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추미애 등 끼어들며 거짓말 공방… '싸움판' 전락해 주목도 떨어져
  •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갈무리.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갈무리.
    지난해 하반기부터 붐을 일으켰던 ‘유튜브 정치’의 인기가 시들하다. 유튜브는 당초, 제도권 언론들의 ‘좌경화’로 언로(言路)가 막힌 우파 인사들이 생생한 목소리를 내던 곳이었다. 김문수‧이언주‧박종진 등 우파 인사들이 새로운 정치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 ‘유튜브 정치’의 짧은 전성시대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최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가세하며 유튜브는 우‧좌파 대결의 장으로 변질됐다. 초기의 정치적 활력이 사라지고, 가짜뉴스 공방 등 이전투구만 남으면서 인기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7년 전 개설된 한국당 ‘오른소리’ 등 우파들이 선도

    한국당은 정당 최초로 2012년 2월 12일 ‘오른소리’를 개설했다. 현재 구독자수 8만 명 정도를 보유한다. 당내 소식을 비롯해 시사 토론, 의원 동정, 정책 영상 등 통합적 콘텐츠를 다룬다. 구독자수와 콘텐츠수(약 4000개) 모두 다른 정당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후발주자인 민주당은 2018년 10월 28일 ‘씀’을 개설했다. 현재 120여 개 동영상수와 약 4만4000명의 구독자수를 보유한다. 약 출범 약 8개월이 됐지만 이렇다 할 파급력을 갖지 못해 최근 당으로 복귀한 탁현민 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씀 살리기’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튜버 정치인도 큰 인기를 끌었다. 정치 평론가를 제외한 전‧현직 의원들 중에서는 김문수 전 의원의 김문수TV가 구독자수 약 25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원내 의원 중에서는 이언주 전 바른미래당 의원의 이언주TV가 구독자수 21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우‧좌파의 대표 격인 홍준표 전 대표와 유시민 이사장까지 가세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TV홍카콜라는 유 이사장보다 약 한 달 빠른 지난해 12월 개국, 현재까지 구독자수 약 28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는 지난 1월 시작해 현재 18회까지 방송됐다. 총 구독자수 약 79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좌파 유튜브 채널’ 가세하며 선동정치 무대로 전락 

    하지만 유튜브 정치가 최근들어 ‘선동 정치’ ‘우‧좌파 대결’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크다. 초반에는 개별 정치인의 인지도만으로도 큰 홍보 효과가 있었지만, 거품인기가 빠지면서 더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는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집토끼 결집’이라는 막대한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가짜뉴스 범람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유튜브 방송이 우‧좌파 대결의 장으로 변질된 것이 ‘유시민 이사장의 가세’가 단초가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유 이사장이 ‘우파 진영의 가짜 뉴스에 대적하겠다’며 알릴레오 채널을 개설한 게 자연스레 대결 구도를 조성했다는 것. 

    야권의 한 관계자는 “유 이사장이 ‘정치를 안 한다’고 하면서 유튜브 정치를 시작했다. 시작한 이유도 ‘우파 가짜뉴스에 대응하겠다’는 것 아니었나”라며 “곧 홍준표 전 대표와 ‘대화’를 위해서 합동방송을 한다는데, 사실 대놓고 싸우는 그림이 될 것이다. 우‧좌파 지지층들은 더욱 과열될 것이고, 이들은 방송 홍보 효과만 볼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들어 우파의 언로가 차단된 것이 ‘유튜브 정치 싸움’이 시작된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석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는 “문 정부 들어 우파가 국민들에게 말할 통로가 없다. 언론에서도 제대로 다뤄 주지 않는다. 대다수 언론이 정부 비판적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라며 “그래서 우파의 언로가 차단되다 보니 유튜브로 옮겨 갔고, 여기에까지 좌파가 발을 들이며 과열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