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주의 보도 목적, 칭화대 석사 과정에 美 언론계 후원"… 보도에 미국이 '발칵'
  • ▲ 중국 칭화대 언론정보대학원에 개설된 국제언론경영(GBJ) 석사과정 소개글. 파트너로 유력 언론사를 소개하고 있다. ⓒ칭화대 GBJ 과정 홈페이지 캡쳐.
    ▲ 중국 칭화대 언론정보대학원에 개설된 국제언론경영(GBJ) 석사과정 소개글. 파트너로 유력 언론사를 소개하고 있다. ⓒ칭화대 GBJ 과정 홈페이지 캡쳐.
    미국 우익매체를 시작으로 아시아지역에서도 파문을 일으킨 뉴스가 국내에서는 전혀 보도되지 않는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언론들이 중국 칭화대 언론정보대학원의 한 석사과정을 적극 후원한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은 중국 공산당이 공산주의에 충실한 기자를 육성하는 곳이다.

    “미국 언론들, 중국 칭화대 국제언론경영(GBJ)과정 후원”

    미국 우익매체 ‘내셔널펄스’는 “미국의 내로라하는 언론과 대기업이 칭화대 언론정보대학원 내 국제언론경영 석사과정(MA of Global Business Journalism)을 10년 넘게 재정적으로 지원한다”고 지난 7월3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가 지목한 후원기업은 메릴린치와 2013년 이를 합병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블룸버그통신, 딜로이트컨설팅, 존 S 앤드 제임스 L 나이트재단 등이다. “이들이 후원하는 과정은 막시즘 이론(공산주의)을 언론 보도에 적용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이 만든 것”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CNN·비즈니스위크·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서방 유력 언론사들은 중국 공산당이 통제하는(Controlled) 이 과정에 10년 넘게 인턴십·장비·교육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해당 대학원도 홈페이지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해 놓았다.

    매체는 “또한 CNN 프로그램 GPS의 진행자 피라드 자카리아, CNN 부사장 로리 골러는 2017년 이 대학원에서 특강을 했고, 블룸버그 편집장이자 칼럼니스트인 리 밀러는 교수로, 뉴욕타임스의 기업담당 기자로 현재는 평론가로 일하는 레슬리 웨인은 방문 펠로로 이름을 올려놓았다”며 “이들 옆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당 간부들이 교수로 있다”고 덧붙였다.

    칭화대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모교로 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미국 정부를 향한 중국발 해킹의 상당수가 이 학교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정치적 올바름 가진 좌익 언론인 양성이 목표”
  • ▲ 2017년 파리기후변화협약 회의에서 만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와 마이클 블룸버그 블룸버그 통신 설립자. 두 사람 다 극성 친중파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매우 싫어한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파리기후변화협약 회의에서 만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와 마이클 블룸버그 블룸버그 통신 설립자. 두 사람 다 극성 친중파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매우 싫어한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체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이 이 과정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1기당 사용료가 연간 2만 달러(약 2370만원)에 달하는 자사 통신단말기 10대를 대학원에 무상공급했고, 마이클 블룸버그는 대학원생들과 직접 만났다. 블룸버그통신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편집국장 매튜 윙클러 또한 2016년 개교 10주년에 맞춰 기부금을 내면서 대학원을 방문했다.

    이처럼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력을 가진 언론사들이 돕는 칭화대 국제언론경영과정의 교육목표는 “정치적 성향 바로잡기(correct political orientation)”라고 한다. 이 대학원 학장이 한 편지에서 밝힌 데 따르면 “올바른 정치적 성향”이란 마르크스주의를 적용한 저널리즘이다. 그러나 이런 교육목표는 외국인 학생에게는 알려주지 않는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매체는 블룸버그통신 등이 왜 이 과정을 후원하는지 전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2016년 12월 '과정 개설 10주년 축하 기사'에서 해당 과정을 후원하는 '공식적인 이유'를 소개했다. 

    "칭화대가 2007년 9월 개설한 GBJ과정은 최고 수준의 기업담당 기자와 편집진을 양성하고자 만든 중국 최초의 국제 석사 과정"이라며 "블룸버그통신은 이 과정 설립 후원자이자 지금은 유일한 기업 후원자"라는 것이었다.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산업문제를 다룰 전문기자를 양성하기 위해 후원한다는 말이었다.

    내셔널펄스의 보도 이후 ‘뷰티오브라이프’ ‘가톨릭패밀리뉴스’ 등 일부 영·미권 우익매체도 이 문제를 다뤘다.

    가톨릭패밀리뉴스는 “중국 공산당은 미국인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연막을 피우고 가짜정보를 흘리고 사실을 오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는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말을 인용하며, 중국 공산당이 ‘애국가톨릭협회(CPCA)’를 앞세워 진짜 가톨릭교회를 탄압하는 것처럼 언론계에서도 똑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해당 기사에 언급되지 않은 다른 미국 언론들은 관련 내용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국내 언론 또한 이 뉴스에는 무관심한 상태다.

    칭화대 측이 밝힌 데 따르면, 지난 12년 동안 60개국에서 온 학생 326명이 이 과정을 졸업했다. 졸업생들은 인민일보·중국일보(China Daily)·신화통신·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라디오베이징·라디오중국 등 중국 관영매체뿐만 아니라 중국증권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한국 KBS, 미국의 블룸버그통신 등 해외 언론, 딜로이트컨설팅, 홍보기획사 오길비앤마더, IBM 등에 취업했다.

    KBS 측은 19일 "우리 회사(KBS) 기자 가운데는 칭화대 GBJ 출신이 없다"고 알려왔다. 이곳을 졸업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은 PD로, 현재 지방총국에 재직 중인 것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