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여성 인권은 강조, 남성 인권엔 침묵"… "선택적 인권 옹호" 지적
  • ▲ 정의당 김종철 대표. ⓒ정의당
    ▲ 정의당 김종철 대표. ⓒ정의당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0일 남성 아이돌 성착취물인 '알페스' 논란과 관련해 "여성혐오를 해서는 안 된다"며 편향적 젠더 감수성을 드러내 논란이 일었다.

    최근 일부 10~20대 여성 사이에서 유행하는 알페스(RPS, Real Person Slash)는 미성년 남자 아이돌 등을 소재로 한 동성애 음란물(소설·만화)로, 적나라한 성적 표현과 변태스러운 성관계 등을 묘사해 '제2의 N번방 사태'라고 불린다. 

    그런데 '성평등'을 핵심가치로 내세우는 정당의 수장이 이 문제를 등한시하자 국민의힘에서 "정의당이 특정 성별만 옹호한다"고 꼬집은 것이다.

    알페스 어떻게 생각하나… 김종철 "잘 모른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알페스 논란에 관한 질의에 "알페스는 저도 듣고는 있었으나 솔직히 잘 알고 있지는 못하다"며 "이것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 폭력 이런 것에 반대되는 알리바이가 돼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이어 "사회의 압도적인 권력 구성은 여성에게 불리하게 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폭력 피해자의 압도적 다수가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알페스가 또 다른 알리바이, 성폭력으로 여성들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무마하기 위한 알리바이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낙태죄 완전 폐지'를 당 핵심 기조로 내세우며 동성애자와 여성의 인권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성인권 문제의 화두로 떠오른 '알페스' 논란에는 함구하자 국민의힘에서는 김 대표가 편향된 젠더 의식을 지녔다는 지적이 나왔다.

    '알페스 피해자' 이준석... "정의당, 특정성별만 위하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알페스가 여성혐오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정의당이 결국 특정 성별을 위하고, 김 대표도 알페스의 주 수요층으로 인식되는 특정 성별을 위해 이런 언급을 했는데, 최근 행보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알페스를 직접 겪은 피해자로 알려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최근 한 간담회에서 "예전에 tvN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에 출연할 당시 알페스를 많이 겪어봤다"며 "방송에서 같이 출연한 남성 중 꽃미남 계열 출연자들이 알페스·동성 팬픽의 대상이 돼 저랑 같이 인터넷 카페 등에 올라오고는 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아이돌의 성적 대상화 논란에 불이 붙으면서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청원은 게재 사흘 만에 20만 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청년문제 연구조직인 '요즘것들연구소'는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방문해 알페스 제조자 및 유포자 110여 명을 처벌해달라는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연구소 대표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들을 처벌하는 법안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 ▲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미성년 성착취물 '알페스' 수사의뢰서 접수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미성년 성착취물 '알페스' 수사의뢰서 접수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