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에 생각 다른 美 바이든… 文대통령과 대화에 부담 가진 듯日 기시다 총리, 文 만날 의지조차 없어… '文 임기 내 관계 회복'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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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기대한 한미·한일 정상회담이 모두 불발됐다.문 대통령으로서는 미국에는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한 동력을, 일본에는 과거사 문제 해법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미국과 일본 모두 문 대통령을 만나 얻을 수 있는 소득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文의 종전선언 제안이 부담스러운 미국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시에 참석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등에서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모두 불발됐다.문 대통령과 바이든의 만남은 지난달 30일 G20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선 채로 2분여 인사한 것과, 31일 공급망 회복과 관련한 회의에서 잠시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다.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종전선언을 꾸준히 제안하는 문 대통령과 대화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전선언에 관한 양국의 견해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말 브리핑을 통해 ‘종전선언'과 관련한 질문에 "한·미는 종전선언과 관련한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 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대중국 압박에 '올인'하는 미국으로서는 다자외교 무대에서 실효성 없는 '종전선언'을 테이블에 올릴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이와 관련,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일 "정상회담은 열매를 따서 국민께 보고 드리는 자리"라며 "실무적 대화가 오가는 중이기 때문에 양국 정상이 굳이 만날 타이밍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기시다, 문 대통령 만날 의지조차 없었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대면조차 하지 못했다. 두 정상의 동선이 겹치는 부분이 없었다는 것이 청와대가 말하는 표면적 이유다.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애초부터 문 대통령을 만날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시다 총리는 2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등과 양자회담을 가졌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과도 회담을 했다.한·일 정상이 얼굴을 마주한 것은 2019년 12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와 만난 것이 마지막이다.이 때문에 임기를 6개월여 남긴 문 대통령이 임기 내에 일본과 관계개선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靑 "다자회의 본질에 집중해야"박 수석은 3일 한미·한일 정상회담이 불발됐다는 지적에 "왜 '불발'이라고 표현하느냐. 프레임을 바꿨으면 좋겠다"며 "다자회의는 다자회의의 본질에 집중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지금의 이슈들이 워낙 글로벌 이슈 아니냐"고 반문한 박 수석은 "코로나 팬데믹의 문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되는 문제, 질병·기아·경제 문제, 공급망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다자회의에 가서 꼭 남북 문제, 또 일본 문제를 둘러싼 주변 4강외교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다자회의의 특성과 본질을 흐리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박 수석은 이어 "이번에 만남이 이루어졌으면 좋았겠지만, 다 만나실 때가 있을 것이고, 그 길을 향해서 가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