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연설문에 유난히 詩 자주 등장… 시인 출신 신동호 연설비서관의 작품으로 알려져
  •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한국기자협회 창립 55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가짜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진실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는 우리 경제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비판한 지 사흘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기념식에 보낸 영상축사를 통해 "진실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면 언론의 자유는 커지고, 그만큼 우리 공동체도 발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발언했다.

    문 대통령은 "시인 김수영은 '언론자유에 있어서는 이만하면이란 중간은 없다'고 했다. 언론자유를 향한 길은 끝이 없다"면서 "무엇보다도 진실을 밝히려는 기자정신이 가장 중요하다. 공정하고 균형잡힌 보도를 위해 항상 노력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의 선의에 기대지 않고 자유롭고 공정한 언론을 언제나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 정착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언론의 자유를 위해 불굴의 의지로 노력해온 기자협회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지난 55년간 한결같이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걸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우리 국민의 곁에 늘 한국기자협회가 함께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유승민 "경제 기초체력 튼튼? 文이 만든 가짜뉴스"

    문 대통령의 가짜뉴스 공세에 야권에서는 강한 반발이 나왔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는 문 대통령 발언이야말로 "대통령이 만든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경제의 펀더멘털, 즉 기초체력의 가장 정확한 척도는 잠재성장률이다.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이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가짜뉴스로 배척할 게 아니라 위기의 진실을 직시하고 위기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인 출신 신동호 연설비서관의 작품

    문 대통령의 연설문에는 유달리 시가 자주 등장한다. 15일 경축사에서는 1930년대 소설가이자 시인인 심훈의 시 `그날이 오면'을 인용해 “선열들의 뜨거운 정신은 국민 가슴에 살아 숨쉬고 있다”고 했다. 이날 경축사에서 논란이 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역시 1940년대 모더니즘 시인인 김기림의 `새나라 송(頌)'에서 따온 부분이다. 2017년 추석 대국민 인사말에서는 이해인 수녀의 시 `달빛기도'를 낭송했고, 2018년 크리스마스 때는 시인 박노해의 `그 겨울의 시'를 인용했다.

    감정에 호소하는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화술은 신동호(54) 대통령 연설비서관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춘천 출신인 신 비서관은 강원고 3학년이던 1984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시 `오래된 이야기'로 등단한 시인으로, 한양대 국문학과 재학 때 같은 대학 학생이었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학생운동을 함께한 '임종석 라인'이다. 이 같은 대통령의 화술을 놓고 북한은 16일 조평통 담화를 통해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 읽는 남조선 당국자"라며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