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학원 '한·중·일 3국 공동 연구' 결과 발표… 미흡하나마 중국 책임 첫 인정
  • ▲ 한·중·일 3국 공동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초미세먼지 32%가 중국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책임을 회피하던 중국이 처음으로 책임을 인정했다는 평이다. ⓒ정상윤
    ▲ 한·중·일 3국 공동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초미세먼지 32%가 중국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책임을 회피하던 중국이 처음으로 책임을 인정했다는 평이다. ⓒ정상윤
    국내 초미세먼지(PM 2.5)의 32%가 중국에서 유입된다는 한·중·일 3국의 공동 연구 결과 보고서가 발표됐다. 한·중·일 과학자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3국 정부의 검토도 받았다. 하지만 보고서에서 정작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시기(통상 12~3월)의 중국 비중은 밝히지 않았다.

    中이 한국 3개 도시에 미치는 초미세먼지 32%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중·일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연평균 기준 중국 배출원의 우리나라 3개 도시(서울·대전·부산)에 대한 평균 영향은 32%, 일본 3개 도시(도쿄·오사카·후쿠오카)에 대한 영향은 25%였다. 반면 우리나라 초미세먼지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2%, 일본에 대한 영향은 8%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 일본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 자체 발생요인 비율은 51%와 55%로 조사됐다. 반면 중국 6개 도시(베이징·톈진·상하이·칭다오·선양·다롄)의 자체 기여율은 91%에 달했다.

    이날 보고서를 두고 이제껏 책임을 회피하던 중국이 처음으로 한국의 초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일정부분 인정한 점에서 진전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2017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유입 비중만 나왔을 뿐 정작 중요한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통상 12~3월)의 중국발 비중은 빠졌다.

    당초 중국은 동북아 초미세먼지 발생에 중국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서울에 대한 영향은 23%, 대전과 부산은 각각 30%와 26%에 그친다고 주장하며 중국발 초미세먼지의 한국에 대한 영향을 축소·부인했다. 일본 도쿄에 대한 영향은 16%라고 주장했다. 이는 서울의 경우 중국의 영향이 39%라는 한국·일본 연구팀의 분석과 큰 차이를 보인다.

    "12~3월 최악기엔 중국발 먼지 42~52%" 추산

    지난해 12월 류여우빈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은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고, 지난 3월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한국 초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왔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구체적 원인을 규명하는 한·중·일 공동 보고서를 지난해 초 발간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이 이를 거부해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은 검토 과정을 거치며 한·일 양국에 대한 영향이 32%와 25%라는 데 최종 합의했다. 한·중·일 3국 과학자들은 2000년부터 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 4단계 연구기간인 2013∼17년 초미세먼지에 대한 연구 결과까지 더해 이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지난해 발표 여부를 두고 완강히 거부하던 중국 측을 설득해 미흡하나마 연평균 기여율 발표를 이끌어낸 것”이라며 “연평균에 비해서는 고농도 시기 중국 기여율이 10~20% 올라가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