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74.5%→ 60.8%로 비율 축소… 학력도 '경희대 서울' 허위 기재 후 분교로 수정
  • ▲ 고민정 예비후보 측이 올린 지지율 막대그래프. (빨간 선 표시=뉴데일리) ⓒ고민정 페이스북
    ▲ 고민정 예비후보 측이 올린 지지율 막대그래프. (빨간 선 표시=뉴데일리) ⓒ고민정 페이스북

    고민정 서울 광진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최근 지지율이 상대 후보보다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자신에게 더 유리하게 왜곡한 정황이 발견됐다.

    고 예비후보는 17일 페이스북과 자신의 블로그에 '고민정 43.3%, 오세훈 32.3%'로 조사된 한국일보-KBS 지지율 막대그래프를 게시했다. 그런데 이 막대그래프 길이는 실제보다 격차가 더 커 보이도록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 예비후보는 그러면서 "고민정은 강합니다! 고민정이 이깁니다!'"라고 강조했다. 4·15국회의원총선거를 30일 앞둔 시점에서다.

    고 예비후보 측이 올린 '고민정 43.3%' 지지율 막대그래프를 100으로 놓고 봤을 때 '오세훈 32.3%' 막대는 60.8% 비율로 작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수치 43.3에서 32.3이 차지하는 비율은 74.5%다. 오세훈 막대그래프에서 13.7%p 가 줄어든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고 예비후보 선거 캠프 관계자는 "SNS 홍보를 맡는 실무자가 부각하려고 그랬을 수 있다"고 시인했다. 객관적 사실을 전달한 것이 아닌 주관적 편집·가공이 이뤄졌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이 관계자는 향후 게시물 수정 여부와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20일 현재도 해당 게시물은 그대로 SNS 상에 올라 있다.

    "지지율 일희일비 않는다"더니…앞선 결과만 크게 홍보

    고 예비후보는 최근 실시된 5개 서울 광진을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에게 3 대 2로 앞서며 엎치락뒤치락했다. 이와 관련해 고 예비후보는 지난 16일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청와대 대변인으로 있을 때도 그랬지만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 다음날 자신이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라고 강조하며 격차 왜곡이 담긴 SNS 게시글을 홍보한 것이다.

    성과 홍보에 치중하다 이를 시각화한 막대그래프를 왜곡하는 일은 고 예비후보가 올초까지 몸담았던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이뤄진 일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2018년 7월 페이스북에 "가계소득 증가율은 나아지고 있다"며 관련 통계를 그래프로 그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2분기 '2.8%'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3분기 '2.1%'를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표시했다. 이후 청와대는 "단순 실수"라고 해명하면서 그래프를 교체했다.

    청와대는 또 2018년 8월 일자리상황판에 7월 취업자 증가 수 5000명을 두고 0.5로 표시돼야 할 막대그래프를 '사사오입'해 1로 표시했다. 지난해 2월 국무조정실이 낸 정책홍보자료에서는 한국의 2018년도 경제성장률이 실제는 일본보다 3배 높지만 막대그래프 상으로는 5배 이상 높게 표기돼 논란이 일었다.

  • ▲ 고민정 예비후보의 SNS상 학력 기재 내역. 왼쪽은 2월 21일, 오른쪽은 3월 현재. ⓒ고민정 페이스북
    ▲ 고민정 예비후보의 SNS상 학력 기재 내역. 왼쪽은 2월 21일, 오른쪽은 3월 현재. ⓒ고민정 페이스북

    '선거법 위반' 의혹에 경희대 서울캠→ 국제캠 수정

    고 예비후보를 향한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고 예비후보는 페이스북 학력정보란에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출신이라고 지난달 말까지 적었다가 '분교인 수원캠퍼스인데 허위 기재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수정한 것이 드러났다.

    고 예비후보는 경희대 중어중문학과에 98학번으로 입학해 2003년 졸업했다. 그는 2017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저는 지방대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저는 경희대 출신이지만 수원에 있는 국제캠퍼스를 나왔기 때문에"라고 자신의 학력을 소개한 바 있다.

    지난달 21일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은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고 예비후보가 페이스북 학력정보란에 '경희대 서울캠퍼스'로 적었다는 것을 전하며 허위사실공표죄로 인한 선거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이때는 고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에서 광진을 예비후보로 전략공천받은 상태였다.

    공직선거법에서 선출되는 공직자선거에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신분·직업·경력·재산·인격·행위·소속단체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경우, 비록 낙선해도 공직선거법 제250조의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

    다만 고 예비후보는 해당 방송 이후 페이스북 정보를 국제캠퍼스 출신으로 수정했다. 그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 등록은 이달 3일에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선거 캠프 관계자는 "(공식적) 선거운동을 하면서 서울캠퍼스를 나왔다고 말한 적이 없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다니는 김모 씨는 "고민정 후보가 분교 학번인 것은 맞지만, 2010년도에 두 캠퍼스가 통합해 지금은 성균관대와 마찬가지로 이원화 대학으로서 입시 결과가 동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일보와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서울 광진구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을 통해 지난 12~14일 3일간 조사해 15일 발표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