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3~5일간 미열, 특이증상 없어… 기저질환자·노인 보호로 코로나정책 바꿔야"
  • ▲ 차명진 전 의원이 지난달 27일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음압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차 전 의원은 지난달 19일 우한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지난달 31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차명진 전 의원
    ▲ 차명진 전 의원이 지난달 27일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음압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차 전 의원은 지난달 19일 우한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지난달 31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차명진 전 의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우한코로나(코로나19) 확산으로 전 국민이 불편을 겪는다. 일상에서 마스크 착용은 기본인 데다, 확진자 발생에 따른 사회·경제적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우한코로나 확진환자 대부분은 경증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자 및 기저질환 등이 있는 경우 중증 또는 위중한 상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한코로나의 위험성과 관련해 견해가 분분하다. '치명률이 낮아 독감 등 일반 감염병과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주장과 '감염력이 높고, 합병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대립한다. 

    이런 가운데 '정치 풍운아'로 불리는 차명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9일 우한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아 화제가 됐다. 

    지난 3일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가진 차 전 의원은 자신이 겪었던 우한코로나 증상들과 치료 과정 등을 소상히 설명했다. 차 전 의원은 12일 동안 생활치료센터와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지난달 31일 완치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차 전 의원은 "우한코로나에 걸리기 전에는 무슨 페스트(흑사병) 같은 역병인 줄 알았다"며 "걸려도 독감보다 약하고, 나이 많으신 분들이나 몸에 지병 있는 분들 중심으로 조심하면 된다. 기저질환자와 노인 보호하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전 의원은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가 걸리면 바로 죽는 것처럼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며 "오히려 정부가 진짜 코로나와 무관한 코로나 공포증이라는 이상한 정신병을 유포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광화문발(發) 감염 주장에는 "'광화문집회=코로나바이러스의 진앙지'라는 등식은 안 맞다"면서 "질본도 광화문집회 참가자 몇 명, 이렇게 발표할 뿐 현장에서의 감염경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감염경로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14일 전철을 탔는데 어떤 60대 남자분이 아는 척하며 말을 걸어왔다"며 "턱스크를 했는데 얼굴에 병색이 완연했다. 그분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설마 했는데, 예의를 지킨다고 마스크를 내렸던 게 화근이 됐던 것 같다"고 의심했다.

    우한코로나 증상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고 밝힌 차 전 의원은 "확진판정 뒤 3~5일째 미열이 있었다"며 "병원에 나와 함께 있었던 분들 보니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었다.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4·15총선을 포함한 세 번의 낙선, 이후 우한코로나 확진 등 굴곡이 많았던 자신의 정치인생과 관련해서는 "내가 직진만 하고 돌아갈 줄 몰라서 그런 것 같다"며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그냥 이렇게 살겠다"고 밝혔다.
  • ▲ 지난달 24일 밤 차명진 전 의원이 폐렴 증세로 안산 중소벤처수련원에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 ⓒ차명진 전 의원
    ▲ 지난달 24일 밤 차명진 전 의원이 폐렴 증세로 안산 중소벤처수련원에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 ⓒ차명진 전 의원
    다음은 차 전 의원과 일문일답.

    -차명진이 생각하는 코로나란?

    "솔직히 걸리기 전에는 무슨 페스트 같은 역병인 줄 알았다. 지금 보니 감기·몸살 정도다. 그런데 이상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게 걸리면 바로 죽는 것처럼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괜찮다. 걸려도 폐 같은 곳에 기저질환이 없으면 걱정할 것 없다. 나는 처음 3~5일째 미열이 있었고, 우리 처는 아예 음성이었다. 나도 어렸을 적 폐렴을 앓지 않았으면 그냥 지나갔을 것이다. 오히려 정부가 진짜 코로나와 무관한 코로나공포증이라는 이상한 정신병을 유포하는 것 같다."

    -검사는 어떻게 하나?

    "나는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를 믿는다. 8월17일 저녁에 광화문집회 참가자는 보건소에 가서 검사받으라고 질병관리본부에서 문자가 왔기에 18일 아침에 검사받았다. 코와 입에서 면봉으로 점액을 채취했다. 다음날 전화로 '당신 양성이다'라고 통보가 왔다. 생활치료센터에서 두 번, 병원에서 두 번 폐사진을 찍었다. 나오기 전에 한 번 비말검사를 했다. 비말검사 기준은 모르겠고, 확진자 중에서 폐사진이 안 좋은 사람이 치료 대상인 것 같았다. 안산 생활치료센터에서 사진을 찍더니 폐가 안 좋다고 이천의료원 음압실로 보내더라."

    -자가격리는 어땠나?

    "내 처는 내가 양성판정받고 바로 검사받았는데, 음성 통보와 함께 확진자 밀접접촉자여서 14일간 자가격리하라고 가평군청으로부터 통보받았다. 자가진단도 하고 위치추적도 하는 앱을 깔았다. 체온계와 쓰레기봉투 갖다 주고 외출금지란다. 이사한 지 며칠 안 돼서 생필품 준비가 안 됐다. 다행히 지인들이 밑반찬을 갖다 줘서 그것으로 버텼다. 지자체마다 다르다는데 그게 설명이 되나?"

    -자신의 코로나 감염경로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내가 15일 집회 갔다 이틀 반 후인 8월18일 오전에 검사받았다. 내가 여태껏 들은 코로나 잠복기간은 5~15일이다. 그날 집회현장에서 누구와 밀접접촉한 적이 없다. 누가 알아볼까봐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비가 너무 많이 왔고 우비를 뒤집어써서 비말이 전달될 틈도 없었다. 다만 집에 오는 길에 전철에서 그날 집회 갔던 분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그거라면 모를까? 아무튼 '광화문집회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앙지'라는 등식은 안 맞다. 그날 그 자리에 갔던 사람 중에 코로나 감염자가 있을 뿐이다. 질병관리본부도 광화문집회 참가자 몇 명 이렇게 발표할 뿐 현장에서의 감염경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 내가 의심스러운 경로는 오히려 그 전날인 14일이다. 전철을 탔는데 어떤 60대 남자분이 아는 척하며 말을 걸어왔다. 턱에 마스크를 했는데 얼굴에 병색이 완연했다. 그분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설마 했다. 예의를 지킨다고 마스크를 내렸다."

    -직접 겪은 코로나 증상이 있다면? 

    "특별한 증상은 없다. 병원에 나와 함께 있던 분들 보니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더라. 다른 환자에게 '왜 오셨느냐'고 물으니 '생활치료센터에 있다가 폐사진이 안 좋아서 왔다'고 했다. 내가 가만히 관찰해보니 다들 폐가 안 좋거나 감기나 비염이 잘 걸리는 사람이 잘 감염되는 것 같다. 이건 확실하다. 몸 상태가 정상인 사람은 안 걸린다. 아주 나이 많은 분이라면 모를까. 걸려도 독감보다 약하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나 몸에 지병이 있는 분들 중심으로 조심하면 된다.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치료는 어떤 식으로 이뤄졌나?

    "안산 생활치료센터에 6일 있었는데 아무런 치료행위도 없었다. 내가 몸에 미열이 있으니 해열제 달라고 해서 그거 복용했다. 일주일쯤 있으니 폐사진이 안 좋다며 이천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거기서는 기침약·가래약도 주고 링거액과 항생제 주더라. 의사가 전화로 문진도 해주더라.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를 직접 제거하는 약은 없는 것 같다."

    -완치 기준은 무엇인가?

    "이천의료원에서 매일 두 번씩 체온·혈압·맥박·산소포화도를 쟀다. 의사가 매일 한 번씩 전화로 문진했다. 나를 포함해 한 방에 4명 있었는데 모두 체온 36.5도 언저리, 산소포화도 95% 이상이었다. 모두 12일 만에 퇴원했다. 코로나 한 번 앓으면 항체가 형성돼서 이후에는 안 걸린단다. 다른 사람한테 옮기지도 않는단다. 평소에 몸이 건강하면 균이 들어와도 발병하지 않는 것 같다. 마스크를 생활화해야 할 것 같다. 나는 발병 이후 집에서도 마스크를 쓴다."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어떻게 생각하나?

    "코로나는 만연해 있다. 치명적이지도 않다. 유행성독감 같은 거다. 정부가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이유를 모르겠다. 코로나 막는다면서 코로나공포증이라는 새로운 병을 광범위하게 유포한다. 광화문집회, 사랑제일교회 같은 인과관계가 분명하지도 않은 가상의 적을 만들어 마녀사냥한다. 사랑제일교회, 광화문집회 고립시킨다고 코로나가 없어지지 않는다. 코로나 방역은 제대로 안 되면서 나라가 증오와 분노로 가득 찼다.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 자가격리하기, 기저질환자와 노인 보호하기로 전환해야 한다."

    -정치인생에 굴곡이 많았다. 앞으로의 포부는 무엇인가?

    "내가 직진만 하고 돌아갈 줄 몰라서 그런 것 같다. 내가 걸려 넘어지는 것은 두렵지 않은데, '거봐' 하면서 손가락질당하는 게 괴롭다.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그냥 이렇게 살겠다. 내가 틀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