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힘들 텐데 파업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SNS… “또 편 가르시나” 여론 싸늘
  • ▲ 지난 6월 더위 속에서 물을 마시는 의료진.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6월 더위 속에서 물을 마시는 의료진.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간호사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라며 SNS 메시지를 공개했다. 하지만 간호사를 격려한다며 그 원인을 의사 파업으로 돌리는 내용임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또 편 가르기 하는 거냐”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의사들 파업 때문에 간호사들 힘들 것… 안타깝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을 드린다”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대통령은 이어 “코로나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렵겠느냐”며 “여기다 진료공백으로 환자들의 불편이 커지면서 비난과 폭언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가중된 업무부담, 감정노동까지 시달려야 하는 간호사분들을 생각하니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 의사들의 파업이 문제의 원인임을 누차 강조했다.

    의료진을 의사와 간호사로 편 가르는 대통령의 표현은 다음 대목이 백미였다. 

    “지난 폭염에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면서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나 환자 곁을 지키며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간호사들 곁에는 항상 우리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정부는 간호인력 확충, 근무환경 개선, 처우 개선 등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간호사들만 따로 지칭하며 감사를 표했다.

    네티즌 “이제는 의료진까지 편 가르기 하냐” “팩트도 틀렸다” 비난

    청와대는 이 메시지를 통해 파업하는 의사들을 비난하는 여론을 조성하려 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여론은 정반대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당장 포털 뉴스 댓글만 봐도 알 수 있다. 적지 않은 네티즌이 “이제는 하다 하다 코로나로 사투하는 의료진까지 편 가르기 하느냐” “간호사들을 더 힘들게 만든 것은 정부다. 빨리 의사들 현장으로 되돌려놓으라”는 의견을 내놨다.

    일부 네티즌은 “대통령의 SNS 메시지는 팩트부터 틀렸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과 3월 대구·경북에서 우한코로나 환자가 급증했을 때 현장으로 달려간 의료진 가운데 의사가 더 많았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3월16일 브리핑에서 “우한코로나 현장으로 파견한 의료진은 의사 1128명, 간호사 793명, 간호조무사 203명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6월25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1일까지 대구·경북으로 자원해서 간 의료진은 3819명이었다. 이 가운데 의사는 1790명,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1563명, 임상병리사 등 지원인력은 466명이었다. 

    또한 국방부가 지난 3월4일 밝힌 현지 투입 군의관은 680명, 간호장교는 75명이었다. 대통령 메시지처럼 간호사가 훨씬 더 많으려면 대구·경북지역 간호사를 여기에 합산해야 한다.

    하지만 우한코로나를 막는 현장에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따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합심해서 대응했다며, 이런 수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