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장관 7월23일자 연설문 해설…“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중국이 우리를 바꿀 것”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2번째)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2번째)과 양국 대표단과 함께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2번째)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2번째)과 양국 대표단과 함께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뉴시스
    7월23일(미국시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요바린다에 있는 닉슨 대통령 기념관에서 가히 대 중국 선전포고라고 말해도 될 정도의 강경한 연설을 행하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7월23일자 연설은 지난 6월 하순 이후 지속적으로 행해진 일련의 미국 고위급 관리들이 제시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 중국 초강경정책을 종합, 총정리한 완결판이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 시작 이후 미국은 중국에 대해 보다 강경한 정책을 전개하기 시작했지만 2020년 여름인 현재 트럼프의 대 중국정책은 사실상의 전쟁 수준에 도달했고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과정을 고위급 정책결정자들의 연설을 통해 공개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금년 6월24일 국가안보보좌관 오브라이언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중국의 이데올로기에 관한 연설을 했고, 7월7일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에서 중국의 대미국 불법적 간첩활동을 폭로하는 연설을 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그랜드 래피즈에 있는 포드 대통령 기념 박물관에서 중국의 경제침투를 경고하는 연설을 행했다. 

    이 세 가지 연설을 종합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은 그 제목이 “공산중국과 자유세계의 미래”라고 되어 있는 결의에 찬 사실상의 대중국공산당 선전포고문이었다.
       
    본 글은 폼페이오 장관의 공산중국과 자유세계의 미래라는 연설의 내용, 의미와 파장, 그리고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하고 향후 한국의 올바른 대책을 생각해보기 위해 작성한 글이다.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연설이 행해지는 장소는 그 자체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마련인데, 폼페이오의 대중국 관련 7·23연설이 수십년 동안 차단되었던 중국과의 관계를 전격적으로 연 닉슨 대통령의 기념도서관이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미국은 중국이 공산국가로 재건국된 1949년 이후 20여 년 동안 중국을 국제사회의 침략국, 부랑자로 선언하고 중국을 가능한 한 고립시키고자 노력했다. 바로 이 같은 상황을 충격적으로 타파하고 고립되어 있던 중국을 국제사회로 끄집어낸 대통령이 바로 닉슨이었다. 

    키신저 박사라는 탁월한 전략가를 보좌관으로 임명한 닉슨 대통령은 중국이라는 거인을 소련으로부터 떼어내 사실상 미국 편으로 만듦으로써 소련과의 냉전에서 승리한다는 전략을 택했다. 닉슨은 키신저와 마찬가지로 국제정치를 적나라한 힘의 관계로 이해하던 사람이었고, 소련을 붕괴시키기 위해서라면 중공과도 손잡을 수 있고, 중공을 키워 줄 수도 있다고 믿었던 현실주의자였다. 
       
    그래서 닉슨은 키신저를 중국에 비밀리에 파견해서 의향을 타진하고 궁극적으로 중공과 거래를 틀 수 있게 되었다. 당시 소련과 이념논쟁에 빠져 있었고, 우수리강 부근에서 영토분쟁까지 치르며 소련과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에 놓여 있던 중국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미국은 그 대가로 베트남에서 철군, 베트남이 공산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방치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의 방위는 아시아의 힘으로’라는 구호 아래 아시아 주둔 미군을 일부 철수시킴으로써 중국이 미국의 군사력을 걱정하지 않고 소련과 대결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국제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나아가 중국을 경제적으로 지원, 중국이 미국의 편에 서서 소련을 붕괴시키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하였다.
       
    닉슨은 1967년 ‘포린어페어’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중국을 변화시키지 않은 채 세계평화를 구축할 수 없다고 말했고, 중국을 미국 편으로 포용하고 중국의 발전을 도왔다. 

    폼페이오는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닉슨의 대중국정책이 개시된 지 49년째 되는 오늘 중국의 힘은 막강해졌지만 변하지는 않은 나라로 남아 있게 되었다”고 말하며 연설을 시작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록 노골적으로 닉슨의 대중국정책이 완전 실패라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오늘 미국인들은 닉슨 대통령의 노력과 희망이 결실을 맺었는가, 그렇지 못하게 되었는가를 평가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닉슨 방식의 대중국 포용정책은 이제 더이상 지속하면 안 될 상황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의 3개 연설문을 인용한 후 자신 연설의 목표인 ‘미국인들의 경제, 자유, 그리고 미래 자유세계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고 쉬운 말들로 표현하고 있다. 
       
    폼페이오는 “우리는 중국과의 거래가 예의와 협력의 밝은 미래가 될 것을 상상했습니다만 그런 세계가 오지 않았다”고 말하며 작금 중국발 바이러스를 중요한 예로 들고 있다. 

    그는 “오늘 우리는 아직도 마스크를 쓰고 있으며 중국공산당의 세계에 대한 약속 실패로 인해 연유된 지구적 전염병으로 인한 시체 숫자를 아직도 계속 세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홍콩과 신장에서 들려오는 인권탄압 뉴스를 듣고 있습니다. 자유세계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세하게 알아야 합니다” 라고 말한다.
       
    그는 중국의 사악한 무역행위로 인해 파탄나고 있는 미국인의 직업과 미국 전역의 경제를 파탄시키고 있는 중국의 무역통계를 말하며 “나날이 막강해지는 중국의 군사력에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중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해 진보해 나갈 것이라던 이론은 맞는 것으로 증명되었습니까? 이것이 중국이 정의하는 win-win 상황입니까? 그리고 진실로, 국무장관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미국은 더 안전해졌습니까? 우리 자신과 우리 후손들의 평화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습니까?”라고 묻고 “그렇지 않다”고 스스로 답한다.
       
    폼페이오는 “우리는 엄혹한 진실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자유로운 21세기 -시진핑이 꿈꾸는 그런 중국의 세기가 아니라- 를 위하여, 앞으로 수십년 동안 우리를 안내할 현실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중국과 무조건 거래하면 잘된다는 오래되고 눈먼 패러다임은 이제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더이상 지속하면 안 됩니다. 그것으로 다시 돌아가면 안 됩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미국의 경제, 실제로 우리의 생활방식을 보호할 수 있는 전략을 필요로 합니다. 자유세계는 중국의 새로운 전체주의에 대해 승리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호소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발전하면 민주화는 필연이라는 생각은 이제 그렇지 않다고 판명되었다. 미국의 노력은 중국 내부에서 닉슨 대통령이 유도하고자 했던 변화를 초래하지 못했다. 우리의 정책, 그리고 다른 자유국가들의 정책은 자신들에게 먹이를 준 손을 물어 뜯는 괴물을 만든 상황에 당면하게 되었다”며 현상을 진단한다. 

    “중국공산당은 우리의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를 악용하고 있으며, 중국은 심지어 미국 초중고등학교 학부형회의에도 선전일꾼을 보낼 지경”이라고 비난한다.
       
    “우리는 대만에 있는 우리 친구를 소홀히 했습니다만 그들은 활발한 민주주의를 이룩했습니다. 우리는 중국공산당에 특별한 경제적 대우를 했습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은 서방 측 기업에 중국에서 사업하는 대가로 중국의 인권유린에 대해 침묵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사회의 많은 부분이 중국의 요구에 굴복했습니다. 이처럼 아첨을 떨면 뭐가 생깁니까? 윌리엄 바 법무장관께서 지난주 연설에서 했던 말처럼 중국 지도자들의 궁극적인 야망은 미국과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공격하는 것이며, 중국은 미국의 소중한 지적재산권과 무역비밀을 파괴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 수백만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닉슨 대통령이 한때 자신은 중공을 세계에 개방함으로써 프랑켄슈타인을 만드는 게 아닌지 두렵다고 말한 적이 있었음을 인용하며 “지금 중국이야말로 진짜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오랫동안 이 같은 나쁜 일이 일어나도록 방치했는가? 폼페이오는 “우리들이 중국의 악성 공산주의에 대해 순진했고, 냉전 종식 후 승리에 도취했고, 겁쟁이 자본주의자였고, 중국의 평화적 부상이라는 말에 속았다”고 분석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오늘의 중국은 국내적으로는 더욱 더 권위주의적 독재국가이며, 그 외 모든 지역에서 자유에 위협이 되는 더욱 침략적인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금 이 순간에도 대화를 위한 대화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국은 진정 대화를 원하지만 공산주의자들은 미국이 항복하기를 원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항상 거짓말을 하며 미국은 그들에게 속아 왔음을 말하며,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더이상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 

    폼페이오는 “중국의 공산당 정권은 막스-레닌 정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며, 시진핑 서기는 파탄난 전체주의 이데올로기의 진실한 신봉자”라고 말한다. “중국공산당이 지구를 제패하겠다는 시진핑의 수십 년 된 야망은 바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나온 것이며, 미국과 중국공산당은 정치적·이데올로기적으로 본질이 다르다는 사실을 더이상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공산당을 격멸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방안으로 레이건 대통령이 했던 말을 인용한다.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을 대할 때 “믿어라. 그러나 증명하라”고 말했지만, 나는 중국공산당을 다룰 때 “그들을 믿지 말라. 그리고 증명하라”는 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폼페이오는 중국공산당을 격멸하기 위해 세계의 자유국가들이 단결해야 할 것을 주문한다. “자유를 사랑하는 우리나라와 우리 편 국가들은 닉슨 대통령의 희망처럼 중국의 변화를 유도해야 합니다.” 폼페이오는 미국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어야 하며 더이상 중국을 다른 나라들과 같은 정상적인 국가로 취급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미국의 법무부와 다른 기관들은 비정상 국가로서 중국이 행하는 범죄를 적극 추적, 처벌하고 있음을 말한 후 폼페이오 장관은 “PLA(중국인민해방군)가 정상적인 군대가 아니라는 사실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목표는 중국공산당 엘리트들의 절대권력을 지탱하기 위한 것이며, 중국 인민을 보호하기보다는 중국제국을 확장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미국 국방부는 동중국해 및 남지나해 전역 및 대만해협에서 항해자유작전(FONOP)을 적극 수행하는 등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는 “마지막 전선에서 중국의 침략을 억제하기 위해 우주군을 창설했다”고 말한다. 

    미 국무부 역시 중국을 다루기 위한 새로운 정책들을 입안하고 있다. 이번 주 미국이 휴스턴 중국영사관의 폐쇄를 명한 것은 지적재산권 도둑질과 첩보작전의 허브를 폐쇄한 것이다. 미국이 2주 전 남지나해에서 중국의 행동을 불법이라고 선언한 것은 더이상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도 내놓겠다’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공산당과 인민을 엄격하게 분리한다. 미국은 중국 국민들을 포용하고 그들에게 힘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는 연설장에 함께 대동한 중국의 인권운동가 왕단 등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을 격려했다. 폼페이오는 중국공산당 붕괴전략을 위해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대동단결할 것으로 호소하고 있다. 

    폼페이오는 미중 대결의 와중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나라들이 있을 것이지만, 적어도 모든 나라들이 중국에 정정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음을 강조한다. 중국공산당에 단순히 상호주의를 말하고 거래에서의 투명성과 책임감을 말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간단하고 강력한 기준은 대단한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는 “그동안 자유주의 국가들이 너무 오랫동안 중공을 포용했습니다만 더이상은 안 된다”고 단언한다. 자유국가들은 이제 목소리를 내자는 것이다. 같은 원칙 아래 행동하자고 말하는 것이다. 더이상 자유주의 국가들이 중국공산당에 대해 비겁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의 도전은 전 세계 모든 민주국가들, 특히 인도-태평양지역의 아시아 국가들의 분투와 에너지를 요구한다고 말하며,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중공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그토록 노력해서 성취한 우리의 자유를 쇠퇴시킬 것이고, 법이 지배하는 질서를 뒤엎을 것이며, 우리가 지금 무릎을 꿇으면 우리 아이들과 손자들은 중국공산당의 자비심에 운명을 맡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미국은 중공의 도전에 홀로 대처할 수 없으며, 그래서 유엔·나토·G7·G20 등 자유국가들의 복합적인 경제·외교·군사력을 명확한 방향으로 용기 있게 적용하려는 것이다. 이제 마음이 같은 나라들이 한 묶음으로 엮어질 시기가 되었다.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들의 새로운 동맹인 것이다. 우리들은 수단이 있다. 우리들은 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의지다. 폼페이오는 마지막으로 성경 귀절을 인용한다.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마태복음 26:41) 
     
    폼페이오 장관은 “자유세계가 바뀌지 않는다면 그 경우 중공이 확실히 우리를 바꿀 것이다”라고 단언한다. 그는 또한 “중공으로부터 우리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사명이며 미국은 이 같은 사명을 구현하는 지도국가가 될 완벽한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사명은 창조주가 준 인간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하고 막강한 진리이며 그것은 미국의 미국인들은 물론 중국인을 포함하는 세계 모든 인민에게 적용된다”고 말한다.
       
    미국이 희망했던 ‘잘사는 중국은 곧 자유로운 중국’이라는 공식은 현실이 되기는커녕 그 반대가 되었다. 미국과 세계는 먹이를 준 사람의 손을 물어뜯는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괴물인 중국공산당의 현실적인 위협에 당면하고 있다. 미국은 이 위협을 더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 자유국가의 자유와 인권, 안정을 위협하는 중국공산당을 궤멸시키기 위해 전 세계 모든 자유국가들에 단결하자고 호소하며, 중국 인민들의 동참도 호소하는 미 국무장관의 연설은 그 자체가 대중공 선전포고다.
       
    중국에 이웃한 한국은 이제 결단을 내릴 때가 되었다. 친중하며 아부를 떨다가 중국공산당과 함께 파멸의 길을 걸을 것인지, 또는 이와 반대로 자유세계의 일원으로서 중공 정권을 향해 당당하게 원칙을 요구함으로써 미래를 보장받을 것인지를 말이다. 너무나도 답이 분명한 이 질문을 하는 것은 현 한국 정부의 입장이 도무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