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 자택 도착했을 때 현관에 '새벽배송' 박스… 네티즌들 "아침식사 시켜놓고서?"
  • ▲ 지난 14일 오후 경찰이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소재 고(故) 설리의 자택에 들어가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놓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경기 성남=조광형 기자
    ▲ 지난 14일 오후 경찰이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소재 고(故) 설리의 자택에 들어가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놓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경기 성남=조광형 기자
    지난 14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된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가 전날 '새벽배송' 업체를 통해 '신선식품'을 주문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새벽배송은 이른 아침 가장 신선한 상태의 먹거리를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신종 택배 서비스다.

    설리가 사망 전날, 택배를 시켰을 것을 추정하는 이유는 14일 오후 설리의 자택 현관문 앞에서 '로OOOO' 마크가 붙은 박스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날 119구조대와 경찰 과학수사대(감식반)가 고인의 집에 들어갔을 때부터 현장 감식 후 시신을 병원으로 이송한 오후 8시 40분까지 이 박스는 같은 장소에 놓여져 있었다.

    로OOOO는 전날 자정까지 채소나 과일, 육류 등을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달해주는 새벽배송 브랜드다. 따라서 설리는 전날 저녁 무렵, 다음 날 먹을 '식품'을 미리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외력이나 외압 등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고, 다른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설리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말 설리가 사망 직전 극도의 우울감에 시달렸다면, 내일 먹을 '아침거리'를 장만하고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사진 기사 등을 통해 설리 집 앞에 놓인 택배 박스를 확인한 한 네티즌은 "우울증이 심해지면 식욕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식품을 시켰다는 건 식욕이 있었다는 것이므로 설리의 우울증 증세가 심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설리가 사망 전날까지 SNS 활동을 활발하게 했다는 점도 '우울증에 의한 사망설'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설리는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 고백 받아주겠어"라는 글과 함께 한 가방 회사로부터 받은 신상품(미니백)을 찍은 영상을 올렸다. 게시물 어디에서도 우울증 같은 어두운 그림자나 고민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 같은 날 설리는 수원 광교 부근에서 해당 브랜드의 광고 촬영까지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엔 이날 광고 촬영을 마치고 스태프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설리의 인증샷이 올라오기도 했다.

    설리는 지난 14일 오후 3시 20분경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소재 자택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설리의 매니저 A씨는 전날 오후 6시 30분경 통화한 것을 마지막으로 설리와 연락이 되지 않자 14일 설리의 집을 방문, 방 안에서 사망한 설리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설리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사후강직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성남소방서 119구급대는 오후 3시 32분경 자동심장충격기(AED) 모니터링 결과, 설리의 심장이 완전히 멈춰버린 '무수축 상태'가 관찰됨에 따라 오후 3시 40분경 사건 현장을 과학수사대에 인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