7월 남지나해 인근을 항해하는 미 해군 항공모함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7월 남지나해 인근을 항해하는 미 해군 항공모함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CMP와 접촉한 중국 공산당 소식통은 “미중 관계에서 오해를 피하고 완전한 파국을 막기 위해 미국과 대화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중국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전랑외교가 중국을 세계 다른 국가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외교담당 위원은 지난 6일 “역사를 존중하고 미래를 향하며, 미중관계를 확고히 지키고 안정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미국 내 소수 정치인들이 사적인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매우 위험한 지경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이 외교부장 또한 지난 5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관계가 수교 이래 가장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미중 관계가 악화된 것은 소수의 편향적이고 적대적인 미국 정치인들이 중국을 비방한 때문”이라면서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위해)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이날 왕이 부장과 같은 말을 했다.

    SCMP가 중국 군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지도부가 인민해방군에게 남지나해에서 미군과 충돌 시 선제공격을 하지 말라고 지시, 미국에 긴장완화 제스처를 취했다”고 지난 11일 보도한 내용 또한 마치 중국 공산당이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는 것처럼 비춰졌다.

    그러나 중화권 반공매체들은 이를 두고 “미국이 중국 공산당 최고위층만을 노려 제재를 가하고 압박하자 잠깐 움츠러든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항복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전술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