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호 “코로나 위기도 北 눈치 보나”… 김성민 “김정은·김여정에 잘 보이려는 것”
  • ▲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역대 최대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탈북민 정착지원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 이에 지성호 통합당 의원은 “추경 예산을 짤 때도 북한 눈치를 보느냐”고 비판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김정은·김여정에게 잘 보이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여당 단독 처리 3차 추경예산 38조3000억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월30일 통과시킨 3차 추경예산은 38조3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보다 3조원을 더 보탰다. 그런데 통일부 예산, 그 중에서도 탈북민 정착지원 예산만 25% 이상 삭감됐다. 여기에 9억2000만원 삭감된 국방부 예산을 합치면, 이 두 분야에서만 총 121억원이 삭감된 셈이다. 이 외에 다른 예산은 모두 증액됐다.

    통합당 지성호의원실에 따르면, 탈북민 정착 기본지원금 24억5000만원, 주거지원금 71억4000만원, 탈북민 고용지원금 3억9000만원이 삭감됐다. 하나원에서 진행하는 탈북민 교육훈련 예산도 12억9200만원 깎였다. 삭감액은 총 112억원이다. 탈북민 정착지원 예산 393억원의 25%에 달하는 금액이다.

    통일부는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한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북한이 중국 국경을 봉쇄하는 바람에 탈북민이 대폭 줄었다”며 “따라서 올해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탈북민 정착지원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탈북민들의 시선은 다르다. 탈북민 출신인 지 의원은 “여당이 역대 최대규모로 알려진 3차 추경예산에 3조원을 더 보태놓고 탈북민 지원예산만 112억원을 깎았다”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한다며 예산을 만들 때도 북한 눈치를 보느냐”고 비판했다.

    지성호·김성민 “여당, 북한 눈치 보는 것”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도 “정부가 북한 눈치를 너무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예산 삭감을 보니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부가 탈북민에게 너무 잘해줬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 “여기다 북한 김정은·김여정에게 잘보이기 위해 탈북민 지원을 줄이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번 탈북민 정착지원 예산 삭감에다 대북전단과 대북 쌀 보내기 단체 수사와 제재, 탈북민단체를 향한 압박까지 더해 보면, 모두 김정은과 김여정에게 “우리, 이만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보여주려는 것 같다는 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한편 탈북민 정착지원 예산은 25% 삭감을 제안한 통일부가 남북회담 추진 예산은 기존 14억6200만원에서 9400만원(6.4%)을 줄이는 데 그쳤다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남북회담 추진 예산은 정상회담이 열렸던 2018년을 제외하고는 지난 5년 동안 집행률이 절반 이하를 기록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또 탈북민 정착지원 예산 삭감안을 꼼꼼하게 살피지 않고 통과시킨 사람은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