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親書)에 대한 서글픈 넋두리‘털 뽑힌 암탉’ 같은 신세가 됐다?마스크 ‘배급제’에서 우울한 상상도
  • 李 竹 / 時事論評家

      어느 역사학자의 칼럼집에서 한참 전에 읽었던 글이다.

      “인민을 노예로 만드는 체제를 가지고 오랜 기간 통치했던 스탈린에 대하여 아주 전설적인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스탈린은 그의 가까운 전우들을 모아서 인민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하여 가르쳐 주고자 하였다.
      스탈린은 암탉 한 마리를 가져오게 해서 모든 사람이 보는 가운데 산채로 털을 뽑아버렸다.
      최후의 털까지 뽑은 관계로 이제 암탉에게는 벼슬만 남아있게 되었다. 그리고는 닭을 놓아주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 때 털을 뽑힌 닭이 도망을 가지 않고, 대신 스탈린의 구두만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때에 스탈린은 닭에게 모이를 주었는데, 닭은 스탈린이 가는 곳 마다 그를 따라다녔다는 것이다. 
      그 때 스탈린은 사람들에게 ‘인민은 이렇게 다스려야 한다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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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습니다...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랍니다...”

      ‘대한독립 만세!’를 추억하는 삼일절의 ‘기념사’ 한 대목이다. 그리고 나서 하루만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전방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3일 보도했다.
    또 2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는 방사탄이라고 밝혔다...”

      이 ‘방사탄’은 35Km 고도로 240Km 가량을 날아갔고, 남서쪽으로 발사할 경우에는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평택까지 도달할 수 있단다. 늘 상 그랬듯이 ‘국민의 군대’는 “관련 동향 추적 감시와 대비태세 유지”를 외쳤다. ‘북악(北岳) 산장’에서는 단지 ‘유감’만을 표명했다고. 그러자...

      북녘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여동생이 남녘에다 대고 앙칼지게 퍼부었다고 하는데...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 세 살 난 아이들의 행태... 어떻게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 겁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가 보다. 그 무슨 ‘친서’(親書)라는 게 도착했단다. TV로 듣고 보기에 따라서는, 소식을 직접 전하는 ‘북악(北岳) 산장’ 쑈통 수석의 얼굴 표정과 억양이 자못 감격에 겨운 듯도 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남녘 동포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

      이 ‘친서’(親書)까지의 행태와 관련하여, 다수의 언론 매체들이 전문가들의 입을 빌어 “전형적인 대남 조련술(操鍊術)” 등등 이런저런 평가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하니 크게 전문적이지 못한 글쟁이가 재차 깝치기는 거시기 하고...

      정작 전문가들은 거들떠보기 조차 않을 두어 가지만 지적해보려고 한다.

      그 여동생의 주둥이를 빌어보건대, ‘백도혈통’(百盜血統)이 그 무슨 ‘친서’(親書)를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운, 겁먹은 개[犬]’에게 보낸 격이 된 건 아닌지. 말마따나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

      대갈빡에 겨우 피가 마르기 시작한 연놈들이 칠순(七旬)이 다 된 노인네에게 ‘세 살 난 아이’니 ‘요란하게 짖는 개’라고 하는 건 버르장머리와 상관없는 것인지. 또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라고 친구처럼 짖어대는 건 외교적으로 괜찮은 건지. 이에 덧붙여서...

      일련의 상황 전개가 위에 늘어놓은 ‘스탈린’의 일화(逸話)와 비교 꺼리가 될 수 있는가 여부는 읽는이들에게 질문으로 던져 놓기로 한다. 답은 각자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고...

      넋두리에 불과한 글이지만, 시작한 김에 요즈음 이 나라 ‘국민’들을 참담하게 만들고 있는 ‘우한[武漢] 폐렴’ 돌림병과 관련해서도 한 꼭지 달아본다. 물론 앞에서 횡설수설한 내용들과 전혀 무관(無關)하지는 않을 게다.

      우울한 상상을 떨쳐버리기 힘든 일이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일상(日常)이 될 수도 있지 싶다.

      “다음 주부터 마스크를 구매할 때 신분증 확인을 하여 1주일에 1인당 2매씩 살 수 있다. 출생연도에 따라 마스크 구매 5부제도 시행돼 구매할 수 있는 요일이 정해진다.
      정부는 [3월] 5일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확정했다....”
      혹시 지금부터라도 ‘털 뽑힌 암탉’ 처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까? ‘배급제’(配給制)에 적응할 태세를 갖추어야 하나?

      한 달 남짓 후, 총선(總選)이 끝나고도 아래와 같이 멋지고 한가한(?) 말을 지껄일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어느 나라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치권력을 갖는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