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앞에서 거짓말 한 공직자가, 文 대통령 기대처럼 검찰을 개혁할 수 있을 지 의문
  • ▲ 조국 법무부 장관. ⓒ박성원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박성원 기자
    "저는 경제나 경영을 잘 모릅니다. 사모펀드가 무엇인지 이번에 공부했습니다. 저는 물론이고 제 처도 사모펀드의 구성이나 운용을 알지 못했고, 관여하지도 않았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구속되면서 검찰의 '조국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장관은 후보자 신분이던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본인은 사모펀드를 잘 모르고 해당 펀드는 블라인드 펀드이기 때문에 투자처 선정 등 운용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했다. 

    조 장관의 해명과는 달리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조국 일가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사실상 실소유주임을 증명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금 수억원이 코링크PE의 설립자금으로 사용됐으며 정 교수가 투자처 회의에 참석해 매출현황을 보고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가 WFM으로부터 받은 자문료 명목의 1400만원도 사실상 수익금 배분이라는 진술도 나왔다.

    이어질 정 교수의 소환조사에서 이 같은 진술들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 교수에게는 자본시장법과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무엇보다 법무부 장관이 되겠다고 나선 조 장관은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딸이 한영외고 재학 시절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됐던 단국대 의대 논문 역시 조 장관의 해명과 달리 고려대 입시에 제출됐다는 기록이 확인됐다. 딸이 해당 논문을 제출한 적이 없었다는 조국 장관의 주장과 배치되는 증거가 나온 것이다. 또 선친이 했다던 딸의 출생신고 역시 본인이 직접 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컴퓨터가 집에 2대가 있다는 말도 거짓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조 장관을 임명하면서 그에게 "권력기관 개혁의 마무리를 맡기고 싶다"고 밝혔다. 여당도 "조 장관이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며 감쌌다. 검찰 개혁이 시급하니 조 장관에게 다소의 의혹이 아직 남아있어도 국민이 이해해달라는 것이다. 앞으로는 공정과 정의를 말하면서 뒤로는 갖은 편법을 일삼은 법무부 장관이,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거짓말을 한 공직자가, 과연 문 대통령의 기대대로 검찰 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국민이 지적하고 있는 것은 조 장관의 이중성이다. 조 장관이 말한대로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법대로 처벌을 받으면 된다. 그것은 사법부가 할 일이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 조 장관에게 명백한 위법이 없을 수도 있고 검찰 수사가 조 장관에게까지 미치지 못하고 종결될 수도 있다. 그가 만약 재판에 넘겨진다 하더라도 무죄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바닥까지 떨어진 국민의 신뢰는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또 본인이 장관으로 재직하며 동반 추락할 법무부에 대한 신뢰는 회복 가능할까. 조 장관이 말하는 검찰 개혁이 검사의 인사불이익을 언급하며 독립적이어야 할 검찰의 수사를 압박하는 것이라면 그런 개혁은 필요하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