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방문’과 ‘특식 밥차’라고?공포의 외침 “누가 좀 말려줘요!”
  • 李 竹 / 時事論評家


      “[3월] 3일 경북 경주시에서도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긴 B군(19)이 보건당국에 적발됐다. 그는 지난달 24일 자가 격리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행정복지센터와 금융기관 등을 돌아다녔다. 
      대전에서는 50대 군인이 부대의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기고 동네 의원 등을 방문했다. 
      대전에서는 또 확진자 이모 씨(23·여)가 지난달 마트와 우체국 등을 방문해 논란이 됐다...”

      며칠이 지났다. 싸돌아다니면서 하신 말씀은 아니란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월 28일 916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어제 3월 8일 248명으로 추세적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현재의 추세를 계속 이어나가 신규 확진자 수를 더 줄이고 안정 단계에 들어간다면, 한국은 그야말로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

      채 사흘이 지나지 않았다. 기자들이 좀 지나치게 부풀리는 건가?

      “국내 인구 절반인 2600만명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11일 국내 확진자는 7755명으로 전날보다 242명 늘어났는데 이 가운데 51명(21.1%)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나왔다. 이날 수도권 확진자는 368명으로 열흘 전인 [3월] 1일(172명)의 2.1배다...”

      바로 그날이었다고. 아무개 일간지 기사들 중에서 이리저리 발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충북 청주에 있는 질병관리본부(질본)를 방문해 우한 코로나 사태와 관련, ‘질본이 열심히 해서 세계가 인정하는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질본을 방문한 것은 2017년 취임 후 처음으로, 사전 예고 없는 ‘깜짝 방문’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질본 직원 90여명을 위해 갈비찜 등 한식으로 ‘특식 밥차’를 준비해 현장에서 배식했다. 문 대통령은 정은경 질본 본부장 등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그 자리에서 하신 말씀들이란다. 두서없이 적어봤다. 다소 지루해도 정독(精讀)할만하다.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게 아니라 세계가 평가하고 있다... 질본은 칭찬받고 격려 받을 자격이 있다... 질본에 대한 칭찬과 격려는 국민 스스로에 대한 칭찬과 격려이기도 하다... 질본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증상자를 찾아내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검사를 해서, 감염을 확인하면 적절한 치료로 사망률을 낮춘 것에 국제사회가 평가하고 있다... 빠른 속도를 내는 진단 키트와 시약, 자가관리 앱을 활용한 특별입국 절차는 전면 입국금지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고도 바이러스를 막아내고 있다... 이런 모습들이 국민에게 든든하게 보이고, 이젠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다...”

      기사들 끄트머리에는 이런 댓글도 달렸다. 비속어가 있는 부분은 빼고 적는다.

      “일부러라도 이렇게까지 복장 터지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밥차를 끌고 가고 싶으면 연설할 생각 말고... 갈비찜 X먹고 싶으면 혼자 조용히... 엉뚱한 질본까지 욕받이 하게 하지 말고.” 

      댓글은 댓글이라 그렇다 치는데...

      ‘깜짝 방문’과 ‘특식 밥차’ 소식, 더군다나 함께한 말씀을 접한 많은 ‘국민’(國民)들은 자신도 모르게 엄습해 오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또 무슨 끔찍한 일이 이어지려나?” 그리고는...

      30년 전 어간에 공중파(公衆波)를 탔던 인기 코미디 중의 명대사(名臺詞)를 떠올렸다고...

      “누가 좀 말려줘요!”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