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서 에이브럼스 사령관 면담… 외교부 "한미동맹 중요성 확인 차원" 미지근한 해명
  • 2017년 6월 25일 경기 동두천시 소재 미육군 2사단을 찾았던 강경화 외교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6월 25일 경기 동두천시 소재 미육군 2사단을 찾았던 강경화 외교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일 경기 평택시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와 오산 K-55 미 공군기지를 방문한다.

    주한미군 측은 “오래 전부터 정해져 있던 일정”이라고 해명했지만, 강 장관이 취임 뒤 처음 주한미군 사령부를 방문한다는 점 때문에 그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이하 지소미아) 종료를 주도했던, 청와대 ‘자주파’와는 다른 시각임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는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경화 장관의 미군기지 방문 소식을 알렸다. 외교부는 강 장관이 20일 캠프 험프리스와 오산 미 공군기지를 방문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면담, 한미 장병들과의 오찬 간담회, 기지 시찰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방문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동행할 계획”이며 “강 장관은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만나 굳건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한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 등 한미동맹 강화의지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22일 미국에서 있을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장관이 미군 기지를 찾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오래 전부터 계획돼 있던 일정”이라고 해명했다.

    주한미군 “예정된 일정…현안 논의 안 해”

    김영규 주한미군 공보관은 “강 장관의 미군기지 방문 일정을 보면, 사령관과의 의례적인 면담과 장병 간담회, 기지 내 시설들을 둘러보는 내용 등이 전부”라며 “이번 방문은 강 장관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 논의를 하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19일 올린 트위터. ⓒ김현종 차장 트위터 캡쳐.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19일 올린 트위터. ⓒ김현종 차장 트위터 캡쳐.
    이 같은 주한미군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강 장관의 미군기지 방문이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불거진 외교부와 청와대 ‘자주파’ 간의 충돌 결과가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온다.

    특히 지난 16일 강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의 의견 충돌을 사실상 시인하고, 18일 김현종 차장이 트위터에 “제 덕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숙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 미군기지 방문에 강 장관의 숨은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김현종 차장은 청와대 ‘자주파’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19일에도 트위터에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과 조찬을 가졌다는 글을 올렸다.

    김 차장은 트위터에 “오늘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과 만나 조찬을 함께 하면서 한미동맹과 동북아 지역 전략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다”며 “저희 둘 다 NFL(미국풋볼리그) 레드 스킨스 팬이고,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 바로 옆 동네인 아가왐(Agawam)이 사령관 부친의 출생지여서 마치 고향 사람을 만난 듯 편했다”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