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내 집 마련 꿈, 대통령이 걷어차"… 국민의힘 "가짜뉴스라는 청와대 해명은 억지"
  • ▲ 11일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 점검'에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내정자. ⓒ청와대
    ▲ 11일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 점검'에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내정자. ⓒ청와대
    "그러니까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 "여러 가지 공간 배치가 진짜 아늑하기는 합니다. 앉아볼까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의 방 2개 딸린 44㎡ (13평형, 빈집) 공공임대주택에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게 말한 발언이다. 이 발언의 취지가 확대 해석돼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언론사를 겨냥해 "왜곡된 사실을 그대로 보도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가족이 점점 아이도 늘고, 아이가 자라서 많아지고, 재산이 형성되면 더 높은 수준의 주거를 원할 수 있기 때문에 13평형이 아닌, 중형아파트로 옮겨갈 수 있도록 '주거사다리'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라며 "하지만 이 모든 사실은 빼버리고 두 신문(동아일보·중앙일보)은 대통령이 13평 아파트에 4인이 살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몰고 갔다"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변 사장에게 "가능하겠다(는 말이냐?)"라고 질문한 것인데, 주장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문제제기다. 실제로 청와대의 해명이 나오기 전 문 대통령을 겨냥한 야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원은 이날 '니가 가라 공공임대'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보통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는데, 대통령은 그런 '바보같은 꿈'은 버리라고 한다"며 "대통령의 사다리는 13평의 공공임대에 4인 가족과 반려견이 살다가 18평, 25평의 공공임대로 이사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기들은 공공임대 싫으면서 국민들은 살라?"

    이어 "내 집 마련의 꿈과 주택사다리를 걷어찬 장본인이 문 대통령"이라며 "자기들은 공공임대에 살기 싫으면서 국민들은 공공임대에 살라고 한다"고 질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트위터 글에서 "대통령께서 정책 실패 인정은커녕 13평 임대 아파트를 보고 '4인 가족도 살겠다'고 했다"며 "퇴임 후 795평 사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국민에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민석 대변인은 두 사람을 겨냥한 추가 논평을 내고 "그들의 마음 속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며 "정치 지도자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대통령과 국민을 이간시켜서 정치 이익을 보려고 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비전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13평 보고 그런 질문하는 건 상식인가"

    하지만 야당에선 청와대가 실제 악화하고 있는 부동산 민심을 보지 않고 무리한 대응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발언이 '질문'이었다는 청와대의 해명은 억지다. 게다가 문제는 '주장'인지, '질문'인지가 아니다"라며 "백번 양보해 13평 아파트를 보고 저런 질문을 하는 것은 그럼 상식적인가"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는 국민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분노하는지 보다 대통령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지만 골몰하는 듯하다. '임대주택 가짜뉴스'라며 한밤 언론사에 비상을 거는 초조함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살아야 할 곳'이 아닌 '살고 싶은 곳'을 원한다"며 "'주택 배급'이 아닌 '주택 공급'이여야 한다. 실패한 사회주의 국가의 전철을 그리도 따라가고 싶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